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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학’과 ‘죽음의 학’서설(1)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7-23 00:00

통속작가 서머셋 모음(Maugham, William Somerset 1874~1965)의 자서전적 소설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에서 그는 인간역사를 동방의 어느 왕의 입을 빌어 이렇게 정의했다. “인간은 나서 고생하다 죽었다.” 이 짧은 결론 속에서 우리는 인간실존의 단편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표현 속에서 인간의 고귀한 생(生), 숭고한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그래서 황혼기의 아름다움을 살아가는 노년들, 숭고한 죽음을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우리는 ‘노년학’과 ‘죽음의 학’을 연구하게 된다.

서구사회는 150~200년의 긴 세월 동안 노인에 대한 관심과 그들의 복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1944년에 영국에서 ‘노년학’이란 용어가 제창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겨우 30년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산업사회는 도시집중과 핵가족과 인구의 노령화로 특징지어진다. 그 가운데 인구 노령화 현상은 사회변동과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950년 UN은 65세 이상의 노인비율이 4% 미만인 나라를 유년인구국(young population), 4~7% 미만인 나라를 성인인구국(mature population), 그리고 7% 이상인 나라를 노년인구국(aged population)이라 규정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불란서 미국 등이 노년인구국에 속한다.

인구의 노령화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노인 자신의 빈곤, 질병, 고독과 생의 무위(無爲)로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있어 그들이 서야 할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노년학’이 존재하는 당위성(當爲性)이다.

노년학 ‘제런타러지’(gerontology)란 그리스어로 ‘게로스’(geros 노인)와 ‘로고스’(logos 학문)의 합성명사이다. 생의 종장을 살아가는 노인 그들은 누구이며 노화의 진행과 적응 등 종합적 노력을 통해 노년기의 복지감을 높이고 밝고 명랑한 삶을 영위하도록 과학적 연구를 시도한다. 더욱 ‘기독교 노년학’은 성서적 가르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그들을 세우는 일을 포함하고 있다.

일찍이 구약 시편 기자는 노년을 이렇게 읊었다.
    “의인은 종려나무처럼 우거지고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높이 솟을 것이다.
     주의 집에 뿌리를 내렸으니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크게 번성 할 것이다.
     늙어도 여전히 열매를 맺으며
     진액이 넘치고 항상 푸르를 것이다.” (시편 92:12~14 표주 새번역)
이와 같이 분명하고 확실한 약속 속에서 노년을 맞는 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밤이 어두워야 별들이 보이고 허리가 굽어야 묻힐 땅을 보게 되며 누워봐야 돌아갈 하늘을 보는 법이다.       
또 선지자 이사야는
  “너희가 늙을 때까지 / 내가 너를 안고 다니겠고 / 너희가 백발이 될 때까지
  내가 너를 품고 아니겠다. / 내가 너를 지었으니 / 내가 너를 품고 다니겠고
  안고 다니겠고 / 또 구원하여 주겠다.”(이사야 46:4 표준 새번역)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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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학’과 ‘죽음의 학’을 주제로 한 김철환 목사의 칼럼을 이번 주부터 매주 토요일자에 연재합니다. 필자 김철환 목사는 밴쿠버 영광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다가 은퇴한 후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면서 ‘노년학’과 ‘죽음의 학’에 대한 글을 쓰면서 미국 전국 각지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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