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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양념게장 좋아하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23 00:00

박은희 주부 / 밴쿠버 웨스트 냉동 꽃게를 이용한 간장 게장, 양념 게장

"청태로 만든 콩비지가 얼마나 구수한지 그것만 끓여 먹으면서 열심히 걸었더니 두 달 사이에 8킬로가 빠지네……”

귀가 번쩍 뜨이는 이 소리. 커뮤니티센터 내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에서 ‘숏’ 다리에 검은 머리만 보고 중국인이라고 판단한 듯, 한국 아줌마 둘이 마음 놓고 살 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쌀쌀한 겨울에 구수한 콩비지 찌개 그 맛이 또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운 맛이더냐. 간장게장은 또 어떻고. 입맛 달디 단 사람 옆에 두고 살찔 소리만 하고 있다. 게다가 매출 올리려고 바람잡는 다단계 판매업자도 아닌 평민들의 살 빠진 이야기는, 모처럼 얌전히 앉아 땀 빼려던 사람 가슴 속을 들쑤셔놓고도 남음이 있다. 

◇ 영양사 출신의 박은희씨는 전라도 전통 음식 솜씨를 가진 맛감별사다. 밑반찬이든 청태비지찌개든 메뉴를 주문만 하라고 말하는 그녀의 손길이 한번만 스쳐가면 음식에 단 맛이 깃든다. 영양학을 전공했지만 결혼전 밥  한번 해보지 않고 결혼해서‘살다보니 다 하게 되더라’며 환하게 웃는다.

 “햐아~ 도대체 어디에 그런 청국장이 있능교!”
대 놓고 묻고 싶었지만 남의 얘기 엿듣고 끼어드는 사람만큼 품위 없는 행위도 없을뿐더러, 잘못 끼어들었다가 ‘어린 것이 감히’ 왕따라도 당하면 억울 황당할 일. 해서 여타저타 이유로 좀 더 들어보기로 했다. 

“언니. 그 집 간장게장 먹어봤어? 짭쪼롬하면서도 비린내 하나 안나고 얼마나 맛있는데.”
뜨거운 사우나 안에서 후딱 묻고 싶은 말 꾹꾹 참으며 얌전히 앉아 있으려면 얼마나 답답한지 아는 사람. 후~ 후~ 맛있는 이야기는 점점 무르익어 점입가경이다.

“청태로 만든 그 콩비지랑 간장게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어요?”
중국인이라 믿고 있던 아줌마가 발가스레 익은 얼굴 돌려 느닷없이 한국말로, 그것도 어디 있냐고 다그치듯 들이대자 더 빨갛게 잘 익은 두 아줌마가 화들짝 놀란다. 그 표정이 ‘욕이라도 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얼굴이다.  

“정말 비지만 먹어도 배가 안고파요? 밥도 먹었어요? 살아 있는 게가 없어도 간장게장을 만들 수 있어요? 비린내는요?”

어차피 화장 지운 본색을 깡그리 드러낸 얼굴로 처음부터 ‘볼장 다 본’ 사람들끼리 아는 체를 했으니, 친구 되는 건 시간문제. 금세 쿵짝 맞은 친구처럼 머리 맞대고 앉아 수다보따리를 풀어헤쳤다. 주제는 역시 반찬, 요리, 다이어트가 핵심이다.     

“킴스마트에 가면 가끔 청태로 만든 비지 팔아요. 그거 사다가 신 김치 쏭쏭 썰어 넣고, 국물 내는 굵은 멸치에 돼지고기 듬성듬성 넣어서 끓이면 정말 맛있어요.”

돼지고기?? 간장게장이랑 양념게장이 또 밥숟갈 못 놓게 하고 두어 그릇 비우게 하는 밥도둑인데, 이야기가 어째 살 빼는 쪽이 아니라 점점 살 찌는 소리로 빠져들었다. 

다이어트에 천적, 맛있는 간장게장을 만드는 그 아줌마를 추적 추적 추적해 들어갔더니 바로박은희씨였다.  그녀의 손만 닿으면 맛이 절로 술술 나온다는 것. 밴쿠버 웨스트 아줌마들이 온통 그녀의 김치 맛에 홀랑 빠져 김장 담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둥, 밑반찬이 따라 올 자가 없다는 둥…… 이런 아줌마가 레이더 망에 걸려 든 이상, 넘어 갈 틈이 없재.

밴쿠버 웨스트 그녀의 일터에서 만난 박은희씨. 이 아줌마 뭐든 대충 던지고 듬뿍 집어 넣고, 설렁설렁 흔드는데 딱 그 맛이 나온다. 그러니 도대체 몇 티스푼…… 이런 레서피를 만들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영양사 출신으로 무엇이든 작은 양을 만들지 않고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손 큰’ 아줌마의 몸에 밴 습성이 곁에서 스푼에 계량 컵 들고 따라다녀도 눈깜짝할 사이에 끝이 나버린다. 

"영양사라서 그런가 투덜대는 소릴 들은 그녀가 “영양사가 어디 음식 만드나? 조리사가 만들지……”

‘퉁’을 줘도 가타부타 토를 달 형편도 아니었다. 양념 준비 하는가 싶었는데 두 가지 게장을 떡 주무르듯 몇 분만에 쓱싹 만들어 내는 그 솜씨가 워낙 탁월하니 무릎을 아니 꿇을 수가 없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간장게장

■ 재료
자연산 절단꽃게 1.2kg, 천연사이다, 콜라 1캔, 간장 3컵, 다시마 물 3컵, 설탕, 마늘 5쪽, 생강 ¼톨, 양파 1개, 마른 고추 6~8개, 청양고추 3~4개, 통깨, 물엿

■ 만드는 법

① 자연산 냉동꽃게에 천연 사이다와 콜라를 부어 1시간 가량 녹인 다음, 소쿠리에 건져 둔다.
② 마늘, 고추, 양파는 편으로 얇게 썰어 놓는다.
③ 다시마 국물과 간장을 팔팔 끓여 식힌 다음, 설탕을 살짝 넣어 간을 보고 2의 재료를 넣어 우린다.
④ 건져 둔 꽃게에 식힌 간장을 부어 냉장고에 넣고, 3~4일 후 간장만 다시 한번 끓여 붓고 3일 후부터 먹는다.

앙념게장

■ 재료 자연산 절단꽃게 1.2kg, 간장 5큰술, 굵은 고춧가루·고운 고춧가루·청양 고춧가루 약간, 설탕, 올리고 당(또는 물엿), 배 ¼개, 양파 ½개,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½큰술

■ 만드는 법

① 모든 양념재료를 한꺼번에 쏟아 잘 버무려 준다.
② 천연사이다와 콜라에 담궈 건져 낸 꽃게를 넣어 다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양념에 버무린다.

박은희 주부의 한마디!

Cooking Point
① 간장게장은 콜라와 사이다 속에서 완전히 녹을 때까지 두세요.
②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양념을 썰어서 사용하는 것과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다릅니다. 
③ 간장게장은 마른 홍 고추와 생 홍 고추 모두 사용하세요.
Cooking Tips
① 담근 지 15일 이내 먹어야 살이 살아 있어 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② 레몬을 썰어서 함께 띄우면 향긋하고 비린내가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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