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프레이저 밸리 가축 경매장을 가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12 00:00

FRASER VALLEY AUCTIONS! 매주 토요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열리는 경매 오전 : 닭, 토끼, 비둘기, 오리. 오후: 돼지, 소, 닭, 말, 염소 ……

위탁 경매 목장주인, 경매 받으려는 사람, 가족단위의 구경꾼으로 북적

‘프레이저밸리 옥션’ 가축 경매장. 이곳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는 작은 짐승, 12시 이후부터는 돼지와 소 등 큰 짐승의 경매가 열린다.

아침 7시. 경매장내 주차장은 새벽부터 근처 프레이져 밸리, 랭리, 호프, 지역에서 자신이 키운 동물들을 위탁경매 하러 온 목장 주인들이 가장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다. 1시간쯤 지나자 이들이 파는 가축들을 경매로 구매해 재 판매하는 정육점, 대형 식당 주인들이 그 곁으로 나란히 차를 세우고 삼삼오오 카페테리아로 들어섰다.

경매시간을 30분쯤 앞둔 9시. 이번에는 파커와 목도리를 이중 삼중 껴 입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주말을 맞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닭이나 오리, 토끼, 칠면조 등 작은 가축들을 구입하고 구경하려는 일반인 들이다. 이들이 가세하자 경매장은 조금씩 생동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경매에 참여하는 가족들

코퀴틀람에서 왔다는 ‘제니퍼’의 부모는 “아이들이 옥션하는 걸 아주 재미있어 한다”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찾아와서 닭을 3마리 정도 사간다”고 말했다. 어쩌다 ‘운이 좋은 날’은 시중가격의 1/3 가격에 낙찰을 받는 날도 있어 아이들과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오전 경매는 이들처럼 닭이나 오리 오골계 칠면조 등을 경매해 가정에서 요리를 하기 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연인끼리 담요를 덮고 구경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대로 소나 돼지 등 큰 동물의 경매가 시작되는 오후에는 정육점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경매가 시작되자 아이들과 재미로 참여했다는 사람들도 단 50센트라도 싸게 사려는 신경전으로 경매장안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정확히 9시30분 경매 시작. 일반경매와 같은 방식

어린이를 동반하고 경매에 참여한 가족들과 경매를 기다리는 가축들, 오른쪽 사진은 경매 보조 진행자로 나선 학생들이 닭을 들어보이고 있다.

정확하게 9시30분에 시작된 경매는 닭 1마리->2마리 순으로 진행되었다. 닭을 경매하는 사이사이 토끼와 오리, 오골계 등이 교대로 끼어드는데, 이것은 응찰자들이 착각을 예방하기 위한 것. 일반경매와 같은 방식으로 낮은 금액부터 올라가 최고가를 제시한 사람에게 낙찰하는 식이었다.

실내에 불이 켜지고 도우미 학생들이 문마다 고유번호가 붙어 있는 대형 닭장을 밀고 들어왔다. 경매진행자가 “치킨, 365번”하면 도우미 학생이 재빨리 365번 닭장 속에서 경매될 닭을 꺼내 응찰자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본격적인 경매는 시작되었다.

경매진행자가 “2달러, 2달러 하프, 3달러, 3달러 하프….” 외치자 응찰자들의 손이 바빠지고 ,낙찰, 유찰이 결정되기 이전까지 도우미 학생들은 물건을 어깨높이로 들어 보이며 응찰자들의 판단이 쉽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경매 시작과 동시에 “넘버 675! 넘버 675!” 반복하는 소리. 낙찰되었다는 말이다. 소요시간은 20초가 채 안됐다. 혹 진행자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다고 자신의 영어실력 탓을 하지 마시길. 이 나라 사람들도 알아듣기 힘든 경매진행자의 가격외 중복되는 말은, 일반적인 언어가 아니라 그들만의 간투어(말과 말 사이 특별한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넣는 말).

이날 진행자 ‘Coayton Freementle’씨는 파운드(Lb)의 라틴어 ‘Libra’를 간투어로 사용해 듣기에 따라 ‘라불 라불 라불 ….”이란 소리만 들렸다. 

경매장의 시설과 기본적인 내부

‘FRASER VALLEY AUCTION’간판이 붙은 경매장과 우측 컨테이너 간이 건물이 사무실, 경매를 기다리는 가축들이 대기하고 있는 계류장으로 나뉜다. 사무실 문 정면으로 경매장으로 통하는 출입구와 계류장 출입구가 나란히 있다. 닭들 속에 공작이나 금관조 같은 예쁜 새들도 눈에 띈다.

