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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회사원의 주머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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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2-10-04 09:47

이인숙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잘하는
한 마리 말* 같다고
말이라는데 
곰이
두어 마리 스쳐 가고
급히 주머니 깊이
손을 넣어 만지작
확인한다
휴,
여전히 간직해 온
내 소중한
무지개색 
뿔.


( *work hor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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