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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피트의 아기사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6-19 00:00

게티이미지와 실로 누벨 졸리-피트의 40억짜리 아기사진

얼마 전 '브랜젤리나'로 불리는 할리우드 배우 커플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사이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 실로 누벨 졸리-피트 (Shiloh Nouvel Jolie-Pitt)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산모인 졸리가 이름도 생소한 서부 아프리카의 나미비아라는 나라에서 원정출산을 하기 위해 간다거나, 아기 이름이 지어지자마자 아기 이름이 들어간 20개가 넘는 인터넷 도메인을 사들이는 등 화제를 일으키더니, 자신들의 아기사진을 찍어서 팔기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누워서 아기를 바라 보고 있는 이 사진을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미국내 판권은 '피플'지가, 영국내 판권은 '헬로' 매거진이 각각 40만달러씩을 주고 확보했다고 하고 실로 누벨 아기의 전세계 판권만도 7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스타파워란 참으로 대단하기만 합니다.

이 비싼 아기사진의 최초판권은 '게티이미지(Getty Image)'라는 거대 스톡포토에이전시가 가지고 있는데, 브랜젤리나 커플이 게티이미지에게 독점 판매하고 다시 게티이미지가 이 아기사진을 전세계 여러 잡지사 등에 경매 형식을 통해 재판매한 것이지요.

이 게티이미지라는 회사는 지난번 소개해 드린 빌 게이츠의 코비스(Corbis)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있는 스톡포토에이전시인데, 석유재벌 J. 폴 게티의 손자인 마크 게티(Mark Getty)가 조너선 클라인이라는 이와 함께 1995년 설립했습니다. 이 게티 가문의 자녀들은 엄청난 부를 지녔음에도(혹은 지녔기 때문인지도) 대단히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는데, J. 폴 게티의 손자 중 한 명은 로마에서 이탈리아의 붉은 여단(Italian Red Brigades)에게 인질로 납치되어 몸값지불을 거절당한 범인들이 귀를 잘라 평생 불구로 살았다든지 손녀는 AIDS에 걸리고 셋째 아들의 두 번째 며느리는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들이 있더랬습니다. 특히 1973년도 게티 가문의 손자납치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인질사건으로, 범인들은 1700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는데 지불을 거절당하자 한쪽 귀를 잘라 우편으로 보내고, 흥정 끝에 200만달러로 깎아서 지불한 후에야 돌아왔는데 결국 그는 알코올과 약물복용으로 중풍과 눈이 보이지 않는 불행한 여생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비극을 보고 자란 손자 마크 게티는 돈보다 소중한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가문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된 예술문화사업을 계승하기 위해 아버지와 삼촌에게 2000만달러를 빌려 게티이미지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게티 가문은 게티이미지 외에도 캘리포니아 브렌우드에 위치한 그 유명한 게티센터(게티미술관)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설립자인 J. Paul Getty는 '만약 셀 수 있는 만큼의 돈이 있다면, 아직 억만장자는 아니다 (If you can count your money, you don't have a billion dollars.)'라는 말로도 유명한데,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우아한 게티센터를 완공하는데 들어간 돈이 공교롭게도 10억달러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게티센터에 가 보지는 못했는데 그곳을 방문한 보스턴의 사진가 한 명이 쓴 글을 보니 10억달러면 게티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예술작품을 풀컬러로 인쇄하여 책을 만들고 이 책을 미국의 모든 가정에 한 권씩 보낼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하네요. 지금이야 많은 미술관들이 그러하지만, 게티미술관 개관 당시 에스프레스바나 카페, 음악인들의 야외공연 등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하고 미술관이 무슨 디즈니랜드나 쇼핑몰이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티이미지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톡포토에이전시이기도 한데, 지난 3월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게티이미지사의 이미지를 무단 사용하다 적발되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졸리-피트 부부는 딸 실로 누벨의 아기사진으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하니, 모르긴 해도 유니세프 고액기부자 중에서는 최연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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