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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06-05 00:00

한인문화의 날 행사에 즈음하여

심현섭 / 수필가

천지간에 ‘나’라는 존재는 고독하다. 태어나서 살아가다가 죽는 날까지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잘 났거나 못 났거나 나는 나다.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가치가 있다. 태어난 생명이 살아갈 가치가 없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한번 태어나기 위한 인연이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생명은 태어날 만한 이유가 있어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나'라는 존재는 우주 전체를 통째로 다 준다 해도 모자랄 만큼 소중한 것이다. 자기 실존의 소중함을 인식할 때 모든 가치가 출발한다. 이것이 천부인권사상으로 표현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데 까지 발전하게 된다.

내가 소중하다는 것은 내가 무엇보다 나로부터 사랑받고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과 일치한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나’라는 정체성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그 위에 이타의 정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내가 없고는 나 이외의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을 사랑하고 잘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첫 번째 권리요, 의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홀로 살아가지 못하므로 여럿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간다. 여럿이 모인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작용하고 영향력을 끼쳐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나간다. 생물학적인 유전자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으로부터 오랜 세대 동안 적응해온 문화적인 유전자가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다. 한민족이 장구한 세월 동안 이루어온 문화적인 유전자는 싫든 좋든 자신의 혈관 속에서 맥박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몸집을 지닌 코끼리를 부러워한 개미는 마침내 코끼리 같은 몸집을 갖기로 결심하고 끝없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코끼리의 발가락만큼도 자라보지 못하고 개미는 그만 배가 터져서 죽고 말았다. 조그만 구멍으로 자유자재로 들락날락하는 개미를 부러워한 코끼리는 어느 날 개미같이 작아져 보겠다고 결심하고 굶기 시작했다. 결국 코끼리는 약간의 몸무게를 줄였을 뿐 개미의 수 만 배의 몸집을 그대로 지닌 채 굶어죽고 말았다.

이 우화는 개체의 가치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미든 코끼리든 각각의 생명의 소중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무엇은 우월하고 무엇은 열등하다는 판단은 인간이 얄팍하게 만들어 놓은 상대적인 개념인 것이다. 어떤 것을 우월하다고 정의해 버리면 그것과 다른 것은 열등한 것이 되고, 어떤 것을 열등하다고 정의해 버리면 그것과 다른 것은 마찬가지로 우월한 것이 되고 만다.

한 공동체가 오랜 세월 이룩해온 문화는 그 개체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상대적으로 평가되고 판단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민족문화의 독자적인 우월성만을 강조할 때 편협한 독선에 빠지듯이 자신의 문화에 대한 지나친 열등의식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내가 중요하듯이 내가 태어난 문화의 오랜 정체는 바로 내가 소중히 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이를 대신해 줄 것인가. 한국인의 몸과 마음에는 어쩔 수 없이 조상들의 문화적 생물학적 요소들이 수많은 세대를 통하여 유전되어 왔다.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애정을 가짐으로써 그 속에서 새로운 한국문화의 싹이 돋아나 인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이 멀리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중국 사람들이나 영국사람, 혹은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문화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헌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곳 캐나다라는 다문화 사회에서는 각 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각각 꽃 피움으로써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어 나가게 될 것이다.

몇몇 뜻 있는 한국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첫걸음을 내딛어 이제 4회를 맞이하는 한인문화의 날 행사가 6월 17일 토요일 10시30분부터 코퀴틀람 타운센터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각종 민속놀이와 문화공연을 곁들여 먹거리까지 풍성하게 마련하고, 이날 하루 밴쿠버의 모든 한인들이 한껏 고향의 멋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다고 한다.

사람은 먹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서양 사람들이 먹는 대로 먹는다 해도 서양 사람이 되지 못한다. 서양 사람이 되고 싶으면 서양 사람들이 노는 대로 따라서 놀아야 서양사람 비슷하게 된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말을 한다고 해서 한국인인가. 한국사람처럼 행동하고 한국문화 속에 있어야 비로서 한국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한국적인 문화양식을 떠나서 한국인이 존재하지 못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부디 아이들과 함께 연로한 부모님들과 함께 한국문화의 멋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는 현장에 동참하는 자세는 자신과 자신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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