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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보자마자 내 얘기 써야겠다 생각했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8-03 00:00

영연방 에세이 경연에서 1등한 추교민군

캐나다에 온지 7년 된 추교민군(18세)이 영연방 국가에 속한 1350개 학교 학생 6000명이 참가한 영연방 에세이 경연(Commonwealth Essay Competition)에서 1위로 선정돼 캐나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추군은 "자신을 표현하는데 영어 외에 다른 언어가 필요한가"라는 주어진 주제에 자신의 이민-유학 경험을 진솔하게 담아내 심사 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심사 위원들은 추군의 에세이에 대해 "매우 비범하게 두 가지 문화와 언어 배경에서 성장할 때의 이득과 함정을 탐사한 글"이라며 "캐나다에서의 새 삶에 대해 위트와 함께 견문을 넓혀주는 치밀한 글을 내놓았다"고 평했다.

추군은 "주제를 보자마자 내 얘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부모님의 끝없는 지원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군이 영어권 국가에서 높이 인정하는 대회에서 우승한 비결은 자신감과 적극성, 좋은 만남과 부모의 교육이 있었다.

자신감은 한국에서 가져왔다. 추군은 "울산 살 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말하기, 듣기 대회에 나가 여러 차례 상을 받으면서 자신감과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추군의 부모 추상원씨와 엄미경씨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추군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밴쿠버로 유학보낼 것을 결정했다. "적극적 이고 낙천적인데다가 승부욕이 강한" 아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추군의 어머니 엄미경씨는 그 때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엄씨는 "주위에서는 어린 아이를 어떻게 보내냐고 했지만 적극적인 성격을 알고 자식을 믿었다" 말했다.

1999년 7월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하룻밤도 같이 자지 않고 돌아간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한 추군 유학생활에는 '홈스테이 형'의 도움이 컸다. 추군은 "그 형이 12학년이지만 장애가 있어서 말하는 능력이 뒤떨어졌다. 형이 영화와 하키광이었는데 함께 영화보고 하키도 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좋은 만남을 통해 가장 어려운 시기일 수 있는 유학초기를 잘 지낸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추군은 그 형의 이야기를 대학교 진학 에세이에 적었다.

부모의 뒷바라지도 힘이 됐다. 추군 유학 2년 만에 추군의 부모는 기러기 생활을 결정했다. 집에서는 우리말, 학교에서는 영어를 사용했고 한국에서 지내는 추군의 아버지 추상원씨는 아들에게 우리말로 된 책들을 가져다 주었다. 엄씨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원 없이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며 "교만하지 말고 사회참여를 하도록 가르쳤다"고 말했다. 추군은 하숙집 형을 통해 정신지체부자유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세미아무 소사이어티, 피스아치 노인 병동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아이스하키를 하며 학교운영위원으로 음악부장 활동도 했다. 허락과 신뢰를 통해, 또한 앞서 한국에서 자원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 자녀의 자신감을 북돋아준 엄씨는 추군이 "이외에도 제가 모르는 바깥세상에서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제일 내세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누구를 만나든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자세"라고 밝혔다.

올해 6월 써리 사우스리지 세컨더리를 졸업한 추군은 11개 대학교 진학 심사에 합격해 이중 6년 만에 치대를 마칠 수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유니버시티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추군은 주변의 치과 의사들을 만나면서 키워온 치과 의사의 꿈을 시작할 예정이다. 추군은 후배들에게 "집에서 공부만 하지말고 참여와 도전을 해보라. 하는 일을 재미있게 해보라"고 권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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