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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학생들이 지향하는 전문기술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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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12-13 00:00

경쟁 치열하지만 노력만큼 결실 맺는‘금융관리사’

초임 6만5794달러…5년은 고생할 각오해야
각종 자격증 많을수록 보수·승진 등 유리

소위 GATT라고 하는 '국제관세무역협정'이 자유무역주의와 경제의 세계화에 밀려 지난 세기 말 역사의 쓰레기통속에 처박혀 버린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산업이 있다면 바로 금융업이라는 제4차 산업일지도 모른다. 종래의 금융은 단순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오는 차익을 추구했지만 이제 국경이 없어진 각 금융업체는 경제자유화 추세에 맞춘 금융 상품을 수없이 개발함으로써 이를 전문 관리하는 인재들의 만성공급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계가 눈에 불을 켜고 전문인력 발굴에 주력하는 것은 21세기 금융 비즈니스 방식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한 까닭에 업무가 수십 갈래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 이것은 마치 종합병원이 수십 개의치료분과로 나누어지는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의대 졸업 후 5년 이상의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전문의가 되듯 금융관리사도 상대를 나와 적어도 5년 이상의 각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금융관리사라는 '귀하신 몸'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2005년 4월에 SFU 상과를 졸업한 린 니엔 츠양은 벌써 자기 사무실을 갖고 있는 실력파로, 이곳 금융계에 명함을 내밀만한 전문 금융관리사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어릴 때부터 목표를 정하고 전력투구하여 얻어진 열매임을 강조한다. 그녀가 '금융업은 남다른 결심과 강철같은 의지가 있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 것만 봐도 녹녹치만은 않은 직업임을 알 수 있다.

금융관리사의 허상과 실상

북미 굴지의 금융재벌업체의 재정 담당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린양은 금융업 가정에 태어나 어릴 때부터 금융에 대한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인지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줄곧 상업관계 학점을 부지런히 따놓았고, 대학 진학 후 자연히 금융 및 회계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한눈 팔지 않고 적극적으로 금융계 일선 창구 근무를 자원하며 수년간 실무경험을 쌓았다.

금융계는 자격증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좋다. 업무경험이 보직에 참작이 되기도 하겠지만 공인 자격증이 있어야 좋은 보직에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고, ‘쯩’이 없으면 업무를 볼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 관행이다. 예를 들면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일과 고객을 관리하는 업무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다르기 때문이니 대학에서 받은 상학사 학위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일 중요한 관건은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는 각종 수료증과 자격증을 얼마나 많이 목에 걸고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이 쪼가리는 보직결정의 잣대일 뿐만 아니라 대우와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사정이 이러하니 상대 출신이 아닌 문외한들이 속성 코스로 자격증와 수료증을 딴 후 버젓이 금융계에 진출하는 '외도'(外道)가 판을 치기도 한다. 린양은 매년 상대출신들이 몇 천명씩 쏟아져 나오고 여기에 외도파들까지 합세하는 난장판이라 금융 업계에서 새내기가 경쟁해야 할 사람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지적한다.

최소한 5년은 고생할 각오해야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은 금융계에 발을 굳게 들여 놓으려면 5년간은 죽을 각오로 열심히 일하는 '독기'가 있어야 한다고 린양은 주문한다. 그러나 이 고비는 이 바닥에서 얼마나 인맥과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경험을 쌓았느냐는 이야기이며 이는 곧 치열한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는 분수령이 된다. 그리고 이 고비를 넘은 승자들에겐 온통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근무할 금융 기관을 선택하는 첫 단추를 제대 끼워야 한단다. 좋은 회사는 그만큼 좋은 승진제도가 완벽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지만 승진의 기회가 활짝 오픈되어 있는 큰 회사이니만큼 본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단기 수련과정의 학비를 부담하는 혜택을 최대한 이용할 것을 아울러 주문하고 있다.

고액연봉의 비결

금융업계의 대우가 비록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층차의 기복이 그만큼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어떤 보직은 아예 최저 기본급이 보장되지 않는 직종도 있고 커미션만 먹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연봉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이 각종 자격증 및 수료증의 유무와 꼭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니나, 이런 것들은 바로 고객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수단이 되어 실적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인 연봉 대우가 간접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추세라는 것이다. BC주 총장협의회가 밝힌 금융계 평균 연봉이 6만5794달러이긴 하나 린양이 후배들에게 이 숫자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은 이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대우의 천차만별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무슨 말인고 하면 대개 상대 졸업 후 초임이 3만에서 5만달러 사이인데 여기에 커미션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 보직은 자기가 장악 관리하고 있는 고객의 숫자에 의해 대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 자기가 구축한 인맥이 막강하다면 2년차 연봉이 전년대비 50%이상 인상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고 린양은 지적한다.

다시 한번 요약해 말한다면, 각 개인의 연봉이 자력과 경험의 다과에 따라 고정률을 적용하여 결정하지만 그 인상의 폭은 어디까지나 자기가 맡은 업무와 소속 금융사의 호불황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자격증 및 수료증이 금융사에 의해 인정되는 실력이라기 보다는 회사로서는 유관 업무 감당능력의 잣대의 역할을 하고 일반 고객들로부터는 전문가라는 인상을 심어 주어 고객망을 확충할 수 있는 증빙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주는 ‘쓴소리’

금융계의 업무가 워낙 광범위하고 복잡다단한 만큼 금융업 지망생들은 애초에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목표를 정하고 이에 초점을 맞추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질 못하고 무작정 입행하면 우왕좌왕하며 귀중한 시간만 낭비할 뿐이라고 꼬집는다. 따라서 이 바닥에서 성공하려면 자기 개인 시간을 기꺼이 반납하고 간단없이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끈질긴 기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골치 아픈 과외공부가 싫고 자기가 가진 상학사라는 학위에만 안주할 경우 살아남기 어려워 결국 퇴출당하고 만다는 것이다.

"일단 입행하고 보니 재학시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었지요. 근무 스트레스가 심하고 경쟁이 치열한 것을 오히려 자기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성공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지요." 린양은 재학 당시 금융업계의 경쟁이 이렇게 치열한 곳일 줄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녀는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이냐, 칠전팔기 정신으로 일어나 싸울 것이냐를 놓고 고민도 했단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현실을 타개하며 싸워나가는 중에 점점 안정을 찾게 되었다고 했다. 이것은 곧 그녀가 뒤늦게 깨달은 생존철학이기도 하다. 그녀는 치열한 경쟁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경쟁은 자기의 결점을 객관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현장인데다 자기 성장의 기회를 삼을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경쟁상대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그들의 장점을 배울 수 있는 반면교사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노장이 되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전쟁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직장의 현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인생을 배운 것이다. 그리고 1개월에서 3개월이 걸리는 단기 속성 과정코스를 부지런히 쫓아다녔기에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각종 무기를 최대한 확보한 것이다. 이 세상의 직업전선엔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지 모른다. 하나는 압력밥솥같은 직장의 '압력에 짜부러지는 사람'(One who buckles under intense pressure)이거나 '압력에 살 맛 난다고 신바람이 난 사람'(The other who thrive under intensity)’으로 말이다.

정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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