이 계류장 뒷편으로 양, 염소, 송아지, 야크 등 중간 크기의 가축 계류장이 있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돼지, 소, 말 등 큰 짐승들이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귀에 번호표를 달고 있는 송아지, 빨간색, 노란색 스프레이를 등에 뿌린 양들은 위탁경매 주인을 구별하는 인식표. 소와 돼지 등의 큰 가축은 경매 후 사무실에서 도축 신청서와 대금을 지불하면 깔끔하게 손질해서 집까지 배달도 해 준다.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

경매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먼저 ‘‘응찰 할 경매물건-> 시중가 알아보기->상한가 정하기-> 아쉽더라도 포기 기준’을 결정 한 다음 참여해야 한다. 분위기에 끌려 정신 없이 팻말을 들고 내리다가 자칫 시중가보다 비싼 금액으로 낙찰 받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

컨테이너 건물에 있는 사무실에서 2달러를 내면 하얀 나무 응찰번호표를 살 수 있다. 이 번호는 하나로 여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낙찰 받지 않을 경우 환불이 가능하다.

자리는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앞 사람들의 팻말을 볼 수 있는 뒤쪽, 구경만 하려면 중간에 앉아야 편리하다. 온 가족이 즐기면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예쁜 새나 팻류 경매를 직접 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낙찰 받은 물건을 다음주 다시 내놓고 위탁경매로 되팔아 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 

경매장 바깥 풍경

경매장 밖에는 이곳에서 주말마다 장사를 하는 할아버지들의 노점이 있다. 봄이 되면 더 많은 상인들이 야채시장을 열어 경매장 밖의 또 하나 볼거리. 요즘 같은 겨울엔 두 노인이 독점(?)하고 있다. 이쪽에서 물어보고 저쪽에서 구입하면 어김없이 한쪽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친한 듯 보이는 두 할아버지 사이는 영업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고 질투도 만만치 않다. 유정란이라고 우기는 계란을 ‘속는 셈 치고’ 구매하기 싫은 사람은 차라리 3달러에 팔고 있는 호두를 사면 100알이 넘는다.

------------------------------------------------------------------------------

직접 경매에 참여, 오골계 3마리를 15달러에 낙찰 받다

닭 1마리부터 경매에 참여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가 눈치 보는 사이 어느새 1마리 단위의 경매가 끝나고 2마리씩 하는 경매, 오리 경매까지 끝이 나버렸다. 1회 경매 시간이 5초를 넘지 않고 경매진행자의 리듬 없는 기계소리에 정신 없이 세 마리째 경매물건도 마지막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응찰 물건은 발가락까지 까만 색깔인 ‘오골계’.

처음 2달러로 시작, 재빨리 팻말을 들었지만 금액은 3달러, 다시 3달러 하프…. 계속 올라갔다. 이처럼 내가 내린 후에도 금액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는 건 나 보다 높은 금액의 응찰자가 또 있다는 말. 2달러에서 시작한 금액이 내가 마지막으로 든 5달러를 지나 5달러하프에서 멈췄다. 5달러 하프 응찰자가 없으면 내가 제시한 5달러가 최종 낙찰가로 낙찰이 되는 것이다.

경매 진행자가 ‘5달러 하프, 5달러 하프’ 반복하며 응찰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진행자가 눈을 마주치며 번호를 불렀다. 그것이 ‘낙찰’을 결정하는 표시.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경매금액, 응찰번호, 물건 번호 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낙찰 번호를 두 번 반복하며 눈도장을 ‘찍어’주는 것으로 끝이었다. 이때 손으로 번호를 기재해 옆자리의 보조진행자에게 넘겨주는 동시에 다음 경매가 또 진행된다. 이처럼 경매장의 시계는 초 단위의 초스피드로 움직이며 수 백마리의 가축들이 단 1시간 30분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사무실에서 3마리의 낙찰 금액 15불을 지불하고‘지불완료’ 도장이 찍힌 분홍색 영수증을 받아 계류장 도우미 학생에게 건네 주었더니 낙찰 받은 오골계 세 마리가‘꼬꼬댁’ 소릴 지르며 학생들 손에 잡혀 나왔다.

