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3일, 캐나다 연방정부는 새로운 이민장관으로 리나 메틀레지 디아브(Lena
Metlege Diab)를 임명하였습니다. 이는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발표한 내각 개편의
일환으로, 단기간 재임했던 레이첼 벤다얀 전 장관의 뒤를 잇는 인사입니다. 이번 인사는 향후 캐나다 이민 정책의 방향성과 실제 운영 방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임 장관의 이력과 정책적 기조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리나
디아브 장관은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헬리팩스에서 레바논계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나, 두 살 때 가족과 함께
레바논으로 이주했다가, 11세가 되던 해 레바논 내전을 피해 다시 캐나다로 돌아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 상태로 공립학교에 입학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대학과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되었고, 지역 사회의 리더로 성장하였으며, 다문화 사회에서의 봉사 활동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는 이민자로서의 삶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이민 정책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높은 인물로 평가됩니다.
정치
경력 또한 다양합니다. 2013년 노바스코샤주 입법의원으로 당선된 후,
캐나다 역사상 최초로 주정부 여성 법무장관(Attorney General)으로 임명되었고, 이어 이민부 장관, 아카디언 및 프랑코포니 담당 장관 등 여러 직책을
맡아왔습니다. 특히 노바스코샤 이민부 장관 시절에는 주정부 이민 경로를 넓히고, 지역 정착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실용적인 정책으로 많은 이민자를 유치한 경험이 있습니다. 주정부 차원에서 이민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아브
장관은 연방 차원에서도 정책 전환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현재
캐나다 이민 시스템은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연방 이민장관의 교체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방정부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연차적으로 이민 수용 목표를 줄이는 이민 수준 계획 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그에 따라 올해는 39만 5천
명, 2026년은 38만 명, 2027년부터는 36만 5천
명으로 신규 영주권자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 조정은 임시 체류자 급증, 유학생 시스템의 불균형, 정착 인프라의 한계 등 여러 문제를 반영한
정책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이민 희망자들에게는 경쟁 심화와 문턱 상승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장관이 어떤 정책 방향을 보여줄지는 이민자와 정착 커뮤니티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디아브
장관이 과거 노바스코샤에서 보여준 정책 기조를 보면, 향후 캐나다 이민 정책은 보다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와 아랍어에 능통하며, 프랑스어권 지역 사회를 위한 장관직을 수행한 경력도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퀘벡 외 지역의 프랑스어 사용 이민자 확대 정책과 맞닿아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프랑스어
사용 이민자 비율을 2025년 7%, 2026년 8%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디아브 장관의 경험은 이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디아브 장관은 여성 및 소수 인종 이민자의 정착과 고용 기회 확대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인물입니다. 2022년에는
소수인종 이민여성 지원 파일럿(Racialized Newcomer Women Pilot) 프로그램의
예산 지원 발표에 직접 나서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마련에 앞장섰습니다. 이처럼 정착의 질과 형평성에 초점을 둔 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특히 가족 단위 이민자, 유학생, 취약 계층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법률가
출신이라는 점도 정책 운영에 있어 큰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정책과 제도를 설계할 때 법적 타당성과 절차적
정합성을 중시하는 그의 접근 방식은, 최근 시행 중인 유학생 수 제한,
PGWP 자격 축소, 배우자 오픈 워크퍼밋 제한 등 복잡한 정책들을 명확한 기준 하에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리나 메틀레지 디아브 장관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캐나다 이민의 방향을 이끌어갈지, 그리고 이민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한 장관 교체를 넘어, 캐나다 이민 정책이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그 흐름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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