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꼭꼭 씹히는 옥수수 알, 강냉이 빵 기억나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25 00:00

임희씨(코퀴틀람 거주)의 추억의 옥수수빵 & 블루베리 케잌

◇ 임희씨의 요리솜씨는 이미 주변에 소문이 나있음은 두말이 필요 없다. 즐겁게 음식을 만들어 맛있게 먹으면 세상에서 맛없는 요리가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내가 레서피 주인공은 구해놨으니까 와서 밥이나 먹고 가요.”

몇 주전, “꽃게 해장국 레서피를 알려주겠노라” 철떡 같은 약속을 했던 B씨. 약속시간 달랑30분 남겨놓고 ‘밥이나’ 먹고 가란다.

꺅! 레서피는 어쩌라구… 드디어 ‘나만의 레서피’ 사상 첫 ‘펑크’가 날 형편에 처했다.  
“걱정 말아요. 폴란드 요리에 한식 양식 손만 움직였다 하면 맛깔스런 음식들이 뚝딱 나오는 ‘끝내주는’ 솜씨의 사람들을 구해 놨으니까…”

최신기능의 인간 전자레인지쯤 된다고 추천한 두 사람가운데 한 사람이 임희씨. 얼떨결에, 갑자기 추천을 받고 전화를 받은 그녀. “무얼 만들까…” 잠시 고민하더니, 음식은 ‘다 거기서 거기’라면서 차라리 추억이 담긴 옛날 옥수수 빵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만의 레서피’는 본인이 잘 만드는 메뉴를 골라 자기방식대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 내는 것. 어떤 메뉴를 선택해도 ‘땡큐!’다.

“나는 요리할 때 그릇 많이 늘어놓고 만들면 정신이 없어요. 간편하고 쉽게 만들어서 즐겁게 먹으면 세상에서 맛없는 요리가 어디 있겠어!”

맛있는 요리란  ‘무얼 먹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분위기 절대론. 그렇다. 그게 정성이라는 것이고, 또 먹는 사람과 요리하는 사람이 교감을 나누는 것일 게다. 어떤 사람의 취향을 알고 싶을 때, 그가 살고 있는 집을 가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임희씨의 취향은 짐작컨대 심플 아니면 깔끔이다. 

거실 한 켠을 개조해 직접 꾸민 작은 실내 정원에서 졸졸 흐르는 정겨운 물소리와 맑은 햇살이 비스듬히 거실에 걸린 그림들을 비추는 한낮에도 햇빛을 타고 흐르는 먼지 한 점 눈에 뜨이지 않고 맑다. ‘아이가 다 커서 그렇다’고 하지만 어느 한 곳 흐트러짐 없는 집안은 그렇다 치고, 꽤 넓은 정원에는 잡풀 한 포기 없다. 일주일에 몇 차례 봉사를 다니고, 또 몇 차례는 교회에서 보낸다고 들었는데, 거실 자투리 공간 하나에도 그 공간만의 조도에 딱 맞는 장식물을 놓아 넓은 집안이 심심한 구석이 없다. 햇빛 잘 드는 거실 창가에는 주인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건강한 ‘란’화분들이 초 여름 시원한 창가풍경을 그리고 있다. 센스 만점 주부들이 각자의 개성을 한껏 살려 꾸며둔 집안을 구경하는 재미, 요리처럼 맛있다.

실내 정원이 아니라도, 벽에 걸린 그녀 남편이 직접 그린 그림이 아니라도 이 집에선 소파에 앉아 졸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도 소품처럼 예쁘게 어울린다. 그녀의 ‘막내 딸’이라는 요크셔테리아. 귀여운 것이 손님접대는 어째 좀 까칠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앙칼스럽게 짖어대는 통에 그녀(?)비위를 맞추느라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 간 콘솔 아래 하얀 운동화 한 켤레가 얌전히 놓여있다.

“아~ 신발… 그거 어머니 날 우리 아들이 선물한 거에요.”
어머니들은 누구나 ‘아들’에 약한 법, 새 운동화가 아니라 ‘아들이 선물했다’는 말 끝에 뜨거운 애정이 느껴지는데, 아르바이트 끝나고 들어 온 대학생 아들은 한 술 더 뜬다.
“우리 엄마 요리는 다 맛있다고 해요. 그건 엄마가 정말 사랑을 넣어 만들거던요.”
이민 온 지 13년이면 유치원시절 한국을 떠났을 텐데, 정확한 우리 말로 엄마 자랑을 하는 아들. 이쯤 되면 살가운 딸 부럽지 않다.

