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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재미있고 보람 있어요”-레스토랑 아르바이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02 00:00

호스트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경험 쌓아

"어서 오십시오, 몇 분이십니까?"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외식을 하러 식당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그러면 별 생각없이 같이 온 동행자들의 머릿수를 세어 대답한다.
"4명입니다."
이때부터 호스트(host)의 머리는 바쁘게 돌아간다.
'어느 테이블이 비었나? 그 테이블 세팅은 되어있는가? 그 구간을 담당하고 있는 웨이트리스가 마지막 받은 테이블은 언제인가? 파티오는 열려 있나? 아이들 메뉴나 부스터 의자가 필요한가…”
호스트는 자리를 재빨리 정한 뒤 버서(busser)를 얼른 불러 테이블 세팅을 요청한다. 버서가 마지막 냅킨을 자리에 놓자 사람수에 맞춰 메뉴판을 들고 손님들을 자리로 안내한다.
"좋은 시간되세요!"

캐나다의 긴 여름 방학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는 옷 가게나 패스트푸드 음식점보다 육체적으로 더 힘들지만, 팁도 받고 사람도 많이 만나보며 사회 경험도 쌓을 수 있다.

어느 레스토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외국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레스토랑도 회사처럼 체계적인 경영이 필요하고, 철저한 직원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곳이구나 라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캐네디언 레스토랑을 A급 (Entree 가격 $30+), B급(Entree 가격 $20~30), 그리고 C급(Entree 가격 $15~25) 세 부류로 나누어 보자. A급은 케그(The Keg)나 보트하우스(Boat House)처럼 스테이크나 고급 해산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고, B급은 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캑터스 클럽(Cactus Club)이나 마일스톤(Milestones)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C급은 편하고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는 화이트 스팟(White Spot), 애플비즈(Applebee’s) 등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때 A급 레스토랑은 반드시 예전에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만 한다. B급은 최소한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경력이 필요하다. C급은 아르바이트가 처음인 사람도 충실한 내용의 이력서와 인터뷰만 통과할 수 있으면 취직이 가능하다.

보통 급여 외에 팁도 많이 받을 수 있는 케그나 마일스톤의 경우 항상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해도 신문이나 식당 내부에 구인 광고를 내지 않는다. 이런 레스토랑의 취업문을 뚫고 싶다면, 직접 찾아가 지원서를 요구한 후 매니저와 인터뷰 시간을 잡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다. 만약에 레스토랑에서 사람이 필요하거나 지원자가 매니저의 마음에 들면, 바로 다음 주부터 트레이닝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력서에는 학업적인 경력보다는 리더십이나 운동 활동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 고등학생 때 공부만 했던 공부벌레보다는 학교를 얼마나 성실하고 활발하게 다녔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인터뷰 자리에서는 밝고 웃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재치 있는 농담도 한 두 마디 필요하다.

많은 한인 학생들은, 캐네디언 레스토랑들이 몸매가 늘씬한 금발 미인들만을 직원으로 뽑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편견 때문에 주로 일식집이나 한국 식당에서만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레스토랑은 영어가 유창하고 손님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직원을 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외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깔끔하고 밝은 인상을 줄 수 있으면 된다.

취직이 된 후 바로 웨이트리스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트레이닝부터 시작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처음 들어온 신입은 호스트(host) 트레이닝을 받는다.

호스트는 손님이 들어올 때, 자리를 안내하는 일을 맡는다. 웨이트리스와 구분해야 되기 때문에 유니폼 대신 까만 드레스나 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등을 입는다. 자리 안내 외에도 10분 마다 화장실 상태 점검과 로비 청소, 음료수 주문, 데빗 카드 계산 등을 하며 바쁜 웨이트리스들을 돕는다.

호스트의 일은 단순해 보이지만, 쉴 틈 없이 로비와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며 어떤 자리들이 비어있고, 어떤 구간들이 열려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웨이트리스들의 성격이나 능력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웨이트리스는 많은 테이블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떤 웨이트리스는 몇 테이블 이상은 감당 못하기 때문이다.

자리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을 잘 파악해서 좋은 자리로 안내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이나 아기를 데리고 온 손님들은 아기용 의자를 편히 놓을 수 있는 테이블로 안내해야 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하러 온 손님은 조용한 부스로 안내해야 한다.

호스트 일로 식당 구조나 시스템에 대해 익숙해졌을 땐 버서(busser) 트레이닝을 받는다. 버서는 손님들이 나가면 접시와 테이블을 치우고 포크, 나이프, 냅킨 등을 세팅하는 일을 맡는다. 호스트보다는 사람 대하는 일이 덜 하지만, 웨이트레스가 되기 전 철저히 접시와 유리잔들을 나르는 법을 익히는 중요한 과정이다. 보통 호스트와 버서 일을 한달 이상 해야 한다.

레스토랑의 보수는 보통 시간당 8달러50센트부터 시작한다. 팁은 모두가 나눠 갖는 곳도 있지만, 웨이트리스만 받는 곳도 있다.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일주일에 3~4번은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일하는 시간은 보통 하루 5시간에서 8시간이다. 한 시간 반 정도 하는 과외 아르바이트와는 달리 시간 소모가 많다.

물론, 레스토랑의 일은 과외 아르바이트에 비해 월급도 적고 일도 고되다. 하지만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상대하며 팀의 한 구성원으로 고생하며 일하는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동료들이 밀린 학비, 아파트 렌트비, 차 기름값 등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걱정 없이 용돈과 사회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것이라면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장수현 인턴기자 (UBC 1년) hyun_e3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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