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영양 만점, 맛 만점, 귀염둥이 ‘제프네 토마토 스파게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10 00:00

박진규 주부 (노스밴쿠버 거주)

레서피도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복잡하고 따라 하기 어려운 레서피는 가라! 푹푹 떠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손으로 맛을 내는 쉽고도 간편한 ‘나만의 레서피’, 계량스푼 대신 밥 숟가락 하나면 끝. ‘손 맛’ 좋은 주부들의 ‘레서피 없는 요리’를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쉽게 간편 재구성해서 밴쿠버 조선일보 지면에 공개한다.

박진규씨의 두 아들 주헌, 주혁과 조카 현지. 고만고만한 나이의 이종사촌인 세 아이들은 잘 놀다가도 토닥거리며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박진규씨가 만들어주는 스파게티를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중요한 시험을 앞둔 요즘도 일주일에 두번은 반드시 직접 토마토를 삶아 으깨어 만들어 먹인다. 예쁜척하며 엄마가슴에 기댄 아들이 막내 제프.

“자매와 이종사촌들의 아름다운 동거 ~ ~”

“아들 둘에 꼬맹이들 세 놈이 날마다 집안에 폭탄을 떨어뜨리고 전쟁이 따로 없어요….”
6살, 8살, 10살. 아이들의 나이만 들어도 그림이 딱 그려진다. 장난감에 벗어 던진 옷, 블록 동화책, 먹다 남은 과자 봉지….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 간단 레서피를 해 달라는 부탁에 집안 ‘청소’ 때문에 망설이던 박진규씨.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에는 창틀에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기만 하다. ‘지저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차일피일 미루려던 건 아무래도 거절의 핑계가 아니었나 싶다. ‘손님 접대용’으로 오전 내내 동생과 청소를 했다며 환하게 웃는 그녀. 지난 가을부터 성격 밝고 쾌활한 여동생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결혼 전 자매가 가족이었지만,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현재 환경이 다르면 한 지붕아래서 함께 살기란 쉽지 않은 법. 그러나 그녀는 동생가족과 사는 것을 무척 행복해 했다. 요리는 언니인 그녀가 책임지고 설거지와 기타 작은 일들은 동생이, 언니가 공부할 때는 동생이 조카들을 돌보고, 반대로 동생이 일을 나가는 시간에는 또 언니가 조카를 돌볼 수 있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친구가 된다는 것.

“우리 엄마 신문에 나온대!! 우리 엄마 조선일보에 나온대~~~!!”

3시 20분경, ‘우당탕탕~’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집안으로 달려 온 세 아이들. 날마다 집안을 홀랑 뒤집어 놓는다는 주헌, 주혁, 현지 꼬마악동들이었다. 막내 주혁이는 엄마가 신문에 나오는 게 꽤나 신나는 듯, 일단 소파 위를 한바탕 뛰어다니더니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식탁에 앉아 고개를 갸우뚱 한다.   
“엄마!! 근데… 집안이 왜 이렇게 클린 되어 있어?”
정말 집안 상태가 심각하긴 했던 모양. 일을 저지른 주최인 악동들이 ‘클린’ 된 이유를 물어 와 엄마를 무안하게 하고 어른들 배꼽을 잡게 했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1시간이면 장난감에 책들로 ‘좌악~’ 깔아 집안을 초토화 시킨다는 악동들은,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스파게티 한 접시를 게눈 감추듯 해치웠다.

“엄마가 해주는 스파게티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큰 아들 주헌이는 소스 접시 바닥을 긁다가 ‘더 해준다’는 엄마 말에 그제서야 수저를 내려 놓고 일어선다.  아이들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꼭 해 먹인다는 이 레서피는 요리사에 준하는 요리솜씨를 가진 시누이로부터 배웠다고.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한국에서 번역기자로 일을 한 경력으로 2년 전 이민을 온 그녀는 오는 4월 공인번역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 그동안 준비를 해 왔다고 한다. 시험이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요즘, 그래서 마음이 더 바쁜 그녀.

‘살짝’ 연하인 남편과는 서른 넘은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며 만나 정략결혼을 했단다. 서로를 구제하는 차원에서 ‘늦게 만난 만큼, 더 많이 사랑하며 살자’는 약속. 그래서인지 결혼 10년째인 지금도 부부가 얼굴을 보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기간은 아무리 길어도 두 달이란다. 어쩌면 이 기간도 만만치 않은 왕복항공료 때문에 ‘버티는 기간’에 가까운 듯. 눈치가 그랬다.
  

■ 재료
◇ 4인분 기준 : 토마토 3개, 홀 토마토 캔 1통, 토마토 페이스트 캔 1통, 돼지고기, 쇠고기, 양송이, 양파, 월계수 잎, 바질, 마늘, 통후추, 와인, 설탕 약간

■ 조리법
◇ 사전 준비 : 마늘, 양송이는 얇게 썰고, 양파는 가로 세로 1센티 크기로 깍둑썰기. 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겨두고, 돼지고기 쇠고기는 다진 것으로 구입해서 소금 후추로 살짝 밑간 해 둔다. 

① 올리브유를 두 숟갈(밥 숟갈)넣어 냄비를 달군 다음, 마늘을 먼저 볶다가 양파를 넣어 함께 볶는다.
② 껍질 벗긴 토마토를 잘게 썬다.
③ 2의 토마토를 캔 토마토와 섞어 손으로 조물조물 주물러 덩이를 으깨준다.
④ 잘 으깨어진 토마토를 붓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3:2 비율로 함께 넣는다.
⑤ 고기를 넣은 직후 작은 커피잔 1컵 분량의 와인을 넣는다.
⑥ 토마토 패이스트를 넣어 준다.
⑦ 바질, 월계수 통 잎을 넣어 5분 가량 잘 저어가며 끓인다.
⑧ 식성에 따라 설탕을 가감해서 끓인다.
⑨  ‘제프네 스파게티’ 완성

- Tip
스파게티 면의 양에 따라 약 8배 가량 물을 붓고 끓인다.
      
- 조리 point
① 토마토는 삶아서 껍질 벗겨 사용하세요.
② 와인을 넣어 고기냄새와 잡내를 제거 하세요.
③ 면을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고 삶은 면은 물에 헹구지 마세요.
④ 아이들이 싫어하는 최고 자양식 마늘을 이때 넉넉히 넣어도 절대 눈치 채지 못하죠?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