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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나라는 없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29 00:00

캐나다에 살면서 종종 주변의 한국인들로부터 캐나다에 대한 불평들을 듣게 된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의료 시스템이 답답하기 그지 없으며 빨리 병을 치료받지 못하니 불안하다며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을 불신하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한강에는 스무 개가 넘는 한강대교들이 놓여있는데, 밴쿠버와 써리를 연결하는 다리는 두 개밖에 없어 교통체증이 심한데도 다리 하나 더 못 만드냐며 캐나다의 기술력까지 비하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또한 한국은 이래서 저래서 다 좋은데, 캐나다는 너무 뒤떨어진다고 말하는 불평도 종종 듣게 된다. 모두 우리가 살던 한국에서의 생활이 습관처럼 남아있어 이곳 캐나다 문화와 충돌하면서 초래되는 문제들인 것 같다. 하지만 이따금 불평을 넘어선, 캐나다에 대한 잘못된 비난과 비하 등을 접할 때면 우리가 무언가 잘못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고민해 보게 된다.

한국인들이 고국을 떠나 캐나다로 오게 된 주된 이유는 무언가 한국보다 나은 것을 누리기 위해서이다.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캐나다는 한국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이 살고 사람이 만들어 가는 세상에 완벽한 나라란 없다. 그것은 고국인 한국이건 지금 살고 있는 캐나다건 마찬가지다.

응급실에서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치료를 빨리 받지 못하는 현실이 캐나다 의료시스템의 단점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만을 가지고 이곳 의료인의 실력이 나쁘다거나 의료시스템이 엉망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한국인들이 캐나다와 비교하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에도 단점이 있다. 캐나다 못지않게 진료 대기 시간이 긴 경우도 있고, 오진으로 병을 키우거나 심지어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적어도 돈이 없어서 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암 수술을 받았지만 병원에 낸 돈이라고는 주차비 밖에 없었다는 말처럼, 국가가 책임지는 캐나다의 의료정책은 미국도 부러워하고 있다. 그리고 환자를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캐나다 의료진의 서비스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강에는 수십 개의 다리가 있지만, 그 중엔 무너진 다리도 있다. 무너진 다리를 건설한 오욕을 가진 우리가, 100년이 넘은 캐나다의 다리를 보며 캐나다 기술자들의 실력을 탓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한국은 좁은 땅에서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땅에서 한국보다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 데다가, 사회주의적 개념을 바탕으로 많은 시설들이 국가의 손으로 움직여지기 때문에, 국가 재정이 부족하고 전반적인 시설 관리가 소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여건 속에서도 큰 땅덩어리를 가로지르는 도로와 철도를 만들고 이만큼 유지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는 엄연히 다르다. 이런 문화의 차이점 때문에 우리가 캐나다의 생활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평할 수도 있다. 또한 자기 고국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캐나다에 온 이유를 떠올리고 우리가 캐나다에서 누리는 것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캐나다 생활이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는 세상에서, 단점만 가지고 불평하기보다는 장점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현명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캐나다의 좋은 점들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찾아 배우려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한국을 위하는 일일 것이다.

이경용 인턴기자 (더글라스 칼리지 1년) lky03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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