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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파는 재료,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요리는 도전 대상!”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27 00:00

이현자 주부(노스 밴쿠버 거주)의 '찹쌀 순대'

레서피도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복잡하고 따라 하기 어려운 레서피는 가라! 푹푹 떠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손으로 맛을 내는 쉽고도 간편한‘나만의 레서피’, 계량스푼 대신 밥 숟가락 하나면 끝.‘손 맛’좋은 주부들의‘레서피 없는 요리’를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쉽게 간편 재구성 해서 밴쿠버 조선일보 지면에 공개한다. 

“요리는 재미있게 놀이를 즐기듯 해야 쉬워진다!”
“레서피 없는‘나만의 레서피’주제에 똑 맞는 사람”

시장에 나온 모든 재료만 보면 ‘영감’이 떠오른다는 도전요리사 이현자씨<사진>. 한가지 재료로 백가지 맛을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졌다. 배운 적도 없고 유명한 요리를 정식으로 맛을 본 적도 없지만, 이름만 봐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 그러니 레서피가 필요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 마치 요리 퍼포먼스 처럼 신나고 먹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맛과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녀도 언젠가 정통 궁중떡 강좌를 등록하던 친구들을 따라 배우려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만들 때마다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한치의 오차없이 레서피대로 정확히 만들어야 하는 정통은 배우나 마나 한 것’이란 것이 이유.

이날은 캐나다 댄스클럽, 등산모임, 합창단, 교회…. 그녀가 속한 모든 곳에서 이미 소문난 그녀의 솜씨가 밴쿠버 조선일보 ‘나만의 레서피’에 공개된다는 소식을 들은 청강생(?) 세 사람이 참여했다. 

놀이를 하듯 다양한 요리방법을 즐기는 그녀에게 한가지 요리만 만드는 건 너무 심심한 일. 역시 순대 속을 한 양푼 만들더니, 흙장난 하는 아이처럼 손가락으로 쓱쓱 선을 그어 세 등분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원래 계획대로 야채순대, 두 번째 그릇엔 현미를 가미한 현미순대, 세 번째 그릇은 김치 순대를 만들 생각이란다.

흐미… 한가지만 하면 되는데…. 말리기엔 이미 늦었다. 그렇게 생각도 빠르고 손도 빨라 한가지만 조물 거리며 시간 낭비하는 법이 없다는 청강생들의 귀뜸. 송편을 만들어도 색깔별로 만들다 못해 반죽이라도 무지개 빛깔로 만들어야 즐겁다는 그녀. 1년 열 두달 내내 요리 재료준비를 한다.

철마다 나오는 과일은 즙을 내어 냉동해두고, 말릴 것은 말려서 찔 것은 쪄서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쓴다.

요리는 그녀의 취미생활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이국 땅에서 우리 음식이 먹고 싶어 향수병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몸이 바쁜 걸 택하고‘먹고 살기위해’시작했단다.

메주를 쑤고, 20년 된 간장을 먹고 있는 그녀의 장기중의 장기는 ‘궁중떡’. 그말을 듣던 이웃은‘과일 막걸리’라 하고, 합창단 지인은 ‘이바지 떡’에 ‘보리된장’이라더니 찹쌀 부꾸미에 과자 같은 제목을 한참 쏟아내더니 “더 이상 말을 못하겠다”며 웃는다. 그 중에서도 쌀을 아침 저녁 물 갈아 주며 한 달간을 냉장했다가 볶아서 만든다는 ‘오꼬시’ 강정은 백미 중에서도 백미.

그녀가 만든 모든 음식은 직접 좌충우돌하며 매번 다르게 시도하며 만드는 도전요리이기 때문에 레서피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순대만해도 그랬다. 처음 찹쌀 순대를 만들려고 찰밥을 만들어 넣었더니, 너무 질어서 먹기도 썰기도 힘들어 다음엔 맵쌀을 반반 섞어 만들어보았고 괜찮다 싶으면 여기에 다시 시래기를 푹 삶아서 시래기 순대도 만들어보는 식이다. 당면도 각각의 브랜드를 몽땅 사서 해본 결과 ‘0 씨’ 잡채 당면이 가장 적당하다는 걸 발견했단다. 그 회사와는 일면식도 없음을 꼭 밝혀 달라는 당부. 그녀의 요리는 이렇게 수 년에 걸쳐 실패를 거듭하고 나온 것이라 한 두 번 흉내내고 배운 대로 하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다른 데가 있다.

