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도 연일 트뤼도 때리기··· 캐나다인 69%가 반대
내달부터 인상될 예정인 탄소세에 대해 다수의 주 수상들과 연방 보수당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탄소세 인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연방정부는 오는 4월 1일을
시작으로 탄소세를 1톤당 65달러에서 80달러로 인상할 계획으로, 탄소세는 매년 15달러 인상돼 2030년에는 1톤당
170달러까지 오를 예정이다. BC는 퀘벡과 더불어 탄소세
제도를 자체적으로 실시 중이지만,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4월부터
탄소세가 인상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17센트, 경유는 리터당 21센트, 천연가스는
입방미터당 15센트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 수상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정부의 탄소세 인상은 국민들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온타리오의 더그 포드 수상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탄소세 인상 건에
대해 “연방정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정부가 국민들의 주머니에 돈을 채우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전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온타리오의 포드, 앨버타의 다니엘 스미스, 서스캐처원의 스콧 모 등 보수 성향의 주 수상들이 탄소세 인상에 대해 줄곧 반대 의견을 표출해 오고 있는 가운데, 연방 자유당과 같은 계열인 뉴펀들랜드 자유당 소속 앤드류 퓨리 수상도 12일
탄소세 인상 중단 요청 서한을 트뤼도 총리에게 보내며 반대 여론에 동참했다. NDP 소속의 데이비드
이비 수상과 왑 키뉴 매니토바 수상 등은 탄소세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주 수상들이 탄소세와 관련해 트뤼도와 대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연방정부가 대서양주에서 주로 사용되는 가정용 등유에 대한 탄소세 3년
일시 면제 혜택을 발표하자, 이비 수상을 비롯해 대서양주 제외 다른 주 수상들이 정부의 조치가 공평하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탄소세 폐지를 연방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연방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도 연일 트뤼도 때리기에 나서는
중이다. 그는 13일 뉴펀들랜드의 한 행사에 참석해 “탄소세는 캐나다인을 굶주리게 만든다”며 “지금 주정부들이 들고 일어서는데도, 트뤼도는 전혀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에브는 다음 주에 재개될 의회에서 탄소세 인상 중단
안이 표결에 부쳐지도록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 수상들과 보수당의 반발에도 트뤼도 총리는 탄소세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3일 캘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탄소세 인상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눈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하며, “내 역할은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와 다음 세대의 캐나다인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한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탄소세 인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69%가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 지난해 11월 열린
캐나다 주수상 컨퍼런스에 참석한 수상들 (Canada’s Premiers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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