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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12 00:00

북미과학경시대회 지역우승팀

오른쪽부터 전호범 원장, 김민수, 백준호, 오인석 군, 지도교사 엘레샤 레세프씨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신기술 경연대회
20년 후에 실용화될 기술을 상상해 만들어

미국과학교사연합회 NSTA(National Science Teachers Association)가 주최한 북미 과학경시대회 'ExploraVision 2007'에서 캐나다에서는 유일하게 지역우승을 차지한 밴쿠버 한인학생들과 그들을 지도한 바드(Vaad) 아카데미의 교사 엘레자 레세프씨를 만났다.

금년도 북미 과학경시대회에 참가한 미국과 캐나다의 학교는 총 4705개교이며, 바드 아카데미팀은 총 381개 학교가 참가한 4지역(캐나다+미국9개주) 4~6학년 그룹에 속해 지역 우승을 차지했다. 캐나다 한인학생 팀으로는 최초로 지역우승을 차지한 이들의 연구프로젝트는 F.D.A. (Freedom from Drug Addiction) 백신(Vaccine)으로 상상력을 통해 미래의 가능한 과학기술을 찾아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아이들 모두 밴쿠버 웨스트 쇼네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며, 캐나다에 거주한지 아직 2~4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영어로 진행된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민수

현재 쇼네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며, 캐나다에 온 지 4년이 조금 넘었다. 평소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었는데 원장님이 과학경시대회에 대해 소개를 해주었고 친구들과 함께 하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FDA의 아이디어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냈으며, 서로가 조금씩 생각을 정리해 구체적인 프로젝트 플랜을 마련했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했고, 점점 구체적으로 아웃트라인을 잡을 수 있었다. 컴퓨터에 능숙하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에서 컴퓨터로 해야 하는 대부분의 일을 했다. 최종 결선에 올라 워싱턴에 가보고 싶으며 앞으로 컴퓨터 전문가나 건축가가 되고 싶다.

오인석

캐나다에 온지 2년이 아직 안됐다. 평소 수학과 사회, 체육을 좋아한다. 취미로는 축구 등의 운동과 독서를 좋아하는데, 축구시즌에는 토요일마다 공을 차러 다녔었다. 앞으로 커서는 변호사가 되고 싶으며, 집에서는 한국말 만을 쓰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자료를 찾는 리서치를 담당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과 달리 이곳의 학교는 자율적이고 선생님 및 아이들과의 관계가 더 친근하다.

백준호

친구인 민수와 함께 공부하다가 경시대회에 대해 말을 듣고,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다.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멋진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영어와 과학을 좋아하는데, 앞으로 변호사가 되고 싶다. 우리가 완성한 FDA 백신 프로젝트는 사람의 몸안에 마약에 대한 면역을 키워 마약에 중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모두 함께 고민하며 준비했으며, 글쓰는 것에 자신이 있어 문서 작성과 교정을 주로 맡았다. 이곳 학교는 왕따가 없으며, 학교에서 싸움을 거는 아이들이 없어 좋다.

교사 엘레샤 레세프

먼저 경시대회에 나온 수많은 팀중에서 우승을 차지해 굉장히 자랑스럽다. 나는 14살에 이스라엘에서 캐나다로 왔으며 14년간 유태계 사립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었다. 지난 96년 처음으로 경시대회에 참가해 북미 전체에서 우승을 했었고, 그 다음해에는 4~6학년과 7~9학년 팀을 이끌고 전체 2위를 했다. 이후 과학경시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과학경시대회가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바드 아카데미팀을 지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만약 상을 받지 못했더라도 아이들이 준비하면서 배운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태계 아이들과 한국아이들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으며,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들과 함께 준비했기 때문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현지언어를 익힐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너무 공부공부만 하지 말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지함과 즐거움이 같이 있어야 창의력이 길러지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멘토 전호범

우연한 기회에 과학경시대회에 관한 내용을 전해 듣고, 한국 아이들과 함께 한번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캐나다에 온지 얼마 안된 아이들이라 솔직히 지역우승을 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 좋은 성과를 거둬 자랑스럽다.

경시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대부분 각 학교의 대표팀으로 일개 학원에서 준비해 이정도 결과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스스로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팀이 캐나다팀 중 유일하게 지역우승을 했는데, 결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과학영재들이 모두 모이는 워싱턴 DC에서 캐나다 한인 학생들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FDA Vaccine

'마약중독 방지백신(Freedom from Drug Addiction Vaccine)'이란 마약중독에 걸린 사람이 백신을 통해 마약에 대한 면역체계를 만들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드 아카데미 팀은 골초들이 담배를 끊기 위해 사용하는 니코틴 패치와 같이 시간대 별로 몸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MM(Minute Microspheres)를 만들었다. MM의 미세한 캡슐 속에는 극소량의 마약성분이 들어있어 몸이 마약에 대한 금단현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 마약중독을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백신을 통해 마약에 대한 면역시스템을 길러 마약이 몸에 중독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아이디어다. 바드 팀에 따르면 현재 스크립스(Scripps) 연구소 등 몇몇 기관에서 가장 대중적인 마약인 코카인을 놓고 중독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면역체계의 저항성을 기르는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드 아카데미팀은 이제 상품으로 받은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5페이지에 달하는 웹사이트를 제작하며 결선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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