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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웨스트 스타 ‘빌리 엄마’를 아시나요?-냉장고를 털어 만드는 피자와 칵테일, 꽃 만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9-14 00:00

강혜경 씨 (밴쿠버 웨스트)

▲  사진은 도우미로 나선 김윤순(좌)씨와 주인공 강혜경(우)씨. 또 다른 도우미 오진영씨와 세 사람은 같은 천주교회를 다니는 교우들로‘아주 아주 친한 사이’다. 세 사람은 마치 친구 딸 시집보내는 잔치 음식 차리듯 기쁘고 즐겁게 요리를 한 후 거하게 차린 식탁에 둘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찐’한 행복을 만끽했다.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먹고 난 다음 나누는 아줌마들의 수다가 얼마나 행복한지 남자들은 죽어도 모를 것. 아줌마, 여자들만의 특권이니까.

밴쿠버 웨스트 제미슨 초등학교 행사에서 맛있는 한국음식을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제미슨 스타’ 학부모가 있다고 했다. 추천인은 대량으로 만든 음식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세계 각국의 음식가운데 최고였다며 입에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주인공의 연락처를 받아 스케줄 조정을 하고 있을 무렵, 지인의 결혼식에서 처음 만난 주부가  “이 사람을 만나면 ‘빌리 엄마’ 레서피 지면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또 추천한 사람이 있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감히(?) 지면까지 요구하는 용감무쌍(?)한 발언을 서슴지 않을까” 슬그머니 구미가 당겨 스케줄을 뒤집었다. 제미슨 초등학교 스타를 제쳐두고, 피로연에서 만난 오진영씨가 추천한 ‘빌리 엄마’부터 만나기로 했다.

“어! 지난번 아는 엄마가 말하던데……”

처음 통화를 하던 날 ‘빌리 엄마’ 강혜경씨가 의아해 하는 소릴 듣고서야 사태의 전말을 깨닫고 무릎을 탁 쳤다. 사태의 전모는 ‘제미슨초등학교 스타’와 ‘빌리 엄마’는 동일 인물이었던 것. 넓은 땅에서 좁게 사는 사람들이 밴쿠버 교민이라더니 ‘좁다 좁다’ 말은 들었어도, 밴쿠버 웨스트에서 추천한 주인공이 화이트락 주부가 추천한 인물과 동일인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내친 김에 추천인들끼리 회동도 할 겸 촬영 끝나고 맛있는 요리도 먹을 겸, 도우미로 나서달라고 부탁을 했다. 옛말에 ‘소금 먹은 놈이 물 킨다’고, 일단 촬영 끝나고 거하게 얻어 먹고 눈 딱 감기란 어렵다.

이날 샘플용을 제외한 만두 빚기, 시간 맞춰 오븐에서 피자 돌려 익히기, 과일 썰기, 재료 다듬기, 설거지 등 강혜경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열심히 도와준 두 분. 고생은 많았지만 다음 레서피 주인공으로 “당첨 되셨습니다”

학부모, 동네 이웃, 그녀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칭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혜경씨는 누구냐! 솔직히 미모로 치면 기자가 한 수 위(믿거나 말거나)인데, 만인의 인기를 누리는 그녀, 밴쿠버 웨스트의 ‘이효리’라고 해도 좋다. 정말 효리 부럽지 않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토록 추앙(?)받는 솜씨! 도대체 비결이 뭐냐! 보자~ 했다가 입이 ‘쩍’벌어졌다.

한번에 7가지 피자와 에피타이저 칵테일, 후식 꽃 만두, 호박샐러드까지 손 한번 엉키지 않고 ‘우르르’ 해치우는 솜씨. 일단 그 속도에 놀라고 맛을 본 후 더 놀라게 된 그녀의 요리는 손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머리’로 만드는 것이었다.

한 손으로 피자 판 위에 소스를 바르면서 머릿속은 벌써 다음 메뉴를 만들 재료를 썰고 익혀, 데코레이션까지 꿰고 있다. 마치 프로그램에 따라 사전에 입력해 둔 순서대로 나오는 메뉴처럼 재빠르게 척척 만들어내는 솜씨가 ‘커머셜’ 주방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엉뚱한 재료들끼리 절묘하게 궁합을 이루고 있는 맛에서는 혀를 내둘러야 한다.

