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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부위의 아주 특별한 맛 ‘청석골’아니 '청석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1-19 00:00

쇠고기라고 다 같은 쇠고기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특수 부위의 특별한 맛은 최상의 미식이다. 고기 한 점, 생선 한 토막을 먹더라도 어느 부위가 가장 맛있는지 꼼꼼히 따질 것. ‘특수’란 단어에서 벌써 차별화가 ‘팍’ 느껴지지 않는가. 소 한 마리를 잡으면 기껏 2인분이 나올까 말까 한 감질나는 양이기에 더 맛있는 특수 부위. 청석돌을 가면 ‘특수부위 모듬’ 이 한마디가 탁월한 선택임을 곧 알게 된다.

도축·성형·판매 넘나드는 ‘청석돌’ 주인 이광영씨

“쇠고기의 맛이란 한 조각이 맛이 없으면 한 마리 전부가 맛이 없고, 한 조각이 맛이 있으면 한 마리 전체가 맛있다.”
이 말에 동의 하는가. 이광영씨에게 물어보자.
“아닙니다. 아무리 맛있는 소도 엉덩이 부위는 맛이 떨어지는 편이고, 부위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에 소를 통째로 말을 할 수는 없지요. 특별히 나이든 소가 아니라면 결을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같은 고기라도 육즙의 맛과 분비되는 시간이 달라지죠. ”
청석돌 고기 맛을 이야기 하려면 먼저 주인의 이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가 펄펄 뛰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식육관련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 15년 전. 우연히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정육코너에서 예술작품 같은 고기 디스플레이를 보고 나서다.
이곳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우와 수입고기를 모두 만났고, 고기의 부위별 모양과 맛, 상품화에서부터 기획과 마케팅까지 고기에 관한 전분야를 익힐 수 있었다.
이후 몬트리올로 옮겨 한화유통과 현대백화점 등 강남 최고의 마켓에 육류를 수출하는 일을 하며, 동원산업의 외식사업부와 몬트리올 내 450석 규모의 180가지 메뉴의 뷔페를 열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한국의 육류수출입 관련업계에서 몬트리올의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축과 성형, 판매로 나누어지는 각 분야의 역할이 뚜렷 한 식육업계는 도축하는 사람은 도축만 맡고, 포장 상품화 작업 등의 판매 이전 모든 과정은 성형 부분에서 이루어진다. 
그는 이 세 분야를 넘나드는 포괄적인 능력과 육류수출입 외국 회사들과 한국의 기업이 사용하는 육류 팜플렛 제작까지 식육분야에 있어서 한계가 없다. 이런 이유들이 바로 이 집 고기 맛을 대변하는 결정체다.

매주 화요일 저녁 소고기 꽃등심과 돼지 삼겹살 뷔페

‘청석돌’의 진미는 특수부위 부채살, 토시살, 살치살, 늑간살이라는 정보에 입맛 다시며 찾아간 날은, 마침 꽃등심과 삼겹살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청석돌 이벤트가 열리는 화요일. 매일 아침 들어오는 특수부위는 화요일에는 한 점도 없다는 말에 기운이 쏙 빠진다.
예쁜 여자 손님 둘이 파전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그냥 갈 순 없지. 우거지 탕에 파전 하나를 시켰다. 뜨거운 철판 위에 파아란 파를 깔고 앉아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제각각 향을 뿜어대는 오징어, 홍합, 새우 살을 젓가락으로 꼭꼭 눌러 앉히고, 가위로 쓱쓱 잘라서 깨소금 고소하게 띄워진 간장에 찍어 한 입 넣었다. 갑자기 집에 두고 온 남정네 생각이 간절해 진다. 이렇게 맛있는 파전을 혼자만 먹는 게 몹시 미안하다.
“포장해 가라. 포장해 가라” 양심을 찔러대는 소리에 고기 맛은 내일 다시 보기로 하고, 맛있는 해물파전 한판만 포장해달라고 주문을 했다.  

