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돌밭 걸으며 수석 줍는 재미에 빠져있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20 00:00

밴쿠버수석회

◇ 프레이저강에서 채석을 하고 있는 밴쿠버수석회 회원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강을 걷고 있다. 탐색을 떠나는 날은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서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회원이 많은 편. 밴쿠버수석회는  현재 27가구, 약 50여명의 회원들이 오는 10월부터 탐색에 나선다.

수석(壽石)은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문방오우(文房五友)에 포함시킬 정도로 사랑 받아왔던 취미생활로, 자연의 풍우에 씻기고 깎이며 천 년의 세월이 녹아 든 무생물의 돌에 생명력을 부여해 이를 닦고 양생시키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격을 완성한다.

밴쿠버수석회의 역사는 올해 17년째. 1990년 현우성 회장으로부터 출발해 95년 한인회 회장을 지낸 최금란씨가 2007년도 회장을 맡아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27가구 약 50여명의 회원들은 30대 후반에서부터 50대 이상의 중년으로 비교적 연령차이의 폭은 큰 편. 그러나 돌만큼 단단한 유대관계를 나누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회원들은 서로의 가족들과 함께 탐석을 다니며, 무생물인 돌에 생명력을 부여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이민자로서 행복한 삶의 지혜와 원리를 배운다.

회원들은 해마다 물이 줄어드는 10월부터 3월까지 가까운 강으로 탐석을 떠난다. 탐석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석령(石齡)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수석인들도 있지만, 몸과 마음을 정진하고 밴쿠버의 자연을 즐기고 싶은 회원들의 가족들도 많은 편이다.

“초보들은 둥글둥글한 마당돌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걸 보게 됩니다. 그 시기를 좀 지나면 자연이 담긴 좋은 돌을 보는 눈이 생기지요. 수석에는 암석 능선 호수 폭포 평원 등 모든 자연현상을 담고 있는 산수경석(山水景石), 자연의 형상을 닮은 물형석, 삼라만상의 이미지가 돌에 새겨져 있는 문양석, 아름다운 색채가 박혀있는 색채석 등이 있습니다. 산수경석만 해도 300여 가지가 있죠.”

취미생활의 목적을 돈에 두면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최회장의 집은 정원에서부터 안방까지 마치 수석전시장과도 같다. 가장 아끼는 수석은 프레이저강 리튼지역에서 발견한 곰 형상을 한 형상석과 산수경석 가운데 삼호수(三湖水)석이다.

