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강물처럼 살다가 2018.04.23 (월)
            이 땅에서 실향민으로 30년 ,  세월이 갔다            참으로 갈 곳이 없는 때도 있었다            무일푼처럼 허전한 때도 있었다            그럴 때 나는 노동 사이 사이            흙바람 부는 조국을 바라보며            시를 써댔다           시인이여, 시인이여 그대         ...
김영주
공활하고 높은 하늘빨간 단풍잎 그려진 국기 아래서이방의 국가를 부른다오 캐나다! 아워 홈 앤 네이티브 랜드!순간검푸른 동해 물이 울컥목구멍으로 올라오고생전에 가본적 없는 백두산이록키산맥의 등줄기 어디쯤 슬쩍 얹혀진다트루 패트리어트 러브!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랑하고이 기상과 타오르는 가슴으로바라보아야 할 비상하는 조국은이제 어디인가킾 아워 랜드 글로리어스 앤 프리!신이시여버리고 왔으나 끝끝내 버리지 못하는떠돌이...
김미선
너무 오랜만이라 짧고 어색한 통화를 끝내며 아버지의 목소리가 많이 쇠잔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달리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어 온전히 하루라도 아버지를 생각하며 국제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바쁘기 그지없는 이민자의 삶 중에서 다행이라면 참으로 다행이었다. 마음 같아선 찾아 뵙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대접하련만 그리 할 수 없는 현실의 장벽에 가슴 한 켠으로 한숨만 새어 나왔다. 아버지와의 통화 끝에 옛날 생각에 멍해 있는데...
정숙인
내 인생 2막 2장 2018.04.17 (화)
오늘날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국가적인 과제는 “일자리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는 실로 심각하다.  내가 외국에 살며 보아도 이곳 역시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젊은이들이 대학, 대학원을 나와도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알바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 얼마 전 한국의 어느 방송에 4시간짜리 알바 두명 모집에 140명이 지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김유훈
한 벽을 온통 열어놓은 유리창 넘어오색 별이  꿈이 되어 내린다겨울의 검은 장막 사이로눈부신 빗방울이 내린다 이국의 길가를 덮은 네온의 불은부서져 내리는 시간의 흰 가루를 모아한 모금 커피 속에 따뜻함을 지핀다 내가 있고타인의 눈길이 비치고서로가 나누는 너그러움이 흐른다 하얀 분말 속에 한 모금 커피 속에잊혀진 시간이 곱게 잠긴다외진 나의 사랑이 모두 담긴다너의 따뜻한 포옹이 밝은 별이 되어 떠오른다 
김석봉
안개 도로 2018.04.10 (화)
온종일 안개가 마을을 먹고 있다시골집 굴뚝에서 웅성웅성 피어오르던 연기처럼꾸역꾸역 달려와 지붕을 삼키고 키 큰 나무를 베어 먹더니지나는 차까지 꿀꺽한다잿빛 도로가 덜거덕거리며 어깨를 비튼다문득 사람으로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등에 업은 삶의 무게가 저 길만 할까 싶다달리는 쇳덩어리에 고스란히 밟히다가달빛이 교교한 새벽녘에서야 숨을 돌린다신과의 싸움에서 진 아틀라스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처럼거북등 같은...
임현숙
참새와 제비 2018.04.10 (화)
참 오래전에 캐나다 동부 몬트리올에 살 때의 우리 집 어느 해 여름 풍경이다.하필이면 제비가 왜 그 자리에 집을 지었는지 모른다. 우리 집 앞에는 큰 고목나무가 그 옆으로도 키가 큰 나무들과 마당을 감싸 안은 담쟁이 나무들 때문에 우리 집은 마치 숲속의 집 같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집이 단층이다 보니까 새들이랑 다람쥐들이 아주 겁 없이 우리 집을 넘보았다. 문을 열어 놓으면 다람쥐가 집안에 들어오려고 하질 않나 새들이 벽난로 굴뚝으로...
김춘희
어느 봄날의 찻집 2018.04.10 (화)
봄이 드는 골목길 오래된 찻집 하나도란도란 이야기 담 안에 고여 있다   인생을 우려내 찻잔에 담아 식어가는 기억들을 꽃잎처럼 띄워 놓고 풀잎 같은 입술로 추억을 넘기는 사람들  *파로트가 즐겨 그리던 *콩티언덕 그 언저리에서 한때의 그리움을  아슴아슴한 기억으로 되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 강 언덕에 서성이면 꽃 노래 흐르던 봄날도도도한 청춘의 소용돌이도 삭연索然한...
박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