쿠킹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할까 봐 두 번 세 번 확인 하는 그녀. 설렁설렁 빵을 만드는 느낌은 워낙 노련함 때문에 오는 느낌일 뿐, 손끝이 섬세하고 치밀하기까지 하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예전에 우리 슈퍼마켓도 없고, 인터넷도 발달되지 않았을 때부터 레서피로 만들었지. 요리란 게 처음에는 따라 해보는 단계였다가 다음엔 레서피를 이해하면서 만들고, 그 다음에서야 내 입맛에 맞도록 재료를 넣기도 빼기도 하면서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생기는 거지.”

화장대 위에 놓인 화장품의 가짓수보다 열 배쯤 많은 냉장고 안의 소스와 식재료, 치장할 액세서리 살 때 수 십 번 망설이면서도 갖고 싶은 조리기구를 보면 욕심을 내는 주부. ‘요리 잘 하는 주부= 살림 잘 하는 주부’라는 등식에 어김없이 적용되는 그녀. ‘척 보면 압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 옥수수빵 : 옥수수 가루 2C, 밀가루2C, 설탕3/4C, 식용유 1/2C, 캔 옥수수 1캔, 우유380ml, 베이킹 파우더1.5ts
◇ 블루베리 케잌 : 밀가루1.5C, 식용유1/4C, 달걀1, 베이킹 파우더2ts, 설탕1/2C, 우유1/2C, 블루베리 (토핑재료 밀가루1/3C, 흑설탕1/2C, 계피1/2ts, 버터1/4C, 호두 으깬 것1/4컵)

■ 조리 포인트

◇ 옥수수빵 : 반죽은 약간 질다는 느낌으로 만들어야 빵이 부드럽고 부스러지지 않는다.
◇ 블루베리 케잌 : 밀가루를 치대면 밀가루의 점도가 높아져서 빵이 질겨진다. 블루베리의 양이 많으면 빵이 질어지고, 없으면 블루베리 케잌 맛이 나지 않는다.

■ Cooking Tip

◇ 옥수수빵 : 반죽은 액체는 액체끼리(우유, 식용유, 옥수수캔), 파우더는 파우더끼리 섞어준다. 물기 있는 재료를 마른 재료에 붓는다.
◇ 블루베리 케잌 : 예열을 5분 이상 할 경우 빵의 색이 예쁘지 않다.

■ 만드는 법

[옥수수 빵]


① 마른재료(콘밀, 밀가루, 설탕)만 섞어 놓는다.
② 콘, 우유, 식용유 등 젖은 재료만 핸드믹서로 혼합한다.
③ 젖은 재료를 마른 재료에 붓고 반죽한다.
④ 빵 틀에 붓고 표면을 고르게 만져 놓는다.
⑤ 5분 동안 예열 후 350도 오븐에서 40분간 굽는다.


[블루베리 케잌]