말로 설명하면 정리해서‘레서피를 만들어 주겠다’는 조건으로, 팥앙금을 넣어 만든 ‘도토리가루 찹쌀 부꾸미’와 ‘과일 동동주’, 토속된장 한 공기로 ‘보리된장’ 발효 하는 법, ‘오색송편’까지 가르쳐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순대 당면을 삶을 땐 실로 묶어서 끓기 직전 꺼내야 가위로 자르기 쉽다. 칼질을 할 땐 누르지 않고 톱질하듯 앞뒤로 썰어라. 생 찹쌀 믹서에 갈아서 만드는 수 십가지 떡, 믹서는 3분 사용 1분 휴식을 명심해야 오래 쓴다…”

그녀가 입만 열면 요리뿐 아니라 생활 대백과 사전이다. 저걸 어떻게 기억하고, 또 언제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대충 밥 세끼 해 먹고 사는 사람에겐 숨이 막힌다. 

이렇게 바쁜 중에도 매일 등산을 가고, 캐나다 댄스클럽에서 살사댄스를 추며, 화요일엔 필그림 합창단에 참여한다. 도란도란 끝도 없는 살림이야기를 들으며 요리 삼매경에 푹 빠져 있던 한 청강생이 후다닥 뛰어나간다.

“아휴, 큰일 났다. 아이 데리러 갈 시간이 훨씬 지났네. 열쇠도 없을텐데…”


필요한 재료
◇ 주재료: 돼지 곱창, 돼지 선지, 찹쌀, 표고버섯, 부추, 쪽 파, 양파, 풋고추, 김치(외 좋아하는 야채)
◇ 양념: 마늘, 소금, 후추가루, 커피 약간, 고춧가루
◇ 기타 준비물: 입구 지름이 2cm~3cm가량 깔때기, 나무젓가락 세 개, 바느질용 흰면실


주재료 구입처
◇ 선지, 돼지곱창: SUPREME MEAT SUPPLIES LTD/ 버나비 소재(604-299-0541)
◇ 재료명:‘RAW PORK BLOOD CRUAU PORC CUIT’‘PORK INTESTINE’(곱창은 한 봉지 모두를 사야 한다.)


사전 준비

◇ 찹쌀은 5시간 가량 불린 다음, 랩을 덮어 전자레인지에 5분 가량 익혀둔다
◇ 소금으로 절여진 곱창은 물에 1시간 가량 담궈 소금기를 제거한 후, 소쿠리에 받쳐 약 20cm길이로 썬다.
◇ 흰 면실은 10cm 길이로 잘라 둔다.


조리법

① 당면을 찬물에 담궈 불 위에 올려 김이 나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끄고 건져 3센티 길이로 썬다.
② 1의 당면과 표고, 부추, 쪽파, 양파, 풋고추, 김치를 잘게 다져 섞은 다음 소금 후추 마늘, 커피 반숟갈을 넣고 간을 한다. (피를 섞은 후 맛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때 간을 약간 많이 한다)
③ 2에 선지피를 넣어 버무린다.
④ 면 실로 끝을 묶은 다음, 곱창을 깔때기에 물린다.
⑤ 준비된 재료를 넣고 젓가락으로 밀어 넣으면 들어간다. 이때 팽팽하지 않게 눌러서 납작한 정도만 넣는다. 여분을 두어야 터지지 않는다.
⑥ 끝을 실로 묶던가, 곱창과 곱창의 여분을 묶어 동그랗게 만들어도 된다.
⑦ 찜솥을 미리 김을 올려 맛뵈기 순대를 작게 만들어 간을 본다.
⑧ 나머지 순대를 찜통에 넣고 쪄 낸다.

Tip
◇ 당면을 찬물에 담궈 불에 올린 다음 김이 나면 즉시 불을 끈다. 끓으면 순대 상태에서는 불어버린다.
◇ 소금간은 피가 들어가는 것이므로 약간 짭짤해도 괜찮다.
◇ 곱창에 속을 넣을 때 부족한 듯 넣는 것도 요령. 익으면 팽팽해 진다.
◇ 미리 찜 솥을 올려 작은 맛 뵈기 순대를 하나 만들어 맛을 보고, 부족한 소금간이나 향신을 가감하여 만들면 더 맛있는 순대를 만들 수 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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