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최종수정 : 2006-06-19 00:00

밴쿠버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6월 22일 저녁 8시 다운타운 오피움 극장에서 재즈 보컬 토니 베넷(Tony Bennett)의 공연이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재즈에서 기타 등 악기가 강세인 반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인 보컬이 사람 머리에서 지워져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작년에는 캐나다 여성 재즈 보컬 다이애나 크롤이 행사를 열었고 올해는 남성 보컬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토니 베넷하면 과거 프랭크 시나트라를 이어 50년대와 6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재즈 보컬이다. 1926년 미국 뉴욕주 퀸스에서 태어난 그는 10세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픈 경험을 한다. 어려서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인 그는 'The High school of Industrial Arts'에 진학한다. 그러나 16세 때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 두는 또 다른 아픈 경험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음악 활동을 하며 음악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인다.

1940년대 토니 베넷은 2차 대전에 참전한다. 물론 당시 상황은 국가의 운명을 건 전쟁이라 입대가 너무나 자연스런 것이고 아직도 미국 정치인들에겐 당시 참전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미국 대선을 통해서도 확인했다. 물론 군대가 장점도 많이 있지만, 창의력이 커다란 바탕인 음악인에겐  일률적이고 기계적인 조직이 주는 단점이 더 크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전쟁이 승리로 끝나고, 토니 베넷은 뉴욕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돌입한다. Pear Bailey와 함께 그는 재즈 메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다. 뉴욕대 주변 빌리지는 물론 맨하턴 미들타운과 흑인이 많이 사는 업타운 등 모든 지역을 돌며 연주하며 인지도를 높여간다. 그의 소문은 당시 메이저 음반사들에게도 전해졌으며, 결국 당시 가장 큰 음반사인 콜럼비아의 디렉터 미치 밀러가 그를 픽업하면서 그의 화려한 성공이 시작된다.

1951년 그의 데뷔 곡 'Because of You'는 소위 대박이 나며 승승장구한다. 50년대와 60년대까지 재즈를 기반으로 한 그의 음악은 멈추지 않고 고공행진을 한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감정 표현은 많은 팬들을 사로 잡았고 지금도 수많은 팬을 소유하고 있는 원인이다. 보컬 특성상 상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는 80년대부터는 재즈를 벗어나 다소 팝적인 음악성향으로 바뀐다. 'The Art of Excellence'(1986년)와 'Astoria: Portrait of the Artist'(1990년)는 그의 팝 명반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토니 베넷이라는 거장은, 음악적으로나 또 인생의 경험이 크게 부족한 내가 소개하기가 솔직히 벅차다. 그러나 오는 22일 그를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음악뿐 아니라 어떠한 예술의 형태든 직접 경험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체험하며 그것에 매력을 느꼈을 때 비로소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요즘 월드컵 때문에 축구열기가 한창이다. 축구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직접 축구장에 간다는 말이 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이고, 오는 22일 토니 베넷의 공연은 음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공연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