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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전취덕(全聚德) 아세요?”-만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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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7-02 00:00

중국4대 음식 중 하나인 북경오리구이를 맛보는 특별함

북경오리구이 ‘전취덕(全聚德)’은 풍성하고 붉은 대춧빛을 띄면서 껍질은 바삭 하고 육질은 부드럽고 산뜻한 기름 맛을 띠지만 느끼하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은 고기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과일 숯불을 피워 기름을 쫙 빼 낸 ‘전취덕(全聚德)’은 오리의 배를 가르지 않고 항문으로 내장을 꺼낸 다음 물과 불로 12개 과정을 거치는 조리법이 ‘잔인하다’고 까지 말한다. 북경 최고의 대표음식인 이 요리를 밴쿠버에서 할 수 있는 한국인 주방장은 아마도 만리성 이상명씨. 그가 홍일점이 아닐까?

‘숲’ 아니고 ‘숯’
“생 오리를 과일나무 ‘숲’을 피운 화덕 안에 넣고 은근한 ‘숲’향이 배어들게 하면서 기름을 쫙 빼내고 껍질은 바삭 하게 속은 부드럽게 익혀 내는 것이 기술이지요.”
숯을 ‘숲’으로 발음하는 ‘만리성’ 주인 이상명씨. 경상도 억양에 능숙하게 구사하는 한국말에 깜빡 속을 뻔했다. 중국 길림성에서 알아주는 베테랑 요리사였던 이씨는 중국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고향 한국 김천에서 3년 가량 살다가 6년 전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주방장 경력만 중국에서 8년, 밴쿠버에서 6년, 도합 14년째. 한중식을 두루 섭렵한 후 드디어 노스로드로 ‘하산’했다. 부부의 이력이 같다.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문을 열었다’는 이씨 부부. 정통 중국요리와 한국요리 모두 능수능란했지만 밴쿠버에서도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고. 그래서인지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문을 닫은 한식당 자리를 차지하고도, 태연하다.  앞으로 수타면과 칼로 쳐서 만드는 면 등 중국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 대단한 솜씨, 우리를 부디 기쁘게 해주리라 굳게 믿으며 어디 득도한 그 손맛 좀 보자. 
자꾸 들어오라면 진짜 들어갑니다. 잉~
“아이고 얼릉 주방 안으로 들어와 보셔요. 맨드는 과정을 봐야 이해를 하지요.”
음식점에서 아무리 신경을 써도 가장 복잡하고 불결해 보이는 곳이 주방. 해서 ‘불결한 주방이 맛 없는 음식’보다 ‘죄’라고 취급하는 기자를 무슨 배짱으로 자꾸만 들어오라는 걸까. 일단 눈에 뜨이면 미주알 고주알 독자들에게 일러바칠 텐데. 오리의 내장을 항문으로 빼내고 굽는다는 ‘전취덕’ 조리과정이 궁금해서, 그렇잖아도 당장 주방 안으로 후다닥 뛰어 들고 싶은데 계속 들어오란다.
“하~아, 자꾸 들어오라면 진짜 들어가요. 잉~”
둥실하게 생긴 스테인리스 항아리(?)가 있다. 화덕인가보다. 뚜껑을 열었더니 화덕 중앙에 빨갛게 불꽃을 날름거리는 과일나무 숯불이 오리들의 지방을 사정없이 빼내고 있다. 화덕 아래로 마치 수돗물을 틀어 놓은 것처럼 기름이 ‘좔좔’ 흘러내린다.
“저것들이 바로 내 뱃살, 허벅지 살의 주범이었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긴, 오리들은 이미 주리 틀려 화덕 가장자리에 매달려 있다. 오리 한 마리에서 그렇게 많은 기름이 나온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렇게 1시간을 구워야 손님 상에 오를 수가 있다. 따라서 이 오리구이를 먹으려면 최소한 한 시간 전 예약은 필수. 또 예약 하고 펑크 내면 주방 구석에 앉아 펑펑 울면서 식은 오리 뜯고 있는 주인 이상명씨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다시 팔 수도 없고 보관했다가 내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 사진 왼쪽 위 둥근 스테인레스 화덕 중앙에 과일나무 숯불을 피워 오리를 구어내는 만리성의 북경오리구이는 이상명씨가 중국 본토에서 식당을 경영하며 만들었던 메뉴. 고기를 모두 먹고 나면 나오는 탕도 일품이다. 오리구이 외 생대구찜도 이씨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어 생선 살이 흐트러지지 않고 담백하고 맛있다.

