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이 맛’ 취재를 하면서 맛깔 나는 ‘골뱅이 소면’ 맛을 보며 ‘콕’찍어 두었던 지연희씨. 이후 ‘한 요리’ 한다는 동네 아줌마들과 다시 찾아가 맛 본 골뱅이 소면이 역시 변함없는 맛을 간직하고 있다. 아줌마들 모두가 이구동성 감탄한 그 맛의 건재함에 작업에 들어갔다. “지연희씨! 골뱅이 무침과 꼬소하고 쫄깃한 떡 튀김 부탁해요~” 물론 그렇다. ‘맛’에 목숨 거는 음식점 주인에게, 그 집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의 레서피를 알려달라고 한다는 건 몹시 무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복잡한 생각 질색하는 명쾌한 그녀, 바로 OK! 문제는 ‘붉은 악마’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그녀 친구에게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 만만치 않은 성격의 ‘까칠한 그녀’가 등장한 이후의 상황은 예측 불가한 일. “레서피가 맛을 내는 건 아니다”며 살살 꼬드겨 ‘까칠한 그녀’ 출근 전에 후다닥 레서피 카피완료! 노트 덮고 입 ‘쓰윽’ 닦고 앉아 있었다.
“읏~ 소스는 알려주면 안 되는데…… 쟤가 벌써 다 알려준 거 아냐?” 까칠한 그녀, 눈꼬리를 살짝 올려 뜨긴 해도 그리 화난 것 같진 않고, 내친김에 간편하게 만들어 아이들 간식으로 그만인 ‘떡 튀김’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꿰뚫어보는 무늬만 까칠한 그녀들, 손발 척척 맞춰 손님 주문 메뉴 만들면서 골뱅이와 떡 튀김 노하우까지 척척 알려준다. 괜히 겁먹었다. 지연희씨가 집에서 가장 많이 뒤적거리는 책은 요리책, 가장 많이 보관되어 있는 것도 레서피다. 잡지나 신문에 나오는 레서피만 보면 괜히 반가워서 가위로 잘라 스크랩해 둔 자료가 또 몇 권, 남편으로부터 ‘레서피만 매니아’라는 자존심 팍 구기는 잔소리를 수시로 듣지만, 포기되지 않는 버릇이란다. 평소 레서피에 대한 애착도 그렇고, 음식점까지 덜컥 연 것을 보면 장사에 소질이 있어 보이지만 음식점을 연 것은 사람들과 만나면 ‘재미있을 것’이란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고, 이후 고생 꽤나 했던 눈치. 그러나 요즘은 약간의 재미를 느끼는 중이다. 무작정 덤빈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꼼지락 꼼지락 손으로 조물락 거리는 그녀의 음식 맛에 중독된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흔을 오래 전 넘긴 나이지만, 대학생 두 아들과 친구처럼 어울릴 수 있고, 그 친구들과 또 허물없이 대화가 되는 아줌마. 게다가 밴쿠버 곳곳에 수많은 ‘동생’들을 거느린 아줌마가 되려면 어쨌든 성격부터 좋고 볼 일이다. 심신을 수련해서라도, 백일 기도를 해서라도 된다면.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 재료 ◇ 골뱅이 무침 : 골뱅이 1캔, 미나리, 사과, 양배추, 양상추, 파, 청양고추, 오이, 양파, 레몬 ■ 조리법 ◇ 골뱅이 무침 - 조리 point ① 사과를 넣는다. - Tip 면은 삶은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다. ◇ 떡 튀김 - 조리 point ① 밀가루 반죽 옷을 입힌 떡을 빵가루 위에 올려 놓고, 떡에 빵가루를 뒤집어 씌우듯 두 손으로 가루를 떠서 입혀야 모양이 예쁘다. - Tip 기름 온도는 빵가루를 던져 넣어 1, 2초 후 ‘파삭’ 기름이 튀면 가장 최적 (빵가루가 바로 튀어 오르면 떡에 입힌 빵가루가 타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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