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장애는 없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2-11 00:00

UBC법과대학원 졸업한 이지윤씨

"때로는 내 삶을 남과 비교하고 너무 불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믿음이 자라면서 나를 만드신 하나님의 뜻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고통을 저에게 주신 것도 정신적으로 더욱 강건하게 하려는 것임을 믿습니다."

몇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했던 이지윤(사진, 31)씨에게 어두운 장애의 그늘은 없었다. 여드름 때문에 사진 찍기를 수줍어 하는 그녀지만 "장애는 결코 나를 가로막지 못한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지윤씨가 장애를 얻은 것은 태어날 때부터였다. 어머니 이진영씨는 "머리 양쪽에 부어 오른 혹이 있었는데 집게 같은 기구를 이용해 출산했기 때문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후 지윤씨는 앉아야 할 때 앉지 못하고 서야 할 때 서지 못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성마비(Cerebral Palsy)로 판명됐다.

지윤씨는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남들이 한번에 해내면 열번이고 백번이고 도전했다. 아버지 이봉주씨는 "스스로 깨닫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했다. 물리치료를 계속하던 지윤씨는 대학입학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3년 캐나다로 이민했다.

1997년 UBC 심리학과에 편입학 한 그녀는 몇 번씩 학교버스를 부르고 기다렸다. 그녀에게는 강의실을 옮겨 이동하는 것조차 힘든 일이다. 학교측에 다른 편의를 봐달라며 도움을 요청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만 되돌아 왔다. 장애인을 정상인과 똑같이 취급하는 열린 사고가 때론 섭섭했지만 자극제가 됐다. 불편하기는 했어도 장애는 넘지 못할 장애물은 아니었다. 3년 만에 졸업한 지윤씨의 성적은 올 에이(All A).

학부과정을 힘들게 마친 그녀는 2년 뒤인 2002년 UBC법과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 공부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왼손으로 글을 쓰는 지윤씨는 정상인 보다 2~3배 시간이 더 걸린다. 시간을 벌기 위해 밥도 하루 한끼만 먹고 과자로 허기를 달래며 공부 했단다. "하루종일 꼼짝도 않고 공부하는 것을 보고 도서관 직원이 죽었는지 확인하러 왔다"며 웃는다. 여성 뇌성마비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5월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교(UBC)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목을 가누기도 힘든 그녀에게 3년의 공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윤씨의 꿈은 판사가 되는 것이다. "변호사처럼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기때문"이라고 했다. 지윤씨는 "장애인을 위한 대변자가 될 것이며 그것이 내 삶이 갖는 진정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장애인과 의료사고 피해의 법적해결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그녀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인터뷰를 끝낼 즈음 지윤씨는 "테니스를 배우고 헬리콥터 조종도 해보고 싶다"며 기자의 노트 위에 이렇게 썼다.

