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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칠리소스와 고추장이 닭다리와 만나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14 00:00

최명숙씨의 '불타는 닭다리 불고기'

◇ 최명숙씨(왼쪽)의 친정어머니와 올케 박진규씨(가운데). 딸은 척 보면 ‘간’을 읽어내는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솜씨라 하고, 어머니는‘책만 보면 만들어 내는 ’딸의 솜씨가 대견하다고 한다. 진검 승부는 다음에 다시 어머니의 손맛을 레서피에 올리는 날 다시 가리기로 했다. 

“시누이와 올케가 쿵짝! 쿵짝!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머니”

‘올케와 시누이 사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하늘이 내린다’는 부정적 의미의 관계성은 이제 다 옛말. 인생사 마음먹기 나름이다.

‘나만의 레서피’ 23번째 주인공 최명숙씨(노스밴쿠버 거주)와 17번째 주인공 박진규씨는 친구 같은 올케와 시누이 사이다.   

“예전처럼 함께 살면서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도 아니고, 우리 주부들도 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에 이 집에서는 시누이가 저 집에서는 올케인데, 서로 이해 못할 게 뭐 있을까요?”

시누이가 물 끓여 닭고기를 삶으면, 곁에서 파 다듬어 놓고 설거지를 하는 올케. 자주 들락거리는 집이라 해도 남의 집 부엌은 낯설기 마련이라며 일거리를 빼앗는 시누이 최명숙씨. 최씨는 한 눈에 보기에도 차분하고 살림 잘 하는 주부다. 반면 그녀를 강력히 추천한 올케 박진규씨는 좀 더 칼칼한 성격에 빈틈없어 보이지만 두 사람은 찰떡 궁합이다. 이들이 ‘쿵짝’ 맞춰 일 벌이면 잔치를 치르고도 남을 듯 손발이 척척 잘도 맞는다. 멀리서 두 사람을 지켜보며 흐뭇한 표정인 최명숙씨의 어머니가 어깨를 낮춰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저기… 우리 딸은 책보고 만들어요.”
아, 부업이나 취미로 뭔가를 만드는 또 다른 재주가 있나 해서 되물었다.
“책보고 뭘 만들어요?”
“아유, 음식!!”
‘큭큭’ 레서피 보고 만든다는 이야기. 요리 담당하는 사람이 그런 것도 모르냐… 뭐 이런 강한 질책이 담긴 음성에 찔끔했다.
“어머님 며느리는 요리에다 영어도 잘 해요.” 한 수 올려 장단을 맞춰드렸더니, “댁이 어찌 그걸 아냐”고 깜짝 놀라신다. 17번째 ‘나만의 레서피’ 주인공이었던 걸 모르고 계셨던 모양.

오븐에서 완성된 ‘닭다리 불고기’를 꺼내 보던 딸을 멀찌감치 앉아 지켜보던 어머니가 “간이 안 배었다”고 딱 집어 내셨다. 피식 웃던 딸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 지적이 맞다는 뜻이다. 닭을 데친 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 고기에서 빠져 나오는 수분 때문에, 양념이 살 속으로 배어들지 못했다는 것.

“올케, 미안해.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안 나올까요? 결혼하고 나면 친정엄마랑 살아도 불편한데 비록 한 집에서 거주하지 않아도 내 부모님 모시는 올케가 얼마나 고마운데요.”

결혼 전 대한항공에서 스튜디어스로 근무한 최명숙씨는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조기유학 온 올케 박진규씨와 한 동네에 살면서,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게 ‘참’ 좋단다. 두 사람은 함께 운동을 다니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나눠먹으면서 레서피를 알려주는 등 재미있게 살아간다. 지난 박진규씨의 스파게티 레서피도 시누이가 가르쳐 준 요리.

“친구들에게는 라이벌 의식 탓인지 돈 이야기, 아이 성적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지 않는데 시누이에게 만큼은 터놓고 말할 수 있어요. 시누이는 진심으로 조카를 걱정해 주거던요.”

시누이와 올케가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바라보는 눈빛이 다정다감하다. 가깝고도 먼 사이가 시누이 올케 사이라면 이들은 전자에 가깝다. 각각 아이들만 데리고 ‘기러기 엄마’로 왔지만, 두 가족들은 아이도 어른도 외로울 틈이 없다.

이재연 기사 jy@vnachosun.com
    

■ 재료
닭 넓적다리 살, 대파
◇ 소스 : 고추장, 케첩, 타이칠리소스(달콤함), 물엿, 마늘, 후추가루, 깨소금

■ 만드는 법

1. 닭고기 넙적 다리 살을 깨끗이 씻어 칼집을 내준다.
2. 파와 소금을 살짝 넣어 닭고기를 데친다.
3. 3의 닭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4. 고추장과 타이칠리소스를 1:1의 비율로 넣고 물엿과 마늘 후추가루 깨소금을 넣어 입맛에 맞도록 간을 맞춘 다음 끓여준다.
5. 소스에 닭고기를 넣고 버무려준다.
6. 호일을 깔아 닭고기를 골고루 펼쳐서 오븐에 넣는다.
7. 오븐을 550도(broill)에 맞춰 10분 정도 굽는다.
8. 20분 후 꺼내어 한번 뒤집어서 다시 10분을 구워 낸다.

■ 조리 포인트
◇ 닭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만들어야 양념이 배어들어 국물이 생기지 않는다.
◇ 550도에서 10분을 구운 후, 뒤집어서 다시 10분을 굽는다.

■ Cooking Tip
◇ 달콤 매콤하게 소스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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