두 번째 놀라움은 소재의 한계가 없다는 것. 피자를 만들기 전 냉장고 안에서 끌려 나온 재료는 아침에 먹고 남은 고등어 구이, 시금치 무침, 버섯 볶음, 오뎅무침, 참치 통조림… 여기에 날치알과 양송이를 섞어 치즈를 올리는 곁에서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에구! 피자에 웬 고등어!” 싶은데, 어느새 장어구이를 썰고 있다. “아우~ 장어는 왜 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오뎅무침까지 쓱쓱 깔고 밑 치즈를 뿌리더니 그 위에 다시 깻잎을 수북이 덮었다.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걱정 마세요. 엄마가 먹이고 싶은 피자 맛과 아이가 원하는 피자 맛이 다르고, 또 남편이 술안주로 먹는 피자와 엄마가 먹는 피자 맛이 또 달라야 하죠?”

정말 그랬다.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염려를 싹~ 거둬들이는 피자는 제각각 다른 맛을 품고 있어 신기하고 놀랍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 친구들이 들이닥쳐도 걱정 없어 보인다. 장어구이와 남은 반찬들 올려 깻잎으로 향을 낸 피자 하나면 최고의 안주.

햐! 그녀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도전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의 본업은 요리사가 아니라 의상디자이너. 집안은 그녀처럼 수수하고 정겨운 엔틱 가구들이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다. 만약 그녀의 인상만으로 고향을 유추한다면 열이면 아홉은 ‘충청도’ 아니면 ‘강원도’라고 말하고 말 것. 그녀의 인기 비결은 빛나는 요리 솜씨와 함께 바로 그렇게 수수하고 소박한 마음에 있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에피타이저  상그리아 (과일주칵테일) >
■ 재료
쉐리주(sherry)1병(750ml), 포도 또는 자몽주스 400-500ml, 탄산음료 300-400ml, 토닉, 스프라이트, 배, 사과, 오렌지, 키위, 복숭아 등 단단한 과일

■ 만드는 법
액체 재료를 모두 쏟은 다음, 과일을 껍질째 1-2mm정도 두께 편으로 얇게 저미고, 사과나 배는 씨앗만 빼 낸 다음 쉐리주와 주스, 탄산음료를 배합한다.
■ Cooking Tip
① 쉐리주는 당도5-6. 와인보다 가격도 저렴(7-8달러)하고 색도 진해서 에피타이저 음료로 적합 합니다.
② 맛이 진하다 싶으면 미리 과일주스 얼음을 준비해 두었다가 띄우세요.

< 디저트  꽃 만두 튀김 >
■ 재료
완탕피(사각모양, T&T 판매), 고기, 숙주, 배추, 두부, 홍당무, 부추, 양파, 깻잎, 달걀, 식용유

■ 만드는 법
① 완탕피를 접시에 놓고 젖은 면 타올 이나 키친 타올을 물에 적셔 덮어 놓고 1장씩 꺼낸다.
② 넓은 그릇에 야채를 다져 넣고 두부는 으깬 다음, 달걀 2개를 깨뜨려 잘 섞는다.
③ 1의 재료를 중앙에 1ts올려 사각 귀퉁이를 모아 주머니처럼 손을 잡은 부분을 꼭 눌러 붙인다.
④ 예열된 기름에 만두를 넣고 노릇하게 색이 변하면 살살 굴려주듯 튀겨주면 귀퉁이들이 예쁜 복 주머니처럼 피어난다.
■ Cooking Point
① 끝을 꽃처럼 예쁘게 펼쳐 튀기면 기름 속에서 활짝 피어나요.
② 물기가 질척거리면 녹말가루나 밀가루 1스푼 정도 넣어 반죽의 농도를 조절합니다.
■ Cooking Tip
① 피가 얇아 소를 많이 넣으면 완탕피는 잘 터집니다. 작게 넣기가 요령.
② 만두피가 색깔이 변할 정도만 살짝 튀기면 좋을 듯 합니다.

< 또띠야로 만드는 피자 >
■ 재료
또띠야/토마토케첩/파스타소스/마요네즈/슬라이스 모짜렐라치즈/냉장고속 재료
고등어, 장어, 꽁치, 삼치 등 반찬 남은 것, 날치알, 열빙어 등 알 종류
양파, 익힌 단호박, 김치, 익힌 고구마, 깻잎, 오징어, 홍합 해물류와 파스타나 스파게티

■ 만드는 법
① 또띠야를 여러 장 준비하여 쿠키 오븐 판, 접시 등에 펼쳐 놓고 마요네즈 또는 케첩과 파스타소스 등을 마늘 다진 것과 섞어 각기 취향에 따라 발라준다.
② 소스를 바른 후 피자치즈를 살짝 한 켜 뿌려준 후 재료를 얹고 푹 덮일 정도로 치즈를 소복이 뿌린 후 350도 예열 오븐에 10-15분 정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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