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여기서 돈 쓰기 싫다” 美 주택 처분하는 캐나다인들

이은영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4-15 08:15

美 주택 외국인 매입 1위 캐나다
환율 비상에 정책 위험 더해져
손해 감수하며 ‘脫 미국’ 행렬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캐나다인들이 미국에서 주택을 팔고 떠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캐나다인은 미국 최대의 외국인 주택 구매자인데, 그간 누적된 경제적 요인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51번째 주’ 발언 등 정치적 요인이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WSJ은 13일(현지시각)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인용한 보도에서 캐나다인들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면서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지역에 수십년간 소유했던 주택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 사업가 필립 트뤼도는 플로리다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프랑스어로 말을 하자 다른 고객으로부터 “여기서 뭐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자신이 2018년부터 이곳에서 주택을 소유하며 지내고 있다고 설명하자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날 이후 111㎡(약 34평) 규모의 주택을 하루 만에 28만달러(약 4억원)에 처분했다며 “그냥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고 WSJ에 전했다.

WSJ에 따르면 몬트리올의 초등학교 교사 나탈리 맨쿠소도 플로리다주 폼파노 해변에 있는 휴가용 주택을 최근 저가에 매각했다. 그는 4만달러(약 5700만원)를 들여 주택을 리모델링했고 지난해 집값이 올랐지만, 그는 1만달러(1억4000만원)가량의 손해를 보면서 주택을 팔아넘겼다. 그는 “경제적 손해를 봤지만 좋은 거래였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에 100만달러(약 14억원) 규모의 두 번째 주택울 구매할 예정이었던 한 캐나다인도 “왜 이곳(미국)에 돈을 써야 하느냐”며 주택 구매 계획을 철회했다고 WSJ에 전했다.

캐나다인은 수십 년간 미국 내 외국인 주택 매입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2010~2013년 외국인 매입자 중 캐나다인 비중은 평균 23%, 2023년에도 13%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애리조나주의 경우 외국인 소유 주택의 90% 이상이 캐나다인 소유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인들은 WSJ에 “올해 들어 캐나다인 매물 등록이 예년의 2배로 증가했고, 신규 매수 희망자 수는 급감했다”며 “1분기 캐나다인 매물 등록은 작년 동기 대비 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인 매수는 40% 줄었다”고 말했다.

캐나다인들의 미국 주택 매도는 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최근 몇 달 동안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캐나다 달러는 2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캐나다인이 미국에 내는 주택 관련 수수료와 보험료, 각종 세금 등이 더 비싸졌다. 이런 상황에서 휴양지 주택 가격이 올라 미국 달러로 주택을 팔면 시세 차익에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개월 간 이어진 미국 주택 매도세엔 이런 경제 논리가 작용했지만, 최근 한두 달 간의 매도세는 정치적 우려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이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주택을 팔고 떠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을 강화하는 정책을 연일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부터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미국에 30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은 정부에 사전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등 여행 규제를 강화했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캐나다의 미국 합병을 주장하며 캐나다인의 반감을 사고 있다.