청석돌 모듬, 소고기 모듬을 시켜도 특수부위 한가지는 기본

글쎄 고기 맛이 별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특수부위는 일단 입안에 넣어 보면, 같은 부위인데도 혀끝에 감기는 육질의 부드러움에서 확연히 차이가 느껴진다. 그 섬세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척 배가 고픈 상태이거나 너무 배가 부른 상태가 분명하다. 
특수 부위는 소 한 마리에서 적게는 150g 많아도 500g을 넘지 않을 정도로 희소성 때문이 입맛 상승을 부추긴다는 설이 있을 만큼 감질나는 양이 나온다. 
각설하고, 고기! 고기 맛을 보자. 쇠고기 모듬, 청석돌 모듬, 어떤 걸 시켜도 특수부위 한 종류는 딸려 나오지만 이 특수부위만 주문할 수도 있다.
‘특수부위 모듬’과 청석돌 모듬을 시켰다. 부위마다의 맛을 느껴보기 위해, 보통은 메인 메뉴가 나올 때까지 두 세 번 리필이 이루어지는 왕성한 식욕을 억제하며 일체의 밑반찬을 거부하고 기다렸다. 혀 끝의 미각과 온 몸의 오감을 곤두세워 한 점, 한 점 구워서 맛을 보기로 했다.
먼저 불 판에 불을 켰다. 산에서 나는 돌이면서 수분을 먹고 자라는 신비의 돌로 알려진 전남 익산의 청석, 이 곱돌로 만든 청석돌 불판도 이 집의 명물이다. 따끈따끈 해진 판 위에 고기를 부위별로 선별하기 쉽게 딱 한 점씩 얹었다.

특수부위 중에서도 맛의 결정은 단연 낙엽살, 토시살, 살치살, 늑간살
 
낙엽살 마블링이 고기 결 사이로 마치 낙엽처럼 펼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기두께가 얇아서 청석돌 위에 얹기 바쁘게 갈색으로 솔솔 익어 간다. 청석돌은 고기의 수분을 빨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수분을 내뿜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종잇장처럼 얇은 고기가 타지도 않고 연기도 없이 금새 익었다. 고기를 젓가락으로 살짝 굴려 ‘도르르’ 말아 입안에 넣었더니 씹을 것도 없이 꿀꺽 넘어가버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씹을수록 육즙이 배어나는 고기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낙엽살을 시키면 ‘어, 뭐야. 넘어갔잖아’ 할게 뻔하다. 그렇게 부드럽다.
살치살 자르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한 점으로도 동시에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이 살치살은 고기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소의 어깨부분 위쪽 목심 부위로 한 마리에 250g가량이라니, 한 접시만 시키면 소 한 마리를 다 먹는 셈이다. 고기를 썰 때 결을 살려서 자른 것과 결대로 자른 것이 맛이 다르다, 결대로 자른 것은 쫄깃쫄깃 씹히면서 육즙이 계속 나오는 반면, 결을 반대로 자른 것은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약간의 피 냄새가 섞여 어떤 부위도 흉내 낼 수 없는 색다른 맛이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
토시살은 소의 척추 안쪽으로 매달려 있는 살이다. 이 부위는 특수부위 중에서도 특히 작게 나오는 부위. 많아도 150g~200g을 넘지 않는다고 하니 한번쯤 꼭 시켜서 맛을 봐야 미식가라 할 수 있겠다. 소금을 뿌려서 핏기만 가실 정도로 살짝 익혀서 생고기에 가깝게 먹는, 바로 ‘화풍생고기’로 구워먹어야 제 맛.
늑간살은 소의 갈비뼈와 뼈 사이의 살, 즉 갈비살이긴 하지만 이 역시 칼 잡는 사람의 테크닉에 따라 고기 한 점으로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부위다. 살집을 절반으로 나눈 다음, 한쪽은 결을 살리고 한 쪽은 결을 죽여 썰어내는 것이 기술. 이토록 집요한 ‘맛 욕심’을 혀는 잘도 찾아낸다. 고기 한 가지를 놓고서도 다양한 맛을 찾아내는 절대미각은 타고난 게 아니라 좋은 고기, 솜씨 좋은 요리사가 조종해 나가는 게 아닐까. 
아, 청석돌에서도 불판에 올린 고기는 윗면에 육즙이 살짝 올라오면 딱 한번만 뒤집을 것. 자주 뒤집고 만지작거리는 건 정말로 소를 두 번 죽이는 일. 청석돌 이름을 죽이는 일.
매주 화요일에는 꽃 등심과 삼겹살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7세 이하와 65세 이상인 분들은 9.95달러. 어른은 18.95 달러.

*영업시간   11:00AM~ 11:00PM (매주 월요일은 휴무)
*주소   #220-4501 North Road.
*전화   (604) 415-344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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