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사용할 컵을 가져오세요(Bring your own cup)." 일회용 컵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며 광역밴쿠버지역청(GVRD)이 지난 8일 열린 주거 문제 간담회 초청장 말미에 적어놓은 내용이다.
파리 선언 이후 캐나다 연방 정계는 이른바 '환경정국'에 돌입, 환경정책을 놓고 연일 여야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당 연방정부가 전례 없이 많은 환경 정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인 자유당(Liberals)은 현 집권 보수당의 환경 정책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신민당 의원들은 '불편한 진실'을 앞세우며 각 지역구별로 환경정책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BC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쓰레기 분리 수거, 전자제품 재활용 및 수거 제도 도입, 일회용 음식용기 사용제한 등 한국보다 뒤떨어져 있던 환경 보호 정책을 도입하려는 논의가 있다.
정치권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은 정치권보다 먼저 움직이고 있다. 버나비 소재 제조업체인 스테인슨사는 올해 1월부터 사무실에서 일회용 컵을 없애버렸다. 대신 일회용 컵 구입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와 직원 이름이 새겨진 스테인리스 커피 컵을 하나씩 증정했다. 회사 방문 고객들을 위한 일회용 컵은 '권장 기부금액 최소 50센트'라고 쓰여진 환경 단체 모금함 옆에 놓여있다. 또, 환경연구소 NSC는 최근 사무실 조명을 모두 CFL 전구로 바꿨으며, 음식 캐터링 업체를 정할 때는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업소를 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꼭 환경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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