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비한 익살꾼,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잭 스패로우(자니 뎁)가 돌아왔다.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7일 개봉)이다.
사실 할리우드로서는 족보도 애매한 성공이었다.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의 작은 쇼에 불과했던 '캐리비안의 해적'이 스크린에서 무려 6억50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하리라고는 제작사인 디즈니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1편의 빅히트 이후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와 감독 고어 버빈스키 콤비는 한층 더 풍성해진 캐릭터와 액션으로 관객의 급소를 자극한다. 1편이 해적 선장 잭 스패로우의 개인기에 의존했다면 이번에는 귀여운 연인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키라 나이틀리)에게도 무게중심을 나눠준 게 특징.
캐릭터와 액션에 힘을 쏟은 블록버스터인 만큼 드라마 구조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 핵심은 '망자의 함(函)'을 얻기 위한 사투다. 함 속에 들어 있는 건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의 괴물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의 심장. 그 심장을 얻으면 바다의 지배자 데비 존스를 통제할 수 있는 파워를 얻는다. 데비 존스에게 영혼을 저당 잡힌 잭은 물론, 동인도회사의 야심 많은 하수인 베켓 경(톰 홀랜더),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는 윌과 엘리자베스 모두 '망자의 함' 찾기에 혈안이 된다.
사회적 고민을 양념으로 첨가하는 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요즘 유행이지만, 이 여름용 팝콘 무비에는 최소한의 고민도 필요 없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 동안 모험과 사랑, 액션과 어드벤처를 즐기면 그뿐. '망자의 함'은 3부작으로 제작중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제2편이다. 새로운 플롯이 시작되며 몰입하려는 순간,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내년 개봉 예정인 3편 '세상의 끝'까지를 기다리는 수밖에. 관람등급 PG.
/어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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