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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냄새 없는 향긋한 ‘오향족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29 00:00

정미정(화이트락 거주)

“안팎으로 요리를 한다믄 사람들이 흉본다!”

정미정씨의 남편 백동하(REGENT PARK 대표)씨는 밴쿠버 최초의 남자들의 요리모임을 만든 장본인. ‘안팎’이란 그 말이다.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질투’일 게다.

시아버지를 모시고 화이트락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집에 살고 있는 그녀는 백씨 문중의 맏며느리다. 일년 열두 달 손님 치레로 복닥대지만 그렇게 사는 게 즐겁기만 하다. 하루쯤 혼자 조용히 쉬고 싶은 날도 있지 않을까 해서 넌지시 물어보면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많이 찾아와야 복이 들어온다”고 직답이 돌아온다. 아무리 많은 손님이 와도 내 집을 찾아 든 사람을 맨입으로 보내는 일은 없다.

맏며느리 그녀의 사전에 레서피라는 건 없다. 쇠고기 달달 볶아서 무 숭덩숭덩 썰어 넣고, 얼큰한 고춧가루 섞어 볶은 고추기름 풀어서 금세 끓여내도 ‘원조 해장국’ 할머니가 울고 가야 할 맛을 낸다.

하지만 요즘은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남편을 외조(?)하느라 식탁 한 켠에 나름대로 레서피를 만든 메모장이 올려져 있다.

사실 그녀의 진짜 손 맛을 느끼려면, 요리보다 차에 관한 깊은 조예를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정통 불교 다도를 공부하고 밴쿠버로 온 그녀가 끓여 낸 차 끓이는 솜씨에 반해 차 맛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다. 이래저래 손님이 차고 넘치는 ‘팔자 소관’ 이다.

당연히 그녀의 재산목록 1호는 거실 한 켠에 고즈녁히 자리잡은 다기(茶器)들이다. 밴쿠버로 이민을 오면서 또 이후에도 한국을 다녀올 때마다 가장 소중히 보듬고 온 것들이다. 

차의 종류에 따라서 담아내는 찻잔이 모두 달라야 하고 차를 마신 다음 간수하는 것도 보통 정성이 아니다. 집안에 늘 은은한 차 향이 끊이지 않는 집이지만 어쩌다 우연히 혼자 있게 되는 날에는, 마시는 사람에 따라 열 가지 스무 가지 맛을 내는 중국 ‘보이차’를 마시며 조용히 참선 하기를 즐긴다.

누구는 밴쿠버의 겨울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지 않는다. 좋아하는 차(茶) 한 줌만 있으면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 평온하기만 하다.

첫 인상에서 활달해 보이는 것과 달리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굳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차를 마시며 가만히 그 사람을 생각하면 느낌이 전해져 온다는 것. 그녀는 독실한 불교 신자다. 참선을 하면서 인내하는 법을 배웠고 삶의 지혜를 터득했다.

몇 년 전 홀로되신 시아버지와 대화나누기를 좋아하고, 손님이 없는 날은 맛있는 요리를 해서 둘이서 식사를 하고 향긋한 차를 나누며 살아가는 정미정씨. 그녀에게서는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는 사람향기가 묻어 난다.


필요한 재료


족발, 월계수 잎, 통후추, 커피, 오향분, 마늘, 생강, 양파

조리법

① 두꺼운 3중바닥 냄비에 족발을 넣고 물을 부은 다음 끓으면 물을 버린다.

② 고기가 절반가량 잠길 만큼 물을 붓고 통후추 조금, 월계수 다섯 잎, 커피 반 수저, 마늘 다섯쪽, 생강 두쪽, 양파 1개, 오향분을 4분의1 스푼 넣는다.

③ 두꺼운 냄비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익힌다.

④ 고기가 익으면 뼈에서 살을 발라내어 은박지에 돌돌 말아 고무줄로 꽁꽁 묶어 냉동실에 넣는다.

⑤ 새우젓, 마늘, 맛있는 된장을 준비해 둔다.

⑥ 하루쯤 지나 미리 고기를 꺼내두었다가 썰어 낸다.
 

족발 사기 Tip

◇ 꼭 중국마켓 T&T에서 구입할 것. 살이 가장 두툼하고 맛있다.
◇ 족발을 발만 사지 말고 다리와 연결된 부위까지 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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