한편 캐나다도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 2023년부터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주거용 주택 매입을 금지했고, 주택이 공실로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거주 외국인을 겨냥한 공실세도 도입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거래량 예년 평균 이하지만, 회복 기운 감지
모기지 금리 인하에 매수심리 점차 살아나
올해 상반기 침체를 겪었던 광역 밴쿠버 주택 시장의 거래량이 여전히 예년 평균을 밑돌고 있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3일...
정부, 개발부담금 납부 기한 2년→4년 연장
건설사 자금 운용 숨통··· 공급 확대 기대
라비 칼론 BC 주택부 장관 / BC Government Flickr BC 정부가 주택난 해소를 위해 건설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 개편에 나선다.   라비 칼론 BC주 주택부 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 구매 위해 식비 줄이고 부업도 병행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 주택난 해결 어려워
캐나다의 주택 시장이 금리 하락과 매물 증가로 바이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BC주의 세입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식비를 줄이고 부업까지 병행하는...
10년간 연간 48만 채 필요··· 현재 속도로는 역부족
몬트리올 공급 격차 가장 커··· 밴쿠버는 상황 개선
캐나다 전역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주택의 건설 속도를 현재보다 거의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모기지 주택공사(CMHC)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에...
첫 주택 구매자, 월 240달러 절감 가능
연방정부가 추진 중인 신축 주택에 대한 GST(연방판매세) 면제 방안이 첫 주택 구매자의 월 모기지 상환액을 최대 240달러까지 줄여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데자르댕(Desjardins)...
메트로 밴쿠버 4개 도시, 렌트비 상위권 독점
“공급 증가·인구 둔화 등 요인이 영향 미친 듯”
노스밴쿠버가 3개월 연속 캐나다에서 1베드룸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로 조사됐다.렌털 전문 플랫폼 Rentals.ca와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 Urbanation이 10일 발표한 5월 임대 시장 보고서에...
5월에도 주택 거래 위축·가격 하락
조정 국면 속 회복 기대감 엿보여
BC주 로어 메인랜드 주택 시장이 거래 감소와 함께 가격 하락세를 보이며 냉각 국면에 접어들었다. 3일 광역밴쿠버부동산협회(GVR)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의 5월 주택 거래량은...
주택 공급 성적표··· 모든 주정부 ‘C+ 이하’
BC도 착공률 뚝··· 실효성 있는 대응 시급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연방과 주정부가 주택난 해소를 위해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보고서는 각...
콘도 미분양 유닛 넘쳐나··· 추가 하락 예고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메트로밴쿠버 콘도 시장의 냉각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빈집이 늘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노스 밴쿠버, 밴쿠버 제치고 가장 비싼 지역 1위
코퀴틀람·버나비도 순위에··· 토론토는 5위에 안착
메트로 밴쿠버 4개 도시가 캐나다 임대료 상위권을 휩쓸었다.렌탈 전문 플랫폼 Rentals.ca가 발표한 4월 전국 임대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밴쿠버(Vanvouver)를 제치고 노스 밴쿠버(Noth Vancouver)가...
주택 거래 둔화 속 매물 급증··· ‘매수 적기’
무역 불안에 관망세 지속··· 가격도 안정세
밴쿠버 지역 주택 거래가 올 들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4월에도 거래량이 전년 대비 24%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물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만6000건을...
정부 “효과 있어” vs 전문가 “글쎄”
이비 수상, ‘규제 완화 가능성’ 시사
BC주가 단기 임대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됐지만, 주거비 안정에 대한 실질적 효과를 두고는 여전히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임대 시장이 안정됐다고...
연말까지 미분양 콘도 재고 60% 급증 예상
정책 불확실성으로··· 개인 투자자 대거 이탈
메트로밴쿠버에 완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미분양 콘도 물량이 연말까지 최대 6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준금리 인하로 차입 비용이 다소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1월 전망 ‘8.6%↑’ → ‘보합’으로 급선회
CREA “관세 불확실성에 경기 타격까지”
올해 캐나다의 주택 거래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됐다. 15일 캐나다부동산협회(CREA)는 연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총 48만2673건의 주택이 거래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와 큰...
美 주택 외국인 매입 1위 캐나다
환율 비상에 정책 위험 더해져
손해 감수하며 ‘脫 미국’ 행렬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캐나다인들이 미국에서 주택을 팔고 떠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캐나다인은 미국 최대의 외국인 주택 구매자인데, 그간 누적된 경제적 요인에 더해...
전년 대비 기준 6개월 내리 하락
3월 평균 2119달러··· 전달비 1.5% 상승
캐나다 전국 평균 임대료가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렌탈 정보 플랫폼 ‘Rentals.ca’와 시장조사업체 ‘Urbanation’이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