-----------------------------------------------------------------------------

■ 찾아가는 길
● 66번 출구에서 약 6KM 지점 
1번 고속도로 북쪽 방향 (써리, 랭리, 방향 ) → 66번 출구→ 사우스 랭리(South Langley) 방향 → 쉐브론 주유소 지나 직진 → 삼거리(Globe RD와 232 ST.이 만나는 지점) 좌회전 → 이 길이 232 ST.이다. → 직진 계속 56 AVE. 4way에서 우회전→ ‘NEWHOLLAND’ 간판 옆건물
● 위치문의 : 604-534-3241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화보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유아의 언어 발달
캐나다에서 자라는 한국 유아들 중에는 '말이 늦은' 아이들이 드물지 않다. 부모와 형제가 모두 한국어를 사용하는 가정인데도 어린아이가 한국말을 잘 배우지 못한다.
제이미(20세·남·가명)는 어릴 적 '어호이(Ahoy)'라는 초콜릿 칩 쿠키에 매료되었다. 초콜릿 칩 쿠키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 만드는 방법을 집에서도 연구하고 재료를 바꿔가면서 다른 맛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다른 음식에 넣었을 때 어떤 음식과 어울리는지,...
UBC Pathology & Laboratory Medicine
병리학과 실험의학(Pathology and Laboratory Medicine 이하 MLSc)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학문이다. 보
북미대학 조기전형 적극 활용해야
북미 각 대학의 조기전형은 가을 학기 대학 입학 예정인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조기 전형으로 대학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들을 6월 30일까지 마무리 해야 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평균 점수가 필요하다. 조기전형 지원에 필요한...
중국 커뮤니티 엿보기
지난 18일 밴쿠버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들의 가장 큰 잔치인 음력 설 축제가 열렸다. 가족을 동반한 수천 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이날 행사에서는 중국 전통 용춤과 사자 춤 등 다양한 공연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용춤은 중국 명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통...
간단명료하게 자신만의 장점 부각 시켜야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에 하나는 취업이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대학생들은 졸업 전부터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거나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있다. 이런 경력을...
"수술하면 깨끗하게 완치될 것입니다. 아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보장합니다." 그가 이생에서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중국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이기택군이 역전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지난 2월 5일부터 9일까지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중국 주니어 골프대회(11~14세)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막판 역전극이 펼쳐졌다. 전반 9홀까지 5타차로 뒤져 있던 소년 골퍼가...
‘개를 사랑하는 밴쿠버 사람들의 모임’
“애견과 함께 밴쿠버의 아름다운 공원을 탐색하는 사람들” 밴쿠버는 동물, 그 중에서도 개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원 어디를 가도 애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이곳에서 개는 가축이 아닌‘가족’으로 대접을 받는다....
버나비 관할 연방경찰(RCMP)이 무단횡단(jaywalking)을 하는 보행자에 대한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버나비 연방경찰 대변인은 "지난 19일 밤 휴대 전화로 통화를 하며 무단횡단을 하던 49세 밴쿠버 거주 남성이 버스에 치었으나 다행히 경상을 입는데 그쳤다"며 "최근...
와인 병당 최고 12센트까지...4월부터
와인과 맥주병 등의 음료 재활용 비용이 오는 4월 1일부터 일제히 인상된다. 가장 인상폭이 큰 품목은 와인으로 1리터 미만의 경우 기존 2센트에서 9센트로, 1리터 이상은 4센트에서 12센트로 오르게 된다. 또한 맥주와 쿨러 등도 1리터 미만은 6센트, 1리터 이상은...
교육청, "학생수 적어 폐쇄 불가피"
코퀴틀람 교육청(District 43)은 관할 지역내 8개 초등학교 폐쇄에 대한 공청회를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 중이다. 현재 폐쇄 대상에 포함된 학교들은 칼리지 파크(College Park), 코로네이션 파크(Coronation Park), 링컨(Lincoln), 미도우브룩(Meadowbrook), 밀사이드(Millside),...
BC주정부 2007년 예산안...주택 문제 해소에 중점
BC주정부는 20일 2007년도 주정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개인 소...
검은색 밴 운전 용의자 찾는 중
노스 밴쿠버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납치미수 사건 3건이 연달아 발생해 관할 시경이 부모들과 아동의 주의를 촉구했다. 용의자는 검은색 밴을 운전하는 남성으로, 차 뒷편 유리창에는 '베이비시터'란 단어가 새겨져 있다. 납치대상이 됐던 아동들의 진술이...
준비된 지도자(2) 2007.02.20 (화)
지난 주에 이어, 한인계 출신(편의상 홍길동이라고 불러보자)이 캐나다 정치계에 입문하려고 생각한다면 기본적으로 잘 준비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다뤄보겠다. 둘째, 홍길동 후보는 정치입문을 위해 누구를 어떻게 벤치마킹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야...
3월 봄방학과 함께 미국을 여행하는 캐나다 국민들은 새로운 규정 때문에 다시 한번 이 정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 1월 23일부터 항공편을 이용하는 캐나다 국민도 반드시 여권을 소지하도록 했다. 이로 말미암아 캐나다 여권사무소 앞에는 여권을...
환상(幻想) 또는 환상(幻像), 깨지지만 않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냉정한 현실에 살면서도
지난 주에 이어 통풍(痛風)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통풍이 발생하는 원인 중 두 번째는 담열(痰熱)이다. 위장 기능이 약하거나 신경을 많이 쓰면 기(氣)의 순환이 장애를 받아 몸 안에 담(痰)이라고 하는 노폐물이 생기는데 이러한 담이 오래되면...
2007!! 밴쿠버에서 맞이하는 정해년 설날!
‘설’은 새해의 첫머리란 뜻이고‘첫머리+ 날, 즉 첫날이란 의미를 지닌 설날. 설날 놀이로는 뭐니 뭐니 해도‘윷이야~ 모야~’소리치며 던지는 윷놀이 만한 게 없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왠지 울적한 마음을 싹~ 날려버릴‘윷놀이’한판. 가족대신...
은퇴자들이 사는 법(7) BC주의 유언장 제도
사회계약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영어권 사회에는 '유언장'(will)을 작성하지 않고 사망한 사람'을 지칭하는 'intestate'란 단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서류 형태의 유언장 작성을 중시하고 있다.
 1471  1472  1473  1474  1475  1476  1477  1478  1479  1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