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는 미쳤다"···머스크 "나 없었으면 대선 패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5일 전면 충돌로 치달았다. 트럼프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트리자, 이를 보고 있던 머스크는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면 반박하며 사실상 ‘정치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도 “머스크가 미쳤다”고 재반박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두 사람의 극한 갈등에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14% 급락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취재진과 만나 머스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일론과 나는 좋은 관계를 맺어왔지만, 앞으로도 그럴지는 모르겠다”며 “그는 아직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한 적은 없지만, 아마 다음엔 그럴 것이다. 나는 매우 실망했다. 내가 그를 많이 도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법안(공화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의 내용을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우리가 전기차 의무화를 없애려 한다는 걸 알고 나서 갑자기 문제를 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아주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라고 말하는 감세 법안은 최근 하원을 통과해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2017년 감세 연장과 국방·국경 예산 증액, 복지예산 삭감 등을 포함한 공화당의 핵심 정책 패키지다. 이 법안은 의회예산국(CBO) 분석으로 향후 10년간 2조4000억달러(약 3279조원)의 국가 부채를 초래할 것으로 추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진행 중인 시점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곧바로 반격했다. 머스크는 “나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로 밀렸을 것”이라며 “정말 배은망덕하다”고 했다. 또 트럼프가 자신이 법안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한 데 대해 “거짓말이다”며 “이 법안은 나에게 단 한 번도 보여진 적이 없으며, 의회 의원들조차 읽어보지 못할 정도로 한밤중에 강행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해당 발언 영상을 인용해 “그는 내가 모든 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나는 그 법안을 본 적도 없다”고 썼고, “전기차와 태양광 인센티브를 줄이는 건 그렇다 쳐도, 석유와 가스 보조금은 손도 안 대고, 역겹도록 부풀려진 군살 예산만 가득하다”며 해당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쓰레기”라고 표현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백악관 문양이 새겨진 ‘황금 열쇠’를 수여하며 “그는 위대한 개혁가이자 진정 특별한 인물”이라며 극찬했었다. 당시 두 사람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며 약 1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에서 공식적으로 사퇴하고 백악관을 떠난 이후 관계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백악관을 떠난 뒤 돌변했다고 지적하며 “머스크는 이곳이 그리운 것 같다. 오벌 오피스를 떠나고 나니, 갑자기 이 아름다운 공간이 그리워진 것”이라며 “물론 그도 좋은 사무실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곳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내 행정부를 떠난 첫번째 사람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떠난 뒤에도 우리를 사랑하지만, 어떤 이들은 떠난 후에 적대적으로 변한다”며 “일종의 트럼프 망상 증후군”이라고 했다.
한때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던 머스크는 최근 공화당의 감세 법안 비판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트럼프가 공언했던 연방정부 구조조정 목표와 반대로, 이 법안이 국가 부채를 확대하고 ‘빚의 노예 상태’로 몰고 갈 것이라는 주장을 펴며,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수치스럽다. 당신들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는 이날 “머스크는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진 않았지만, 다음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했지만, 머스크는 곧바로 트럼프가 과거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를 비판했던 소셜미디어 글들을 인용하며 “과거 이 말을 했던 사람은 지금 어디 갔느냐. 혹시 대역 배우로 바뀌었느냐”는 등 조롱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트럼프는 다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달아 글을 올리고 “일론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백악관을) 떠나라고 했으며, 모두가 원하지도 않는 전기차를 강제로 사게 만들던 그의 전기차 의무제를 내가 없애버렸다(그는 내가 그걸 할 거라는 걸 몇 달 동안 알고 있었다!)“며 “그러자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라며 “나는 바이든이 그걸 하지 않은 것이 항상 놀라웠다!”고 했다. 이는 머스크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뿐만 아니라 항공우주국(NASA)과 다수 계약을 맺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보조금 철폐 등의 압박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나에게 맞서는 것을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강력히 지지했던 측근 재러드 아이작먼의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서도 “머스크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NASA 국장으로 추천하고 싶어 했지만, 그 사람은 완전한 민주당원이었다”며 “그래서 나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거절했다”고 했다.
작년 대선 당시 트럼프와 공화당에 3억달러 가까이 기부하며 ‘최대 후원자’로 떠올랐던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가 사실상 파국에 이르면서, 공화당 내 정치적 균열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머스크는 최근 “이 감세 법안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는 향후 정치 자금을 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머스크는 이날 X에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때가 되었는가”라며 제3정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탄핵’ 게시물에 “예”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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