소장자: 최금란  산지:프레이저강 리튼지역

강하게 흐르는 계곡과 개천을 딩굴고 수마에 시달리면서 생긴 돌의 문양과 형이상학적인 모습에서 세월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산수경석은, 채석 후 다시 눈과 비, 바람을 맞으며 또 다른 손길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양석(養石) 과정을 거친다. 사람에게도 내면에서 우러나는 우아함과 교양미는 단시일에 형성될 수 없듯이, 고태미가 흐르는 좋은 수석은 이렇게 자연과 인간의 마음을 합쳐 빚어내는 최고의 작품이다. 그래서 수석을 좋아하는 회원들은 탐석을 떠나기 전날 밤 잠을 설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저 돌을 줍는 건 돌멩이에 불과한 것입니다. 수석은 돌을 줍는 것이 아니라 천 년의 세월이 빚어 낸 자연을 담고 있는 보물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많이 공부하고, 또 직접 자연 속에서 탐석하며 많이 보는 것으로 아집에 빠지지 않고 수수한 안목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좋은 돌을 발견한 순간의 기쁨은 형언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기쁨을 맛보기 위해 회원들은 10월부터 한 주가 멀다 하고 채석에 나선다. 그러나 하루 종일 돌밭을 걸으며 발의 지압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탐석에는 따라나서는 회원의 가족들도 많이 있어, 채석 후 각자의 돌을 일렬로 늘어 놓고 심사를 한 다음 조촐한 시상식도 한다. 처음 탐석에 따라 나선 초보회원들과 가족들에게 친목을 겸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밭을 거슬러 올라가며 몇 시간을 걸어야 하는 탐석은 생각보다 운동량도 제법 많은 편. 초보자들은 온몸이 욱신거리지만 힘든 만큼 인내심도 기르며 수양을 할 수 있는 것도 수석이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좋은 돌을 줍기 위해 채석 나가기 전날 밤에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잠을 자고, 떠나기 전 고사까지 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돌 한 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지만 마음을 비우고 자연의 축경미(縮景美)를 보는 눈으로 돌을 바라보면 세상이치가 담겨 있지요.”
밴쿠버에서 우리 교민수석인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는 최금란 회장은, 분재의 작은 나무 한 그루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느낄 수 있듯, 20~40cm 작은 돌 속에서 천 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수석모임에 더 많은 교민가족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가입문의  ☎(604) 880-523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김근녀씨(밴쿠버 거주)의 두부버섯지리
“아이고, 팔긴 팔아야 하는데...
도시의 위기 2007.10.05 (금)
캐나다를 대표하는 토론토가 향후 수년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 경제적 중심 도시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 도시가 겪고 있는 위기는 캐나다 전역의 대도시가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일 수 있다. 토론토 스타는 2일자 사설...
확장 공사 이후… 랭리-버나비 25분 내 연결
포트만 다리에 프레이저 강을 가로지르는 버스 노선이 다시 등장하게 된다. 고든 캠벨 BC주 수상과 말콤 브로디 트랜스링크 의장은 5일 총 1억8000만달러에 이르는 급행버스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트랜스링크측은 오는 2012년...
용호상은 중국 감독 2명에게
올해 밴쿠버 영화제 용호상(Dragons & Tigers Award)은 또 다시 중국감독에게 돌아갔다. 동아시아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제작한 작품을 3인의 심사위원이 선발하는 용호상은 4일 오후 7시 중국영화 ‘푸젠 블루(Fujian Blue)’의 웽 샤오밍 감독과 ‘미드 애프터눈 박스(Mid-...
다음 주 중 파업 종결 가능성 높아
다음 주에 밴쿠버 시청 파업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업 11주째를 맞은 밴쿠버 시청은 5일 아침 중재자 브라이언 폴리씨로부터 중재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시청과 캐나다 공무원노조(CUPE) 양측은 지난 주 중재자를 통해 서로 파업을 끝내기 위한...
주정부, 자원봉사자 통해 1대1 교육 제공
BC주정부가 BC주 내륙이나 외곽지역에 정착하는 이민자들에게 캐나다 생활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는 튜터(tutor)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머레이 콜 고등교육부 장관은 5일 “자원봉사자 튜터들이 BC주 전역 수만 명의 이민자과 만나게 된다”며 “1대1 튜터를 통해...
추수감사절 이후 본격적인 우기 시작
연방경찰은 추수감사절(8일)을 기점으로 메트로 밴쿠버에 본격적인 우기가 찾아온다면서 차량점검을 하고 운전시 주의사항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차량충돌분석 전문가 개리 드소니어 경사(노스밴쿠버 RCMP)는 기초적인 차량 점검을 할 것을 운전자들에게...
밴쿠버영화제 용호상 후보 오른 감독 2人
올해 밴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경쟁부문에 작품을 올린 2명의 한국 감독들은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을 가지고 왔다. 두 감독 모두 한국을 잘아는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씨를 통해 밴쿠버 영화제를 찾게 됐다. 4일 발표된 용호상에서‘조용필 애창곡’ 김종국...
싱가포르 요리 전문점 'PRIMA Taste'
‘PRIMA Taste’는 싱가포르 요리 전문점이다. 생소한 이 음식점이 우리를 살짝 흥분시키는 이유는 두 가지. 2층 ‘한아름 마트’에서 벌쭉벌쭉 살아 숨쉬는 꽃게와 새우, 홍합, 조개, 바닷가재를 구입해서 1층 식당으로 내려가면, 싱가폴 최고 요리로 짠~ 변신시킨...
제철 만난‘송이’어디 숨어 있을까?
밴쿠버에서 늦여름부터 소문만 무성한 자연산 송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세계 도처에서 날아와 캐나다 땅에 살고 있는 이민 1세대들이 걸머져야 할 숙명적인 멍에가 있다면
줄리아 리 패션 포트폴리오 스쿨 운영… 지금까지 전원 합격
밴쿠버 다운타운 펜더 거리에는 미래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재능과 끼를 갈고 닦는 패션 포트폴리오 스쿨이
중국문화 엿보기-사천요리
사천요리는 중국 4대요리 중 하나로 꼽히는 요리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사천요리는 중국요리의 맛이 짙은 특색을 가장 잘 대표한다. “먹기는 중국이고 맛은 사천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일 맛이 다양한 지방요리이다....
UBC 내 한국인 교환교수 50여명 한국 유학생 늘면서 활발한 활동
UBC에 교환교수로 와 있는 안동대학교 이효걸 교수. 외국 대학에서 1~2년간 연구활동을 하는 교환교수(혹은 방문교수) 제도는 국제적 학술교류 및 신기술 연구가 주된 목적이나, 강의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새로운 지역에서의 재충전과 안식도 중요한 비중을...
세컨더리 ‘반짝’ 정보
세컨더리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Work Experience’프로그램이라는 말을 한번 정도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Work Experience’란 차후 학생이 학업을 끝마치고 취직할 때를 대비한 것으로, 업체에 찾아가 정해진 시간 동안 일을 하는 직업 경험...
신입생 유치전 치열했던 ‘클럽 데이’
“학교생활이 지루하지 않으세요? 우리 클럽으로 오세요! 여러분의 학창 생활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보세요!” 지난 달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UBC내의 SUB(student union building)에서는 클럽 데이(Club Day) 행사가 열렸다. 이 기간 동안 교내 300여 개 클럽들은 자기...
한인2세 최지우·캐롤라인 리양 加 어린이소망재단 공모전 입상
한인 초등학생들이 지난 9월 30일 버나비 스완가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캐나다 어린이소망재단(The Children’s Wish Foundation of Canada)의 그림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글레나이레 초등학교 5학년인 최지우양(사진 왼쪽)과 캐년 하이츠 초등학교 4학년인 캐롤라인 리양(사진...
밴쿠버 북동쪽은 벌써 겨울
올해 위슬러는 가을을 건너뛰었다. 스키장 공식 개장 예정일은 11월 22일이지만 이미 지난 주말 겨울을 알리는 첫 눈이 내렸다. 캐나다 기상청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약간 흐린 날씨를 보이는 5일을 제외하고 위슬러 지역 최고기온은 영상 10도 미만으로...
쌀쌀해지는 가을..바람 샐 틈을 막아야
겨울철 난방비를 줄이려면 집안 전체를 난방하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만 난방기기를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에너지 절약이 미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을 맞아 훈훈하게 지내면서...
한인 부동산개발업체 영인이 써리에 고층 콘도 ‘스카이 타워(Sky Towers)’를 건설한다. 4일 오전 열린‘스카이 타워’미디어 런칭 행사에서 다이앤 와트 써리 시장과 영인의 양희용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1421  1422  1423  1424  1425  1426  1427  1428  142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