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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카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2-28 00:00

조지씨의 말레이시안 닭고기 카레

평범한 주부들의 감춰진 비범한 레서피를 찾아 내어 소개하는 ‘나만의 레서피’를 처음 시작한 것이 2006년 11월. 아스파라거스에 베이컨을 돌돌 말아 오븐에 구워낸 베이컨말이와 송이버섯에 날치알을 마요네즈에 버무려 고소하게 구워 낸 레서피로 첫 지면을 장식한 원강희씨 이래, 그동안 57명의 밴쿠버 대표 손맛 주부들과 6명의 남편, 5명의 외국인들이 일류 요리사 못지 않은 솜씨를 펼쳐 보였다.

주변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도 대부분 스스로 ‘요리 잘 못한다’고 오해(?)하며 겸손해 하던 그들 모두 한결같이 뛰어난 손맛과 요리 노하우, 살림솜씨는 지면에서 보여 준 것보다 보여주지 못한 재능이 훨씬 많았다.

‘나만의 레서피’는 ‘세상에서 나 혼자만 가지고 있는 나의 개발작품’이 아니라, 내 마음대로 숟갈로 푹푹 떠 넣어 간 보며 혼자 흐뭇해 하는 음식, 즉 ‘나만의 방법’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던 주인공들. 지면에 나간 후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 친구, 남편에게 밴쿠버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 보여 줄 수 있어 좋았다며, “꺄악~” 소리라도 지를 듯 즐거워하던 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햇살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서 나부끼는 뽀얀 빨래의 바스락거림처럼 상쾌했다.

◇ 이국적인 외모에 한국적인 친근함을 가진 조지씨. 뜨끈한 국물이 있는 말레이시안 카레를 만들며 한국인 남편들의 요리모임에서 자동차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단번에 해소해 주던 박식함이 구수한 카레 맛과 함께 속 시원했다.

 꾸밈없이 진솔한 주부들과 남편들, 외국인들. 그들이 있어 단 한 주 빠짐없이 꼬박 해를 넘긴 ‘나만의 레서피’ 2007년 마지막 지면의 주인공은 캐네디언 조지(George)씨.
“10년을 입어도 새 옷 같으면서 1년을 입어도 10년이 된 듯 편안한 양복”처럼 친근한 그는, 한국인 아내가 아이들과 친정에 다니러 간 사이 이웃 한국인 부부를 따라 요리모임에 나왔다가 낙점됐다.
한국말을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그가 영어로 레서피를 설명해도 불편하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언어란 테크닉보다 상황에 따른 느낌의 교감이란 말처럼 그는 첫 만남인데도 왠지 낯설지 않은 ‘통’함이 있었다. 어쩌면 한국인 아내를 통해 조금은 익숙해진 한국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때문일 수도 있고, 한국음식의 조리법을 배우려는 그의 자세에 우리가 더 친절해 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분명 그에게선 우리 정서가 느껴졌다.
그를 만난 자리가 한국남편들의 요리하는 모임이니만큼, 요리에 관한 질문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밴쿠 버 근처에서 자동차정비소를 경영하고 있다는 그에게 쏟아진 질문은 자동차정비에 관련 된 것이 대부분. 손으로 바쁘게 썰고 볶으면서 자동차에 관한 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출연한 전문가마냥 차종 불문 시원시원한 답변을 해주는 그에게 여자들의 귀도 몽땅 쏠렸다.
말 나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한국에서 캐나다에서 여자 운전자들이 겪는 설움이 어디 한 두 가지랴. 내 돈 내고 수리 하면서도 ‘교체하라’하면 교체하고, ‘고치라’면 고치면서 돈내고 돌아설 때마다, 바가지에 양동이 뒤집어 쓴 듯 찜찜함에 속 끓던 적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니 입을 열 때마다 ‘속 터지는 일’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그의 주옥 같은 멘트가 듣기만 해도 3년 체증이 ‘쑤욱~’내려 가는 것만 같았다.

조지씨가 만든 말레이시안 닭고기 카레.

 뭐 몽땅 알아들은 건 아니지만 감으로 대충 이해한 게 그 정도였다는 이야기. 게다가 엔진오일 교환 같은 소모적인 수리는 무지 착한 가격(금액은 한인 업소를 위해 밝히지 못함)에 5회에 1회 무료 서비스를 하는 것을 비롯, 출퇴근 길에 사소한 불편함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7시에 출근 한다는 대목에선 한국 홈쇼핑 콜 센터의 여직원을 만난 것 마냥 감동 감동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 그러니 뭘 해도 잘할 것만 같은 신뢰감이 ‘팍’드는 것 당연하다. 원래 한가지 잘해서 신뢰감 생기면 뭘 해도 잘 할 것 같은… 그런 거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아, 지면관계상 그의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 2006년 맛있는 요리로 밴쿠버를 환하게 밝혀 주신 주인공들과 애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려야 할 듯. 밴쿠버조선일보 ‘나만의 레서피’를 읽는 모든 가족들의 가정에 소나기 같은 축복이 쏟아지시길. 혹시 기자의 이 기도가 하늘에 닿아 새해 첫 날 너무 많은 복을 받고 보관이 어려우신 분은, 4인 가족이 1회에 나누어 쓰기 좋은 분량으로 나누어 알루미늄 호일에 깔끔하게 포장한 다음 냉동실 아래 위칸에 분산 저장하면 된다. 만약 그러고도 남아 고민스러울 땐 손이 닿지 않아 비어있는 싱크대 위쪽 서랍과 방안의 옷장 틈새마다 꼭꼭 끼워두고 1년 내내 조금씩 꺼내 쓰시면 된다. 아, 도둑 들까 염려된다면 지금 당장, 이웃 친지들께 골고루 나눠주고 더 큰 축복으로 되돌려 받는 방법도 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말레이시안 닭고기 카레

■ 재료 말레시안 카레 캔, 코코넛 캔((T&T, 월마트, 코스코 등에 팔고 있다. 사진 참조), 닭 날개와 다리부위, 감자, 브로콜리, 적색 양파, 빈, 파, 올리브유 약간.

■만드는 방법

① 닭고기는 깨끗이 씻어 파를 다져 넣고, 소금, 후추로 살짝 밑간 해 둔다.
② 감자와 브로콜리, 양파 등 야채는 큼직하게 썬다.
② 팬에 올리브유를 한 스푼 넣어 뜨겁게 달아 오르면, 1의 닭고기를 노릇하게 볶는다.
④ 닭고기가 노릇하게 익으면 야채를 넣어 살짝 다시 볶는다.
⑤ 닭고기와 야채가 잘 어우러지면 캔 속의 말레시안 카레를 붓는다.
⑥ 5의 재료에 코코넛 캔도 함께 넣어 준다.
⑦ 물의 양은 카레 캔과 코코넛 캔으로 각각 2캔 분량, 넉넉하게 잡는다. (취향에 따라 조절)
⑧ 재료를 저어가며 끓이다가 뚜껑을 반쯤 덮어 센불에서 10분 가량 끓인다.

■ Cooking Point
① 닭고기는 날개와 다리만 이용하고, 칼집 살짝 넣어 통째 조리하세요.
② 야채는 큼직하게 썰어야 무르지 않고 국물 내기 편해요.
③ 닭고기는 절반이상 구워진 다음 야채를 넣어야 국물이 깔끔하고 고소해요.
■ Cooking Tips
① 말레시안 카레는 물의 양을 넉넉히 잡아서 푹 끓여 국물과 함께 먹어야 맛있습니다.
② 야채가 푹 익은 것을 싫어하시면 감자, 브로콜리, 양파 순으로 넣고 끓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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