"Turn your scar into star". "Focus on your abilities, not disability".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취재후기] 12월 7일 이지윤씨는 31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봉주씨의 1남 2녀 중 둘째인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경우가 있는지 물었다. 법대를 가지 않았으면 미술가나 첼리스트가 됐을 것이라는 지윤씨는 6월부터 8월까지 장애자 재활 센터인 'G.F.Strong'에서 첼로를 연주했다. 자신 보다 더 불편한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서다. 그녀에게는  BC주정부 기관 등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미루고 있다. 변호사 시보 생활도 내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과학 영재 2006.12.21 (목)
경서(남 7세·초2·가명)는 과학에 관심이 많다. "명왕성은 사실 행성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어요. 행성이라기보다는 큰 얼음 덩어리인데..." 아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교육방식과 캐나다 작가들과 함께 어린이 스스로 자신의 책을 출간하도록 돕는 비영리 교육기관 '어린이를 위한 창의적 글쓰기 사회'가 지난 2년을 돌아봅니다.  아이들의 글쓰기...
2006년 교육섹션 10대 뉴스-I
2006년을 보내며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중요한 교육기사를 선정해 2주간에 걸쳐 소개한다
리더십과 협동심 기를 수 있어 북미 고등학교와 대학마다 팀 활동
◇ 3개의 스턴트 그룹이 피라미드를 만들고 있다. 3명의 탑과 각 스턴트마다 베이스 2명, 써드 1명, 프런트 1명을 볼 수 있다. 치어리더. 먼저‘치어리더’라는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치어리더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아이들의 한숨 2006.12.21 (목)
밴쿠버로 돌아오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갔을때 10살 남짓해 보이는 아이가 혼자 끌고 가기 힘겨워 보일 만큼 큰 트렁크 가방을 든 채, 면세점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모습을 봤었다. 조기유학 열풍에, 혹은 부모님들의 열성에 한창 어리광부리고 사랑 받을 나이에...
일본어교과과정 시범적으로 실시
지난 8월 31일 셜리 본드 BC주 교육부 장관은 BC주의 외국어교육의 커리큘럼을 기존의 읽기와 쓰기에 비중을 두는 것과는 달리 말하기와 듣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제2외국어가 점차 캐나다 사회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틀에 박힌...
1. 회원 여러분 즐거운 성탄 맞이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다가오는 새해에는 모든 회원제위의 가정과 사업장에 희망찬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  "주의 요망"-그로서리가게에 중동계 집단 절도단 극성 연말...
육아 수당 2006.12.21 (목)
현재 일을 하고 있고 부모가 될 예정인 사람은 출산 및 육아 휴가를 근무처에 신청할 수 있다. 고용보험을 지불했던 부모인 경우 고용 보험법에 의거해서 출산 및 육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밴쿠버 아마추어 야구 동호회
얼마 전 밴쿠버 조선일보 홈페이지 '알림장'에 재미있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스스로도 밴쿠버의 비 오는 이 겨울에 야구를 한다는 것
꼭대기에 올라가면 거기에 마냥 머물 수 없는 것이...
시속 90km 강풍 밴쿠버 아일랜드 강타
20일 밤 강풍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밴쿠버 아일랜드 동쪽 지역과 선샤인 코스트 지역에 최고 시속 90km 강풍이 불어 2만5000가구가 정전됐다. 태평양과 인접한 밴쿠버 아일랜드 서쪽 해안에는 최고 시속 120km 강풍이 불었다. 로버츠 베이에서는 낚시배가 강풍으로...
로워 메인랜드 지역 최고 시속 50-80km 예상
지난 주 15일 발생한 강풍 피해가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가운데 오늘 저녁부터 BC 서부 연안에 또 한차례 강풍과 폭우가 몰려올 전망이다.  캐나다 기상청은 로워 메인랜드 지역에 오늘 저녁부터 밤사이 최고 시속 50-80k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가정용 요금 2.2% 올라
내년 1월 1일부터 가정용 천연가스 요금이 인상된다. BC공익설비위원회는 BC 테라센이 제출한 가정용 천연가스 요금 2% 인상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로워 메인랜드 지역 가정의 천연가스 요금 부담이 가구당 연 25달러 늘어난다. 또한 BC 내륙...
RCMP '경찰관이 되려면' 강좌
버나비, 코퀴틀람, 리지 미도우 관할 연방경찰(RCMP)은 장래 연방 경찰관을 지망하는 11, 12학년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진학 강좌(Introduction to Policing)를 개최한다. 진학강좌는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5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총 9회에 걸쳐 강의식으로...
대구시·퍼시픽 아카데미, 외국인학교 설립 협약
외국인 학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대구광역시 김범일 시장이 20일 오전 써리의 명문 사립 퍼시픽 아카데미(Pacific Academy)를 방문해 대구 외국인 학교 설립을 위한 공동 협약서에 서명했다. 왼편부터 최충주 총영사, 장경훈 대구광역시의회 의장, 김범일...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위원회 모임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위원회(위원장 채승기) 모임이 12월 23일(토) 낮 12시 베스트 웨스턴 호텔 'Pantry'에서 열린다. 대상 건립위원. 319 North Rd. Coquitlam (604) 931-6689 코퀴틀람 한국어학교 새 학기 개강 코퀴틀람 한국어학교는 2007년...
어떤 부자가 랍비에게 인생의 교훈이 될만한 가르침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랍비는 그를 창가로 데리고 가서 무엇이 보이냐고 물었다.
언론을 흔히 제 4부(the fourth estate)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18세기 영국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가 의회 취재기자단을 언급하며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언론은 왕국(Realm)과 국왕(Crown), 의회보다 중요한 제 4의 권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BC소매협회 회원사 대상 설문 조사
BC소매협회(Retail BC)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10년 올림픽 개최 기간까지 밴쿠버와 위슬러 지역 인력이 수요보다 21%정도 부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매협회 마크 스타트업 회장은 "소매업체들은 이미 인력관리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성장촉진을 위한 한방치료는 비위허약형인 경우 대개 소음인 체질이며 선천적으로 비위기능이 약하여 식욕이 없거나 섭식 장애, 영양분 흡수에
 1481  1482  1483  1484  1485  1486  1487  1488  1489  1490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