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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하는 자연인들의 모임입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26 00:00

밴쿠버 일요등산클럽

비가 몇 달간 내리는 예년 겨울과 달리 마른 가을이 지속되면서 멀리 가지 않아도 선홍색 고운 빛깔 단풍과 형형색색 잎들이 온 산을 물들인 10월 22일 오전, 산을 사랑하는 자연인들의 모임 ‘밴쿠버 일요등산클럽(회장 이영근)’ 15명의 회원들과 버나비 마운틴(Burnaby Mountain Trans Canada Trail) 산행에 동행했다. 지난 주 스콰미시에 있는 엘핀 레이크 트레일 7시간 산행을 한 터라 이번 주는 '조깅'에 가까운 코스라는 말에 겁 없이 따라 나섰다.

버나비 마운틴 서쪽 입구에서 출발해 SFU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돌아 온 시간은 정확히 4시간 30분. 얕은 듯 보여도 산은 산. 눈 앞에 있는 산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숲길을 따라 횡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올라가도 올라가도 내리막이 나올 것 같지 않고, 출발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등줄기에 비오듯 땀이 흘러내렸다.

여기저기서 몰아 쉬던 숨소리조차 잦아들 만큼 지칠 무렵, 평평한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쳤다. 누군가는 콩나물을 넣고 라면을 끓이고 누군가는 알싸한 산바람을 섞어 진한 커피를 끓였다.

그제서야 여유를 되찾은 회원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처음 이민 와서 겪은 황당했던 경험과 외롭던 기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힘들었던 일들을 털어놓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스며들었다.

일요등산클럽은 아마추어들의 참여가 많은 편이지만 이영근 회장은 아마추어들의 모임으로 비추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렇다고 전문가들만의 모임으로 불리는 것도 편치 않다고 했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등반하면서 초보자들도 언젠가 전문 등반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이 모임의 방향입니다."

아마추어에서 전문가까지 서로 호흡을 맞추며 어려운 구간은 당기고 끌어주며 무엇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등반을 위한 서로의 ‘멘토’가 되어주는 모임이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비교적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초보자와 노약자를 위한 팀과 정상을 등반할 팀으로 나누어 두 사람의 리더를 둔다고 했다. 또한 한 주가 힘든 산행이었다면 한 주는 모두가 함께 편안하게 다녀 올 수 있는 근교의 산으로 스케줄을 잡는다. 산이 좋아 산을 가지만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이다. 산행도 결코 빠르지 않게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진행한다. 3년 동안 가끔 구르고 넘어지는 정도의 경미한 사고는 있었지만 산행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사전에 고도계와 GPS를 이용하는 등 리더의 전문성과 철저한 준비성 덕분이었다.

이영근 회장은 한국에서 정식 등반학교를 졸업하고 산을 타던 프로 ‘산꾼’이었다. 고신대 교수직을 버리고 이민 온 때부터 혼자 산행을 해왔고, 이때 산에서 만난 사람들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심히 일하고 일요일에 자연으로 돌아가자’는데 의기투합해 2003년 11월 정식 모임으로 첫 발을 내 딛은 것이 벌써 3년 3개월. 그 동안 캐나다의 산들에 푹 빠져 살면서 산에서 죽을 고비도 몇 차례 넘겼다.

언젠가 이곳에서 등반학교를 세울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단 한번도 매주 일요 정기 산행을 걸러 본 적이 없는 이 회장은, 언젠가 지금 초보인 회원들과 함께 캐나다의 높고 낮은 모든 산을 정복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일요등산클럽 문의 (604) 518-5623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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