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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내다 보는 교육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4-12 00:00

요즘 한국 아이들 중에는 근시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참 많다. 중학교에 가면 안경이나 렌즈를 끼지 않는 아이가 반에서 드물 정도로 근시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컴퓨터와 책을 많이 보고 건물들이 모두 가까이 붙어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만 보다 보니 아이들의 눈이 점점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먼 곳도 자주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가까운 곳 먼 곳을 모두 잘 볼 수 있는 시력이 형성되는데, 항상 가까운 곳만 보니 대한민국에선 ‘전 청소년의 근시화’가 점차 이루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러한 근시안의 시력이 많은 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근시안적인 시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가까운 곳만을 바라보고 가까운 것에 집착하게 되어있다.  두 살배기는 사탕 하나에 목숨을 건다. 그것을 빼앗기면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해 마구 울어댄다. 일곱 살짜리는 사탕 하나에 울지는 않는다. 초등학생 1학년은 받아쓰기 문제 한 개 틀렸다고 울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생은 받아쓰기 한 문제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라갈수록, 성장할수록 시각은 넓어지게 되어있다. 아이일 때는 아직 가까운 것밖에 볼 줄 모르기 때문에 먼 곳을 볼 줄 아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움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이면서도 먼 곳을 내다보고 제대로 된 장기 계획을 세울 줄 아는 아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항상 가까운 곳만을 보고 있다면 먼 곳도 볼 수 있게 부모가 먼 곳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어야 하고 손가락으로 ‘저기를 한번 봐라’ 하고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마찬가지로 가까운 곳만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받아쓰기 하나 틀려왔다고 화를 내며 아이를 볶는다. 성적표에 C가 하나 있다고 펄펄 뛰며 아이를 잡는다. 미리 한 두 학년 앞선 공부를 미리 하면서 더 빨리 진도를 나가야 한다고 안달을 한다.  아이와 같은 시각-가까운 곳만 바라보는 시각-만을 지니고 아이를 닦달하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다. 처음엔 ‘장기적인 시각으로 멀리 내다 보고 키워야지’하고 마음먹었다가도 당장 받아오는 성적표 하나에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마음이 생겨 금방 그 마음이 무너지고 만다.

꿋꿋하게 보다 본질적이고 장기적으로 앞을 내다보고,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부모들이 되어야 한다. 아이와 같이 시각을 가까운 곳으로만 더욱 가까운 곳으로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앞으로 다가오는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게 된다.

최근 아이들을 온통 특수 목적 중학교, 특수 목적 고등학교의 입시에 맞추어 교육하는 집들이 많다. 그러다 누가 알겠는가, 입시제도가 확 뒤바뀔지. 아니면 미국대학에서 한국 특목 고등학교를 리스트에 올려놓고 그곳 출신의 학생들을 특별히 주의해서 엄격하게 입학 사정할 것을 결정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대학 입시가 완전히 뒤바뀌더라도, 21세기에 어떤 세상이 와도, 경쟁력 있게 앞으로 헤쳐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멀리보고 다른 아이들이 지니지 못한 우리 아이만의 고유한 잠재성을 키워 주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멀리 앞은 못 보게 딱 가로막고 바로 아래에 있는 책만 보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가까이도 보고 멀리도 볼 수 있는 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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