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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은 천천히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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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6-05-04 00:00

‘오늘의 책’ 심현섭씨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책의 날(World Book & Copyright Day)’ 이다. 이날을 전후해 매년 영국에서는 자녀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주는(Bedtime story) 캠페인을 벌인다.

캐나다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이고 밴쿠버 한인사회에서는 일년 365일을 ‘책의 날’로 삼는 곳이 있다. 버나비 한남슈퍼 2층에 자리잡은 ‘오늘의 책’이다. ‘한국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책방을 지키고 있는 주인공은 수필가이자 밴쿠버 한인장학재단 이사인 심현섭씨(60, 사진).

그는 ‘훈장 선생’으로 불린다. 책방을 찾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의 ‘호통’식 가르침(?)을 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간 책을 사러 온 한 젊은이에게도 이런 저런 훈수와 참견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심현섭씨는 “일주일에 책 한 권씩을 읽어 60평생을 읽는다 해도 3000여권에 불과하다”면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인생이라는 보물 창고에서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빈손으로 나오는 딱한 사람”이라고 했다. 자칫 잔소리로 듣기 쉬울 그의 훈계는 책 읽기의 생활화와 독서열기를 이어가려는 풀무질 같은 열정이었다.

1999년 캐나다 이민이후 조기 은퇴했다는 기분으로 시작한 책방이지만 비즈니스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써리와 코퀴틀람 등 한인 밀집지역에 ‘오늘의 책’ 분점을 열기도 했지만 코퀴틀람은 이내 문을 닫아야 했다.

통상 한국 책값의 2배정도를 받고 있지만 항공운송비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인식도 큰 걸림돌이었다. 물론 박리다매(薄利多賣)도 제한된 인구와 수요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도 책방을 찾는 단골의 발길은 꾸준한 편이다. 현재  버나비점의 경우 월 매출액은 2만달러, 수익은 6000~7000달러 정도.

북미주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책을 대여하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한인사회의 규모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데다 판매되는 책의 종류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베스트 셀러, 영어학습교재, 요리책 등이 주를 이룬다. 유아용이나 어린이용 책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

이런 편향성에 대해 그는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방침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영어 공부를 핑계로 자녀들에게 한국어로 된 책을 전혀 읽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절대적인 독서량 부족을 낳게 되고 결국 사고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오히려 2중 언어를 동시에 하도록 하는 것이 어학학습에는 상승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에세이를 비롯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영어가 전부가 아닌데도 부모들이 너무 서두른다”는 심씨는 청소년기의 한국어 학습이 정체성 교육과 직결된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공부든 생활이든 ‘먼 길은 천천히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인생여정에서 넘어야 할 고비가 한 둘이 아니듯…

“가정에서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심현섭씨는 청소년들이 읽기를 권하는 책으로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제일 먼저 꼽았다. 미국사회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북미주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는 자녀들을 위한 인생교과서라고 했다.

60대를 ‘젊은 노년’이라는 뜻의 ‘청로(靑老)’라 부르고 싶다는 그는 “시간의 여유가 생기는 만년에는 젊은 시절에 읽을 수 없었던 귀중한 책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남자라면 책을 다섯 수레는 읽어야 한다’는 옛 성현의 가르침을 스스로 실천하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심씨는 또, 인생의 선배들과 교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낼 계획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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