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중고차 구입할 땐 하나라도 더 따져봐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01 00:00

경제야 놀~자 / 중고차 제값에 사고 팔려면...

한인 B씨는 최근 차를 팔려다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매매에 흥정은 기본이라지만 상대방이 “기준가격에 맞춰 팔지 않고 같은 한국 사람끼리 폭리를 취한다”며 혼잣말처럼 “한국사람 조심해야 돼”라고 한 말을 기분 좋게 들을 수는 없었다. 지난 5년 간 정비 받은 영수증을 챙겨서 만난 B씨로서는 거래 한 건에 한 나라 국민 전체를 매도하는 상대방의 낮은 민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거래에 응하지 않았다.

여기서 상대방이 제시한 ‘기준가격’은 이른바 ‘블랙 북(Black Book)’가격을 뜻했다. 블랙 북은 캐나다 주요 자동차 딜러들이 중고차를 인수할 때 제시하는 기준으로,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www.canadianblackbook.com 참고.

◆중고차 기준가격 ‘블랙 북’=블랙 북은 캐나다 자동차협회가 자료를 모아 만들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자료지만, 개인간 거래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다. 에이펙스 한인모터스 김우식 과장에 따르면 “블랙 북에서 제시된 가격은 딜러 매입가, 즉 도매가격이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판매가격은 블랙 북에 제시된 가격보다 훨씬 높다. 3만4300km를 무사고 주행한 2006년형 현대 소나타 GL 4도어 중고세단의 블랙 북 가격은 최저 1만154달러에서 최고 1만1654달러다. 그러나 실제 딜러에서 제시한 중고판매가는 1만6900달러로 거의 5000달러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소비자가 블랙 북 가격에 맞춰 5000달러를 깎아서 살 수는 없다. 손해를 작정하지 않고서는, 혹은 차량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지 않고서는 블랙 북 가격에 차를 판매하는 딜러는 없다.

캐나다 연방 산업부 소비자청이 제시한 개인간 거래에 통용되는 적정가격은 블랙 북 가격 또는 딜러가 적정수준으로 제시한 매입희망가격에 10~15%를 더한 가격이다. 보통 일반 차량의 경우 딜러가 사겠다는 가격보다 10~15% 또는 1500~2500달러를 더 붙여 개인간 거래하는 것이 ‘적정선’으로 통하는 가격이다. 이 정도 선이면 판매자도 딜러에 매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차 값을 받는 것이고, 구매자도 딜러보다 저렴한 가격에 차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판매자 입장에 서느냐 구매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동의할 수 있는 ‘적정가격’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지만, 자동차 딜러들이 사용하는 기준과 캐나다 소비자 보호청의 적정가격 기준을 적용하면 앞서 언급한 중고 소나타는 약 1만3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 사이가 개인간 거래에서 적절한 시세다. 소비자청은 딜러들의 경우에는 판매를 위한 비용(영업마진, 관리비용 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딜러에서 구입할 경우 개인보다는 무사고 검증이 됐거나 판매를 위해 전문적으로 세차와 정비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차량 상태 따라 중고 가격 차이=중고 차를 거래할 때는 차량 상태에 따라 판매 적정가격이 또 달라질 수 있다. 김 과장에 따르면 차량가격은 ▲차종 ▲판매지역 ▲주행거리 ▲색상 ▲각종 옵션 유무 ▲차량 관리 상태 ▲사고유무 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흡연으로 인해 차 내부에 담배자국이 있거나 애완동물을 태우고 다닌 경우 차량가격이 떨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주행거리는 연 2만km, 5년간 10만km를 개인차량의 주행거리 기준으로 하는데 이보다 더 썼을 경우 중고 판매시 차량가격을 약간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중고차 가격을 높게 유지하려면 가급적 인기 있는 색상과 옵션을 갖춘 모델을 구입해 무사고로 타고 다니면서 엔진오일과 필터 교환, 눈길 주행 후 차 밑부분 세차 등 주기적인 관리를 해줘야 한다. 한인들의 경우 중고차량으로는 혼다 오디세이, 도요타 시에나, 닷지 캐러밴 등 밴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혼다 CR-V나 도요타 캠리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개인 거래·딜러 거래 장단점 따져야
가격만 쫓다가는 낭패 볼 수도
美 중고차는 차량기록 확인 어려워

한편 최근 캐나다화 강세로 미국에서 차량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경우 ‘판매지역’에 대한 감안 때문에 중고가에서는 손해를 감소해야 한다. 김 과장은 “미국에서 온 차량의 경우 이전 차량기록을 밴쿠버에서 알아볼 방법이 없다”며 “과거를 모르는 차량이기 때문에 중고로 판매할 때 30-50% 정도 가격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예전에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 자동차 딜러에 있다가 물에 잠겼던 차량을 정부의 폐차 명령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들이 인수, 캐나다에 판매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며 “가격만 쫓아서 차를 사려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를 사고 판 경험이 없는 새 이민자들의 경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