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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소녀 엘레나의 손편지 “韓구호대, 감사해요”

김은중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8-04 08:15

8살 소녀, 베이스캠프 찾아와 감사 인사
구글 번역기 돌려가며 한글로 손편지
튀르키예에서도 현지인들 한글로 감사 표시
韓 구호대, 10차례 활동… 올해 특히 존재감

▲캐나다 퀘백주에 살고 있는 엘레나(가운데)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인 '대한민국 구호대' 베이스 캠프를 찾아 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우리들을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약 12만3000㎢의 산림이 소실된 캐나다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대장 권기환 외교부 본부대사)’의 퀘백주 베이스캠프에 지난달 푸른 눈의 소녀가 부모 손을 잡고 나타났다. 8~9살 정도 되는 이 소녀의 이름은 엘레나(Elena). 산불 피해가 집중된 르벨 슈흐 께비용(Lebel-sur-Quevillon) 지역에서 한달 가까이 구호 작전을 벌이던 우리 구호대에 고마움을 직접 전하고 싶다며 손편지를 들고 찾아온 것이다.

캐나다 퀘백주에 살고 있는 소녀 엘레나가 현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인 우리 구호대에 보낸 한글로 쓴 손편지. /외교부
캐나다 퀘백주에 살고 있는 소녀 엘레나가 현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인 우리 구호대에 보낸 한글로 쓴 손편지. /외교부

엘레나가 들고 온 편지에는 햄버거, 야쟈수 그림과 함께 또박 또박 쓴 한글로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을 우리를 위해 매우 열심히 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부모에게 꼭 “한글로 편지를 써야겠다”는 뜻을 전했는데 부족한 한국어 실력은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일부 받았다고 한다. “혹시나 틀린게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아무 의미가 아니다”라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호대 관계자는 “해충 같은 돌발 악재 속 대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엘레나 뿐만 아니라 상당수 현지 주민들이 베이스캠프까지 찾아와 직접 만든 음식·선물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구호대가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며 눈물을 훔치는 교민들도 있었다.

우리 구호대가 이처럼 ‘한글’로서 환대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8명의 생존자를 구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한 우리 구호대가 보름 간의 활동을 마치고 안타키아를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러자 현지 주민들은 구름처럼 우리 숙영지로 찾아와 한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툴지만 이들이 텐트 외벽에 한글로 적은 ‘형제의 나라’ ‘고마워 형’ 같은 문구가 터키 국민들 뿐 아니라 한국 네티즌들의 심금도 울렸다. 우리 대원들이 돌려준 응원 문구가 더 압권이었다. “당신은 곧 다시 행복해질 것이다. 힘내라 튀르키예!”

재난이 발생한 국가의 피해 감소, 인명구조, 의료구호, 조기복구 등을 지원하는 긴급구호대는 2007년 제정된 ‘해외긴급구호법’에 따라 출범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현장을 시작으로 지난 15년 동안 10여차례 구성돼 파견됐다. 특히 올해 튀르키예·캐나다 파견을 통해 존재감을 발휘하며 외교부 안팎에선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이란 얘기가 나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직접 우리 구호대에 ‘인도주의 활동 공로자 훈장’을 수여하며 사의를 표시했고,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지난 1일(현지 시각) 기내에 올라 우리 구호대를 깜짝 배웅하는 등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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