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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25 00:00

초등학교 2학년 프로젝트 반에서 일어난 일이다. 여러 가지 3차원 퍼즐을 돌아가며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이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5-6학년의 영재 아이들도 잘 풀지 못하는 건데...” 하며 한국 아이들이 매우 영리하고 똑똑하다고 놀라워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바로 또 일어났다. 창의성 활동으로 여러 가상 상황을 주고 그 상황의 장점과 단점,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토론하는 시간이 되었다. 어이없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입을 다물어 버렸다. 간신히 생각해 낸 이야기도 지극히 평범한 내용의 이야기뿐이었다.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직 아이들이 수동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초등학교 2학년 뿐 아니라 고학년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인다. 어려운 수학문제나 물리문제 등을 척척 풀어내고 들은 이야기, 아는 이야기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술술 말하지만 자신만의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과제가 나오면 무너지는 것이다. 복합적이고 고차원적인 생각의 기본이 되는 유추활동(Analogy)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이 헤매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식은 넘치지만 독창성(Originality), 유창성 (fluency)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사실 한국 어린이들의 지식수준은 놀라울 정도이다. 교육열이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라이어서 그런지 어릴 적부터 책을 많이 읽고 인터넷 강국답게 인터넷으로 얻은 많은 정보를 통해 아이들 대부분 똑똑하고 아는 게 많다. 그러나 자기만의 생각, 책에 없는 다른 생각, 그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은 많이 부족한 것을 본다. 한마디로 지식은 넘쳐 나는데 지혜가 부족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부모님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흔히 지식은 시간을 많이 들여 쌓으면 되지만 그러한 고도의 사고력과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주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계속 주입식 교육으로 자란 우리 세대에서는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인 듯 싶다. 그저 지식을 쌓다 보면 사고력과 창의성도 저절로 생기겠지, 아니면 타고난 창의성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겠지 하고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창의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고력, 창의성도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학자들이 증명해 내었다.

지식은 일방적인 강의, 책 읽기에서 비롯되지만 창의성과 사고력은 양방향에서 비롯된다. 부모나 선생님과의 대화, 질문에서 사고력과 창의성이 싹튼다. 특히 물어보고 바로 답을 알려주는 그러한 대화가 아니라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이 핵심이다. 고도의 생각을 유도하는 프로젝트 반에서 사용하는 창의성 활동을 보면 대부분 정해진 답이 없다. 잘 고안된 열려있는(open ended) 질문들에 대해 깊게 생각할 때 창의력과 사고력이 길러지게 된다.

많은 어린이들이 창의력, 사고력 질문들에도 자유롭게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이렇게 대답하면 맞을까, 이렇게 대답하면 틀릴까’를 먼저 생각한다. ‘저런 건 책에 안 나와 있는데…’를 먼저 생각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주입식 교육의 독(毒)이 창의성과 고차원적인 사고력의 숨통을 막는다. 깨어있는 부모와 선생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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