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평생 깰 수 없을 기록 세웠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02 00:00

밴쿠버 영화제 방문한 '괴물' 봉준호 감독

1995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 단편 '지리멸렬'로 처음 밴쿠버 영화제를 방문했던 봉준호 감독<사진>은 이후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등 3년 주기로 작품을 만들어내며 매번 영화제에 출품하고 있다. 봉 감독은 밴쿠버에 대해 "국제영화제 첫 경험지이며, 부산영화제만큼이나 밴쿠버는 친숙한 영화제이고 도시"라며 "6년 만에 와보니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괴물'로 5번째 밴쿠버 영화제에 참석해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봉 감독은 내년 1월에 '괴물'을 캐나다와 미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창작의 궁극목표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제 스타일의 영화를 다시는 볼 수 없는 저만의 세계가 있었다라는 평가를 후일 받고 싶다"고 말했다.

Q. 영화에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겨있는 것 같다.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

"여러 가지가 많이 있는데 크게 봤을 때는 모두 평범보다 떨어지는 주인공 가족과 관련이 있어요.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이 자기들 스스로 딸을 구해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노력하는데 국가나 사회, 공권력이 별로 도와주지 않잖아요. 한국에서 실제 삶을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거죠. 어떤 힘든 상황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로부터 우리가 도움을 제때 받았느냐는 의문이 있잖아요. 확장해서 보자면 어느 나라건 공권력과 시스템이 약자를 제대로 도와준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 그것인 것 같아요."

Q. 영화에 미국에 대한 풍자가 많다.

"풍자는 괴물 영화의 전통이에요. 50~60년대 고전 영화를 보면 외계인은 소련으로, 좀비는 메카시즘으로 대변되는데 그런 직설적인 정치적 풍자를 가져오고 싶었죠. 고등학교 때부터 한강의 괴물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왔는데 맥팔란드 사건(한강물 독극물 투기사건)을 신문에서 보고 아전인수 격으로 내 영화를 위한 설정이야라고 생각했어요. 괴물의 탄생기원을 미국으로 설정했고 거기서 풍자의 맥이 이어지는 거죠. 괴물 바이러스의 존재여부는 이라크 전쟁의 원인인 대량살상무기의 풍자고,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에이전트 옐로우는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의 풍자에요. 그러나 미국에 대한 풍자가 전부는 아니에요. 좁게 보는 분들도 있어요. 칸느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는데 한 외국기자가 '몬스터 이즈 아메리카'라고 계속 강조해요. '그게 다는 아니라니까'라고 해도 계속 강조하는데... 그 분 알자지라 방송에서 나오셨더군요."

Q. 괴물 자체는 무엇을 풍자했나?

"몬스터 영화장르에서는 괴물이 어떤 상징성을 갖지만, 얘는 백주 대낮에 한강에 등장한 후 의미는 점차 없어져요. 한강 둔치를 누비는 동물이 되는 거죠. 오히려 괴물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문제와 가족들이 겪는 일이 주가 되지요. 정치적이나 상징적 의미가 괴물을 둘러싸고 나오면서 괴물의 위치는 점차 비워집니다. 그러다 보니 괴물이 영화 초반 15분에 백주에 뻔뻔스럽게 등장할 수 밖에 없었던 거에요. 보통 괴물영화에서 괴물 꼬리 한 번 보려면 한시간 기다려야 하는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Q.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배우를 틀어 잡는 감독이라는 평이 있는데?

"아니에요.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배우의 바지 가랑이를 잡고 호소하는 감독이죠. 저는 연기부탁을 계속할 뿐입니다. (배우란) 기계처럼 입력만 하면 출력이 있는 게 아니에요. 매번 촬영(take)할 때마다 미묘한 차이가 생기는데 계속 반복하다 보면 배우들도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나중에 편집실에서 완성되는데, 속된 말로 배우를 붙잡아 놓고 혹사시키면 나중에 편집실에서 여러 샷을 보면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지요."

