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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깊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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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3-29 00:00

서효정 / 포트 코퀴틀람 Hope Lutheran School 6학년

우리는 같은 은하수 아래에 살고 있다. 무궁한 세계에서 하나의 은하수, 같은 행성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깊고 끈질긴 인연인가? 이런 점에서 생각해 볼 때 놀라운 사실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마음에는 밤하늘에 깔려있는 수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의 별과의 인연이 닿아있는 것이다. 이 인연이 있기에 우리는 그 수백억만 개의 별들 중 가장 아름다운 것, 가장 반짝이는 것, 그리고 가장 내 마음에 끌리는 별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알퐁소 도데의 '별'은 우리들에게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맺은 인연의 소중함과 아울러 기다림이 불러오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인연은 내가 불러서 오는 것도 아니고 가라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니다. 즉, 인연은 하나의 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한 불쌍한 양치기 소년과 어여쁜 아가씨의 마음속 속삭임을 이야기해준다. 양치기소년은 산 아래 마을 아가씨를 사랑하였다. 그는 산 위에서 양과 함께 지내며 한 달에 두 번, 식량을 전해 주러 오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녀의 소식을 듣곤 했다.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지난 번 스쳐봤을 때만큼 아직도 아름다울까? 어느 날 그녀는 바쁜 어른들을 대신해 양치기의 식량을 전해주러 오게 된다. 짧은 대화만 나누고 다시 그녀는 마을로 떠났고 그러나 예기치 않은 소나기에 다리가 잠겨 그녀는 양치기의 숙소로 돌아오게 된다. 두려움에 무서워 떠는 그녀를 위해 양치기 소년은 그가 가장 잘 아는 하늘의 별자리 이야기를 해주며 그녀를 위로한다. 짧은 여름 밤은 깊어가고 두 사람은 잠을 이룰 수 없어 내내 밤의 별자리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결코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마음속의 별과 맺은 깊은 인연의 뜻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가난하고 초라하지만 배려심이 깊은 양치기 옆에 앉아 그가 들려주는 별나라의 이야기를 자장가로 들으며 잠이 들고 만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하늘과 땅이다. 그러나 하늘이 없으면 땅도 없고 땅이 없으면 하늘도 없는 것이다.

우리도 이러한 관계를 본받아 남에게 따뜻한 등이 되어주고 약이 되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우나 미우나 같은 행성의 삶을 살기에 같은 배를 탄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삶은 그 전체가 기다림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우리는 기다려 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기다림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은 무궁무진한 기간 동안을 기다리지를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태어나고부터는 또 다른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겪어야만 한다. 이 글에는 양치기의 간절한 기다림이 나타난다. 그는 한 여자를 사랑함으로써 첫째, 그녀가 자기를 알아채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녀의 도도함과 전혀 겉으로 감정을 알아볼 수 없을듯한 것이 그녀의 매력 중 하나였고, 양치기는 그녀의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렸다. 간절히 빌며 기다리다 보니 그는 그녀 주변의 어른들 몇 명을 만날 수 있었고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그는 그녀가 자신을 찾아오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자 꿈속에서나 벌어질만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연히도, 그녀가 양치기의 집을 나서고 있을 때 소나기가 내렸다. 정말 양치기의 간절한 기다림이 그러한 우연을 만든 것은 아닐까? 양치기의 눈에는 그녀의 몸짓 하나와 웃음 한번이 꼭 하늘나라의 별 같이 비쳐졌다. 비로 인해 돌아온 그녀를 다시 만나 산꼭대기 양치기의 허름한 집 마당에서 모닥불을 쬐며 여름 밤을 별자리 이야기로 새울 때, 그때는 그의 눈과 그녀의 눈의 빛이 같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별이 쏟아져 내렸으니까...  기다림이 선물하는 것은 별 같은 사람이 한 사람의 눈에 다가와 이처럼 박히는 것이다.

이 글은 우리들에게 사랑하는 사람과만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속삭임과 무언가를 간절히 빌면서 기다리면 원하는 길은 마음이 열리듯 열려진다는 교훈을 남긴다.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별들이 기도하는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자신들을 찾아와 도와주기를, 사랑을 원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우리는 별을 찾는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우연처럼 다가오는 인연을 다시 느낄 수 있고,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행복을 느끼기 위해, 별 같은 사람을 내 눈동자뿐만 아니라 가슴속에 묻어놓기 위해 우리는 고통을 극복해내고 양심을 쌓아가는 것이 아닐까?

프레이저 밸리 한국어학교에 다니고 있는 서효정 학생이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프레이저 밸리 한국어학교 민완기 교장 선생님이 추천해주셨습니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한인 학생들이 쓴 글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한인 학생들의 모습을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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