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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다 보니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이 나의 큰 관심사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을 기록했다고 발표되면서 국가적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결혼과 출산 문제이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이 출산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의 수로 OECD 국가 중 합계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결혼율 하락과 저출산에 대한 원인과 대책들이 국가 중심...
김선희
위로 2023.01.05 (목)
 12월이 되면서 수선화 싹이 나왔다. 평평하던 땅이 소복하게 들려 있는 곳은 수선화 싹이 나온 곳이다. 낙엽을 헤치면 아직은 얼마 나오지 않아 세모꼴인 잎들이 무리 지어 솟아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11월부터 줄기 분얼이 활발해져 12월 들어서도 새 줄기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연두빛 새 잎들이 튼실한 줄기 사이에서 고개를 내미는 모습은 언제 봐도 기특하다. 다른 나무와 꽃들이 모두 한 해를 마무리할 무렵, 매서운 추위가 목 전에 닥친...
김선희
분절의 시간 2022.03.21 (월)
일 년 전에 수술을 했는데 그 후 체력이 많이 약해졌다. 간단한 수술이었는데도 생각만큼 쉽게 회복되지 않아 지난 한 해 동안 애를 먹었다. 몸 상태가 좋아진 듯해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면 다음날은 완전히 지쳐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뻗어버렸다. 지레 겁을 먹고 지적인 활동은 접었다. 외출도 자제하고 거의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집안일만 자분자분 하면서 장보기나 쇼핑도 인터넷으로 해결했다.글을 쓰는 일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
김선희
얼마 전에 외숙모가 전화를 하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아무래도 격조하게되었는데 수년 만에 연락을 하신 것이다. 돌아가신 친정 엄마와 친 동기간처럼 가깝게지내시던 외숙모의 목소리를 들으니 엄마와 이야기하는 듯하여 반가웠다. 우리 집 근처에사셨던 외숙모는 오다가다 자주 들러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가시곤 하셨다. 외숙모는‘형님, 형님’ 하며 엄마를 잘 따랐었다. 엄마 생전의 살가운 정경들이 떠오르며 뭉클한감정이...
김선희
한여름의 그림 2021.09.27 (월)
김선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아침부터 후끈한 열기가 대기를 가득 채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기는 정체되어 끈적거리고 걸쭉한 용액이 된다. 정체된 공기는 숨을 틀어막는다. 점성이 높은 공간 속에서 살아있는 것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모두 죽은 듯 박제되어 있다. 꽃도 나무도 그림 속의 한 장면처럼 정지해 있다. 매미가 한껏 용을 쓰며 소리를 내보지만 걸쭉한 대기에 가로막혀 안쓰럽게 스러질 뿐이다.마당 가장자리에...
김선희
김선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성의껏 지원한 작품 공모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 연속 떨어지고 나니 힘이 좀 빠진다. 글을 쓰는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스스로가 인정하고 평가해주어야 계속할 수 있다고 본다. 없는 자신감이라도 끌어올려서 원동력을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남의 평가가 의식이 된다. 이런 일을 겪으며 내가 쓰는 글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서 해왔는데 재능의 문제를 다시 꺼내...
김선희
작은 세계의 행복 2021.01.11 (월)
김선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요즘 우리들은 불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듣다 보도 못했던 바이러스가 나타나 온 세상을 장악하고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나만 해도 생활이 온통 뒤바뀌어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의 동요를 경험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불안감에 휩싸이곤 했다. 불안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잘 안 꾸던 악몽을 꾸기도 했다. 돌발적인 변수가 많지 않던 내 인생이 롤러코스터를...
김선희
통성명했어요 2020.07.14 (화)
정원 끝부분 양쪽으로 같은 나무가 한 그루씩 자라고 있다. 이사 올 때부터 자라고 있던 나무들이다. 다른 곳은 잡풀이 많아 다 걷어내고 정원수들을 심었지만 이 나무들은 그대로 두었다. 우리 집에 있는 어느 나무보다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다. 이름도 모르는 나무지만 베어내는 것이 아까워 그대로 두었는데 생명력이 좋은 지 다른 나무들보다 자라는 속도가 빨랐다. 왕성한 성장력 빼고는 특별한 매력이 없었다. 수형이 멋지거나 예쁜...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