① 마른 밀가루를 빵틀에 바른다.
② 밀가루, 설탕을 섞는다.
③ 우유, 식용유, 계란을 섞는다.
④ 2와 3의 재료를 살살 섞어준다.
⑤ 틀에 반죽을 깔고 위에 블루베리를 살살 얹어준다.
⑥ 브라운 슈가에 버터를 넣어 보송보송한 정도의 농도로 섞은 다음, 계피 버터 호두를 혼합, 반죽 위에 고르게 뿌려준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도로, 가옥침수 이재민 1000여명 발생
BC 북부지역의 주요 하천이 범람하면서 도로 곳곳이 물에...
BC자유당 집권 이후 투자 활기… 2006년 광산업 수익 23억달러
불과 몇 년 전만하더라도 BC주의 광산업은 주정부에게는 ‘원수’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은 BC주 수상을 초청할 정도로 모든 것이 변했다. 가장 골치덩어리가 가장 주목 받는 대상으로 바뀌었다. 고든 캠벨 BC주 수상은 갈로어 크릭(Galore Creek) 구리금광을...
가정의에게 최고 10만달러 지원
BC주 보건부가 BC의사협회와 손잡고 BC주에 90명의 새로운 가정의를 영입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조지 애봇 BC주 보건부 장관은 7일 “가정의가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10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90명의 가정의를 확보할 것”이라 말했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 클리브랜드 미술관 특별전
근·현대 서양미술사 100년간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이 밴쿠버에 온다. 밴쿠버 아트 갤러리(Vancouver Art Gallery)는 미국 5대 미술관중 하나인 클리브랜드미술관 소장품을 소개하는 ‘모네에서 달리까지(Monet to Dali)’ 특별전시회를 연다. 이번...
랭리•메이플 리지•칠리왁 일부 지역도 위험
하천 범람으로 인해 BC 북부 지역 약 100가구가 대피하고 비상..
공실률 최저.. 임대도 어려워
주택 가격의 오름세가 5월에도 계속됐다. 4일 광역밴쿠버 부동산위원회가 발표한 주택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4331건의 거래가 성사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프레이저 밸리지역은 4% 감소한 2152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매물 등록건수는 늘고...
BC주정부, 총 1000만달러 지원
BC주정부가 인턴십을 찾는 대학원생들을 위해 1000만달러를 지원한다. 머레이 콜 BC주 고등교육부 장관은 5일 “기존보다 3배나 증액된 인턴십 지원에 따라 앞으로 4년간 650개 이상의 인턴십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원생들을 위한 인턴십...
출소한 강간 전과자 다시 써리로 이주
지난 봄 출소한 연쇄 강간 전과자가 써리에 거주하게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0년형을 살고 지난 2월 출소한 폴 캘로우는 당초 써리에 거주지를 정했다가 반발 여론이 심하자 뉴웨스트민스터로 옮겼다. 그러나...
가정의 중요성(3) 2007.06.05 (화)
부부는 육체가 하나가 될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마음과 생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건강한 결혼생활은 두 몸이 하나가 될 뿐만 아니라 두 마음이, 그리고 생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많은 부부들이 같이 살면서 마음과 생각이 아주...
하천 수위 급상승…범람 우려
지난 주말 로워 메인랜드를 비롯한 BC 전역의 수은주가 급상승하면서 홍수 발생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BC 북서부 지역의 경우 기온 급상승으로 빙원이 빠른 속도로 녹아 내리고 있는 데다가 11일부터 비까지 쏟아지고 있어 하천 수위가 무서운 속도로...
우리집(家)
◇ 설렁탕에 들어가는 얇게 썬 부드러운 편육에 양파, 파, 깨소금을 넣어 새콤 달콤 무쳐 낸 소고기 무침. 이집 가장 별미로 강력 추천.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한식당 ‘우리집’은 그런 곳이다. ‘맛’을 앞장세워...
'쿠킹파파' 모임의 '찹쌀 붕어빵' “흥! 너나 나나 가짜이긴 마찬가지 아냐? ”
빵인가 하면 떡이고, 떡인가 하면 빵인 '찹쌀 붕어빵'...
BELCARRA PICNIC AREA
“게 잡이, 멀리 갈 거 있나요? 밴쿠버 속으로……”봄이라 하기엔 덥고 그렇다고 여름이라 하기에 반팔 셔츠가 썰렁한 요즘, 꽃놀이도 철 지났고 물놀이를 하기엔 어쩐지 이른 감이 있다. 이럴 땐 도심 속에서 물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게 잡이(crabbing)를 해 보는...
사업자의 GST 반납 2007.06.02 (토)
사업하는 분들을 접하다 보면, GST 반납(Return)과 관련된 고충을 많이 듣는다. 예를 들면, 매출시 징수한
외국에 들어가 사업을 하려면 그 나라의 정치·사회·경제를 이해하여야 하며, 경제 발전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에서 시작된다. 베트남은 전세계 최남단 유교국가이며 최서단 동북아시아로 정의된다. 동북아시아는 한·중·일 삼국을 일컫는 지명이다. 베트남은...
초원유통 안평국 사장 초원유통, 캐나다 갈비 미국에 상륙시켜 6월 5일부터 미국 현지공장 생산 시작
알버타주 수상 관저에 초청받은 안평국(사진 오른쪽) 사장. 사진 가운데는 지난해 12월 알버타 주수상에 취임한 된 에드워드 스텔마흐 주수상과 부인 마리 스텔마흐씨. 여름을 예고하는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바비큐 시즌도 함께 찾아왔다. 여름철...
밴쿠버 시청 이원철씨
한국과 캐나다의 취업에서 차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와 다른 몇 가지 차이를 잊지 말자. 한국에서 사회적 문제라는‘일단 취업이라도 하고 보자’식의 취업이
맥도날드 파크 잉어낚시
잉어 릴낚시 표준 채비 지난 5월 13일 일요일 아침 낚시 동호회 ‘밴피싱’ 회원들이 아보츠포드에 있는 맥도날드 파크(Mcdonald Park)에서 뭉쳤다. 올해 민물 시조회를 겸한 모임으로 필자를 포함 10명 정도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날 주공략 어종은 잉어(carp). 잉어...
데이비드 다지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주 각 언론의 머리 기사를 장식했다. 북미주  ‘단일 통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그의 발언 때문이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없다.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쌓아 올린 장벽도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부가 사는 법 K(Korea) x C(Canada) 커플- 양필성 & 양말레나 부부
깨소금이 떨어진다. 아니 아주 깨 밭에서 막 털어 온 깨로 갓 볶아 짜낸 참기름이 뚝뚝 떨어진다. 그 주인공은 양필성, 양말레나 부부.
 1451  1452  1453  1454  1455  1456  1457  1458  1459  1460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