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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 Bennett 공연 후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7-04 00:00

지난 목요일 다운타운 오피움 극장에서 있었던 토니 베넷(Tony Bennett)의 공연에 다녀왔다. 워낙 인지도가 큰 뮤지션이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많은 재즈 팬들은 본격적인 재즈 페스티벌에 앞서 거장의 공연을 통해 재즈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토니 베넷에 앞서 밴쿠버 출신의 재즈 연주자 브래드 터너의 오프닝 무대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음악 선후배의 관계로 여러 번 만나 본 터너는 원래 트럼펫 연주자로서 캐나다 무대가 비좁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연주자이다. 몇 년 전 자신의 음반에서 재즈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가 직접 참여했고, 팻 매서니와 허비 행콕 등 여러 거장들의 오프닝을 전담할 정도로 캐나다가 자랑하는 뮤지션이다.

트럼펫뿐 아니라 피아노와 드럼도 연주하는 멀티플레이어인 그는 이날 피아노 트리오로 베이시스트 다렌 래드케와 드러머 버니 아라이와 함께 무대에 올라 캐나다 재즈의 매력을 마음껏 펼쳤다.

화려한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중간 휴식이 있은 후, 토니 베넷과 4명의 리듬섹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보컬이라는 인간의 최고 악기가 어떻게 공연을 풀어 나갈지 무척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다. 첫 곡은 역시 재즈 스탠더드 곡이었고 힘있는 허스키한 목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감정 표현과 절묘한 리듬섹션 연주자들의 세련된 연주에서 역시 거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어진 'All of Me', 'Night and Day', 'I Got Rhythm'과 같은 곡들에서 보여준 절묘한 편곡과 즉흥성을 발휘한 균형 있는 연주는 요즘 신세대 뮤지션들에게 찾아보기 무척 힘든 것이고, 연주의 여유로움 역시 무척 인상적이었다.

악기를 연주하는 필자는 뒤에서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연주하는 리듬섹션 뮤지션에게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보컬과 같이 연주하는 것은 다른 악기와 연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더 좋은 연주자가 되려면 보컬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날 토니 베넷의 리듬섹션들이 보여 준 연주는  화려하지도,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완급 조절이나 음악의 전체적 흐름을 읽는 시야와 절제는 무척 감동적이었다. 특히, 화성을 담당하는 피아노와 기타의 절묘한 조화는 글로 표현하기에 너무 벅차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과 짜임새 있는 설명, 좋은 톤과 발음이 중요하듯, 요란하고 화려한 것이 음악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들은 이날 공연에서 유감없이 보여줬다.

토니 베넷의 공연을 시작된 밴쿠버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7월 1일로 마감한다. 월드컵 때문인지 다른 해보다 토니 베넷과 같은 거장의 공연들이 많이 없고 상대적으로 작은 공연들이 많았던 점이 눈에 띈다. 많은 팬들은 이점이 아쉽다고 한다. 물론 양질적으로 다른 해보다 부족한 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재즈 음악의 모든 것을 보여 준 토니 베넷의 훌륭한 공연을 본 것으로 크게 만족한다. 내년에 있을 22회 행사를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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