Q. 한국에서 1300만명이 '괴물'을 봤다.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결과에 대해 저도 당황했습니다. 어쩌다 1000만명을 넘었는지...찍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장르도 주류에서 벗어난 괴상한 장르이고, 한국 사람들이 B급 유머에 익숙하지 않아 성인들이 무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괴물 영화라는 장르가 주는 요소 때문이라기보다는 주인공 가족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덜 떨어졌지만 친숙한 인물이라는 점이 요인인 것 같습니다. 송강호씨나 변희봉 선생님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아버지상이 관객들을 끌어들인 것 같아요. 괴물이 나오는 액션이나 스펙터클을 원한다면 이 영화보다 할리우드 영화를 즐기는 편이 더 나은 것 아닐까요? 어차피 액션이나 스펙터클은 그 쪽이 나을 겁니다. 가족의 정서나 감정이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쌕쌕이와 사진
북한강 상류에 놓여 있는 강언덕교회는 한강을 옆에 끼고, 높은 산을 배경으로 길게 누어 천수에 의존하고 있는 농촌이었다. 준호가 그곳에 갔을 때, 그곳 사람들은 3년이나 천수의 혜택을 얻지 못해 벼농사는 거의 못하고 밭농사에서 얻은 곡식으로 생계를...
밴쿠버 일요등산클럽
비가 몇 달간 내리는 예년 겨울과 달리 마른 가을이 지속되면서 멀리 가지 않아도 선홍색 고운 빛깔 단풍과 형형색색 잎들이 온 산을 물들인 10월 22일 오전, 산을
전세계에서 학생 모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
파이넨셜 타임즈가 꼽은 2006년도 전세계 경영대학원 순위에 18위에 꼽히며, 캐나다 학교 중 유일하게 20위 안에 들어간 슐릭 경영대학원은 저명한 교수진과 잘
무료 예방 접종 클리닉 11월부터 운영 6-23개월 유아·65세 노인 등 대상
독감 시즌을 맞아 밴쿠버 코스탈 보건국과 프레이저 보건국이 11월부터 독감 무료 예방 접종 클리닉을 운영한다. 프레이저 보건국은 버나비, 트라이시티(코퀼틀람 포트 코퀴틀람 포트 무디), 써리, 랭리, 아보츠포드 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며 밴쿠버 코스탈 보건국은...
환경단체, "공원 지정해야" vs.주정부, "사업 추진"
BC주 동남부 플랫헤드 밸리(Flathead Valley) 지역 석탄 광산 개발 계획이 발표되자 환경단체들이 자연보호를 위한 공원으로 이 지역을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와일드사이트(Wildsight)는 알버타주와 미국 몬타나주에 위치한 '워터튼-글래시어...
미끼차량 프로그램이 확대 실시되고 있는 BC주내의 자동차 도난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CBC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 도난건수가 2004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줄었다며,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밴쿠버의 자동차 도난사고 발생은 20년 만에 가장 낮은...
BC 페리, 선장 진급 기준 완화 前 안전감독관 "위험 가중" 경고
BC페리(BC Ferries)가 페리 선장들의 은퇴로 인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선장 자격 기준을 낮추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사측은 "많은 선장들이 은퇴하는 데다가 전세계적으로 수석항해사가 부족해 젊은 층이 좀 더 빨리 진급할 수 있도록 올해...
리치몬드 시청 성차별 해소책
리치몬드시가 그 동안 논란이 계속 되어온 소방대원 성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사각팬티 착용 규정을 도입했다. 올해 초 여성 소방관 4명이 남성 소방관들의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며 업무를 중단한 후 리치몬드시는 성차별 해소를 위한 개선 방향을 조사했다....
캐나다 하원의원들이 지난해 여행경비로 사용한 금액은 2650만달러였다. 상원의원도 마찬가지로 720만달러의 예산을 지출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국민들은 그들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아볼 방법이 없다. 자세한 지출내역이 알려지지 않은 때문이다....
한인 그룹들 전체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킹은 못했지만 그래도 부분적으로 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가장 긴급하게 손을 써야 할 것은 기존 한인사회 전체를 네트워킹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이 절대로 쉽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기...
스탠포드 플라자 공식 입장 밝혀
한아름 마트가 문을 열 예정인 써리 스탠포드 플라자(Stanford Plaza·사진)가 최근 불거진 리스 재계약 거부에 따른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써리와 랭리 경계에 위치한 웨스트 윌로우 쇼핑센터를 인수한 스탠포드 플라자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약...
젊은 그대에게 2006.10.23 (월)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라고 민태원은 청춘을 예찬(禮讚)했다. 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찬란한 축복이 내리는 시기임에는 두말할 나위 없다.
혹시 운전을 하시다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10월은 'Zero Crash Month'라고 하여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ICBC 웹사이트(www.icbc.com)에 가면 볼 수 있으며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 상품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ICBC는 10월에 자동차...
어떤 부인은 떨리는 눈꺼풀 때문에 몹시 신경과민이 되어 있다. 큰 병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중풍의 전조증이면 어떻게 하나' 하며 걱정한다. 누구는 중풍의 신호라고 말해서 겁먹게 하고, 또 다른 이는 칼슘이 부족해서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The Break-Up - 2006.10.23 (월)
시카고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게리(빈스 본)와 갤러리 아트 딜러인 브룩(제니퍼 애니스톤)은 야구장에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한시라도 떨어져 있기 싫을 만큼 서로를 사랑하게 된 이 커플은 한 지붕 아래서 한솥밥을 먹으며 행복한 동거를 시작한다....
Flags of Our Fathers 2006.10.23 (월)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은 내년 2월 25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을 겨냥해 개봉된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 제임스 브래들리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오늘은 지난 주에 소개한 재즈 트럼본 연주자 J J 존슨의 라이브 음반 'Live at the Village Vanguard'를 소개한다. 1988년 미국 뉴욕의 예술 문화의 중심지인 그리니치 빌리지내 재즈클럽 'Village Vanguard'에서 있었던 그의 공연실황을 담은 앨범이며 그가 발매한 유일한 라이브...
최근 세무서(Canada Revenue Agency)의 부동산 매매 차익에 대한 소득세 부과 방법과 경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편집자주>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매 차익에 대해서 캐나다 현행세법은 이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취급하고 있다(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곤 또는...
집 주변 항상 청결하게
지난 15일 포트 무디 주민이 자신의 집 앞에서 어미 흑곰에게 물린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포트 무디시가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포트 무디시는 시청 웹사이트(www.cityofportmoody.com)를 통해 "포트 무디 경찰은 이번 사고가 우발적인 것이었으며,...
BC 쿠트니 빙하 '해빙' 경고
쿠트니 빙하(Kootenay glaciers)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어 지역 물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BC베이슨트러스트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쿠트니 빙하는 BC주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BC베이슨트러스트는 과거 1세기 동안 콜럼비아강 유역 겨울철...
 1501  1502  1503  1504  1505  1506  1507  1508  1509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