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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아이들에게 휴식이며 안식처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11-01 00:00

밴쿠버한인청소년오케스트라

40명으로 구성된 ‘밴쿠버한인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창단 공연 장면.

한인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들의 문화 돌파구’

주말저녁 한국의 대학로와 신촌 홍대 앞, 인사동 거리에서 노래와 힙합을 즐기는 비보이 무리를 둘러싸고 환호하는 대부분은 10대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은 평소 소극적이다가도 음악을 만나면 절로 흥이 살아나 적극적인 사람으로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 춤, 스타를 만나면 열광한다.

그 열기는 기억 속에서도 선연한 1992년 미국 팝 그룹’뉴키즈 온더 블록’의 공연도중 10대 소녀 팬들이 무대 앞에 몰려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일이나, 95년에는 인기가수 DJ DOC, 이승환 등이 출연한 공연에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의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하는 등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당시 이렇게 좋아하는 음악과 가수들을 향한 열기와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집단 히스테리’라고까지 10대들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일시적인 문제만 바라보며 진정한 청소년을 위한 이해를 하려 들지 않는 어른들이야말로 오히려 ‘폭력 히스테리’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섰던 것이 10년 전 한국에서의 일이다. 

그러나 밴쿠버에서는 청소년들을 열광시킬 만한 스타를 만날 수도 없을뿐더러, 언어의 장벽을 이겨내고 공부에 매달려도 시간이 모자라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춤과 음악에 환호하는 등의 문화적인 경험은 먼 나라 이야기다. 오히려 타고난 음악적인 재능조차 길을 찾지 못해 억눌려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바이올린을 시작,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성남청소년오케스트라 부지휘자와 동요작곡 바이올린을 지도한 박혜정씨(원내)는 현재 ‘밴쿠버한인청소년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이런 밴쿠버 한인 청소년들의 문화 돌파구를 마련하고, 재능을 키워 줄 한인 청소년 오케스트라 창단을 처음 생각했던 사람은 박혜정씨. 현재 ‘밴쿠버한인청소년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2001년 크리스찬한인학교 합주단과 일반학생 40명으로 출발한 밴쿠버한인청소년오케스트라는 2003년 정식으로 발족식을 가진 후 한인 청소년들에게 정신적인 안식처와 음악적 재능을 발굴해내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어른들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세대만의 음악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춘기의 갈등을 연주를 통해 풀어나가는 유익한 밴쿠버 한인 청소년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들이라면 우선 언어에 덜 힘들고, 조용하고 침잠되어 있는 환경에도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음악과 스타를 향한 한국에서와 같은 그런 열광적인 경험을 간접적인 일조차 겪어보지 않았기에, 유학생이나 이민자 자녀들이 겪는 상실감 같은 것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민한 나이의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도 모르게 쌓인 어려움을 엉뚱하게 해소하게 되는 것을 막고, 음악을 통해 올바른 길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해주어야 할 올바른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었죠.”

외부 게스트 출연자 없이 한인 청소년들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기란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라고 말하는 지휘자 박혜정씨는, 순간순간 겪는 많은 어려움보다 이런 보람이 더 크기 때문에 공연이 끝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이지만 베토벤 심포니 1번과 멘델스존 심포니, 슈베르트 심포니까지 수준 높은 음악을 두루 소화할 만큼의 실력을 자랑하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지휘자의 해설을 곁들인 연주회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여름방학이 되면 미션에서 음악캠프도 열린다. 한국아이들이 수학여행에서 ‘미친 듯’ 놀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날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이 나라의 엄격한 규칙과 질서에 억눌려 생활하던 아이들에게 한국적인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다. 이 음악캠프에서 아이들은 밤새 잠을 자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박혜정씨는 “저렇게 놀고 싶은 아이들을 억누르고 산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마음 한구석이 ‘짠’해진다는 것.

해마다 정기공연과 한인행사 등에 초대받으며, 올곧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바탕이 되고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려면 9월과 1월 두 차례 신입단원 테스트에 응시하면 된다. 선발기준은 기본적인 악보를 볼 줄 알고 악기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6학년부터 대학생들에게까지 자격이 주어진다.

“우수한 학생들만 선발해 최고의 연주를 들려주는 오케스트라도 좋지만, 가능하면 음악을 좋아하는 보통의 우리 청소년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요.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이 들어와서 앞으로 이 사회에서 훌륭하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

문의 (604) 817-1778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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