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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나도 사람 사는 곳...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6-26 00:00

이제야 나도 사람 사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에피테티커라는 직업이 있다. 독일의 동포 최상학(60)씨는 에피테티커이다. 나는 그를 부를 때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부른다.

1974년 일찍이 광부로 독일에 갔다. 우리가 알듯이 당시에 독일에 간 사람들은 일찍 외국에 눈을 뜬 사람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갔지만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서 간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개척자라고 여긴다. 그곳에서 자동차 부속 생산 공장을 거처 마흔이 넘은 나이에 기공학을 공부했다. 삶의 영역을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에 인조 귀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고 뛰어난 솜씨와 탁월한 감각으로 한 달 걸려 제작을 해 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 때부터 에피테티커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곳에서 간호사를 만나 결혼하고 두 딸을 낳고 다복하게 산다.

그의 명성을 듣고 교회에 초청을 해서 그가 하는 일을 영상 작업한 것과 간증을 들으면서 작업 과정과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대단했다.

 에피테티커란 말은 "위를 덮어 준다"는 고대 그리스 언어 에피테시스(Epithesis)에서 왔다. 에피테티커는 암이나 사고로 인해 눈, 코, 귀, 볼, 입술 등이 크게 손상되어 성형수술이나 정형 수술로도 복원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제작된 보철물과 의료용 실리콘을 이용해 구멍 난 부위를 메워 주고, 환자 피부색깔에 가장 가까운 색으로 제 2의 피부를 만들어 주는 사람을 말한다. 환자들의 사진을 보니 거의 얼굴이 정상에 가깝다. 이들의 고백을 들어 보면 "이제야 나도 사람 사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나도 사람 사는 곳으로 돌아 갈 수 있겠구나"라고 한다. 감탄스럽다. 그래서 에피테티커를 일컬어 삶을 회복시켜 주는 영혼의 치료사라고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타인의 음해로 인해 혹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인격과 품위 그리고 명성에 크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음해이든 실수이든 죄악이 있는 세상을 살기 때문이다.

근간에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분의 이름을 대면 누구라도 알만한 분이다. 몇 년 동안 매스컴을 통한 인격살인을 당하면서 너무도 괴롭고 힘들어 자살 충동마저 느낀다고 한다. 얼마나 심적으로 고통스러웠으면 그런 말까지 하겠는가. 중국 옛말에 "인간의 풍문은 70일을 못 간다"고 한다. 위로 되는 말이다. 음해, 오해, 풍문 등으로 얼굴이 훼손되고 마음이 상한 분들이 있는가? 기억하자. "하나님은 하나님 얼굴에서부터 나오는 영광의 빛을 비추시어 우리의 훼손된 얼굴을 영광스럽게 회복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진정한 우리의 에피테티커이시다. 그래서 나는 그분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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