중국 황제! 그까이 꺼!
기름기 쫙 빠진 껍질이 바삭바삭 해지면, 주인 이씨가 직접 카빙에 나선다. 껍질을 중심으로 살을 얇게 붙여 얇게 저며 상에 올려준 고기 한 점을 밀가루를 얇게 밀어 쪄낸 ‘야빙’ 밀전병에 돌돌 말아서 한입에 쏙~
중국 황제들만 먹었다는 ‘전취덕’. 황제 ‘그까이 꺼’ 별거 아니다. 2007년 밴쿠버 노스로드 끝자락 만리성에 가만히 앉아서도 황제가 된다.
오리 고기만 먹고 마느냐? 탕이 또 있다. 오리를 푹 고아서 미리 만들어 둔 육수에 우리가 황제놀이를 즐기고 난 뼈를 넣어 끓인 오리탕이 다시 나온다. 오리 육수에 뼈를 넣고 느타리 버섯 넣어 푹 끓여낸 오리탕은 ‘보신탕’으로 오해 받을 만큼 구수하고 영양이 절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맛이 모조리 살로 간다는 염려는 마시라. 아시다시피 오리는 수용성 지방으로 각종 성인병에 탁월한 알칼리성 건강요리 일뿐 아니라 ‘3저 1고(低지방, 低칼로리, 低 콜레스테롤, 高단백)’ 원칙에 충실한 음식이다. 오리구이를 먹는 날엔 아들 손자 며느리, 미운 이웃까지 데리고 가도 ‘허허’ 웃음 나올만한 푸짐한 양이 나온다. 

생대구찜! 소고기 꼬치구이! 이런 맛 봤어?
“이거 만드는 비법 알려드릴까요? 알려드려요? 말아요?”
‘네!’ 한마디면 확 쏟아 놓을 거면서, 끝내 답변 요구하는 저 의지는? 이 음식 맛에 자신 있다는 것과 비법이 자신의 작품일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차례 ‘퉁’ 튕겼다. 이럴 때 관심 없는 척 상대를 더 안달 나게 하면 정말 감춰야 할 비법까지 쏟아낸다는 걸 익히 아니까.
“생 대구를 맥주에 담궜다가 ……”
그 이상 비밀은 지켜주는 것이 예의일 듯. 어쨌든 이 생대구찜이 독특하다. 정말 큰 생선이 한 점도 부스러지지도 않고 처음 모양 그대로다. 싱겁게 먹는 사람에게는 약간 간이 센 듯도 하지만 입안에 차분히 감긴다. 생선 살을 싱겁지 않고 쫀쫀해지게 하려면 야채가 살짝 짭짤해야 맛이 난다는 것. 중국메뉴를 잘 모르는 한국인들에게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를 물었더니, 냅다 주방으로 달려가 들고 온 음식이 ‘소고기 고치 구이’다. 요지 하나 하나에 소고기를 끼워 익힌 다음 양념한 앙증맞은 꼬마 꼬치들은 바비큐 맛이 난다. 이 집에서 간식처럼, 후식처럼 더 먹을만한 것은 중국천진 왕만두. 웬만한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튼 왕 고집쟁이 이 집 부부가 서빙하는 딸에게도 맡기지 않고 직접 만든다.  

공짜 공짜 !! 공짜는 무조건 좋아
세상에 공짜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 얻어 먹는 건 꼭 술이 아니라도 뭐든 ‘땡큐’다. 점심에는 맛있는 자반고등어 구이가 서비스, 저녁에는 주인 이상명씨가 직접 만든 말랑 말랑 찹쌀 순대가 서비스. 여기에 개업 10% 할인까지 있다. 이 10%할인은 개업일로부터 딱 한달 한시적 이벤트다. 개업 일이 6월9일…… 아후!!! 서두르자. 7월9일이면 끝이다.  

*영업시간   
   11:00 am ~ 11:00 pm (연중무휴)
*주소   609 Clarke Road, Coquitlam
*전화   604-936-3311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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