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바이든의 마지막 인사는 “당신을 신뢰합니다”

김은중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5-22 12:39

‘브로맨스’ 과시한 사흘… 바이든 “진정한 유대 형성”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산 공군기지 방문을 끝으로 사흘 간의 방한(訪韓) 일정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일본으로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떠나기 직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정한 유대(genuine connection)를 형성했다” “행복한 방문(happy visit)이었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번이 정상회담 무대 첫 데뷔였던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사흘 내내 일정을 함께 소화하며 이른바 ‘브로맨스(bromance·남성들간의 진한 우정과 친밀감을 일컫는 말)’를 과시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작별인사 중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당신을 신뢰합니다(I trust you)”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 차량에 탑승한 뒤 두 정상이 서로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식으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 핵심 참모가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이 이륙하기 전 대통령실에 연락해 “(바이든 대통령이) 진정한 유대가 형성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백악관 참모들도 윤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impressed)”고 했다고 한다.

상원 외교위원장과 부통령을 8년간 지내며 현역 의원 시절 ‘외교의 달인’이라고도 불렸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이번이 사실상 첫 외교 무대 데뷔전이었다. 1942년생으로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1960년생으로 김치찌개를 즐기는 윤 대통령 간 ‘케미(chemistry)’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20일)을 시작으로 ▲한미정상회담 및 국립중앙방물관 환영 만찬(21일) ▲오산 미 공군기지 내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22일) 등 매일 바이든 대통령과 1개 이상의 일정을 함께하며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핵 문제 뿐만 아니라 ▲코로나 ▲기후변화 ▲반도체로 대표되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두 사람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짧은 시간 안에 유대 관계를 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21일 만찬 건배사에서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을 배려해 아일랜드 출신의 문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를 인용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소 굽이 없는 컴포트화를 즐겨 신는 윤 대통령이 회담 날 만큼은 결혼식 때 산 ‘웨딩 슈즈’로 갈아신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화제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질 바이든 여사 불참으로 공식 석상 등장이 무산된 김건희 여사에게 “아름답다”라고 하고, 김 여사가 기획한 2015년 마크 로스코전을 언급하며 성의를 표시했다. 김 여사 애착이 상당한 전시로 알려져있는데, 방한 답례 선물로 당시 전시 그림이 담긴 도록을 질 바이든 여사에게 선물하며 화답했다.

두 정상은 21일 정상회담에서도 자유민주주의 같은 굵직한 주제부터 반려견 등 일상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두루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반려견과 반려묘 7마리를 기르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도 백악관을 떠나 주말마다 찾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개와 고양이를 1마리씩 기른다. 회담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고,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출마를 결심한 얘기까지 오고 갔다고 한다. 3대3 회담에 배석했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흔히 말하는 케미가 잘 맞는 관계로, 다른 쪽으로 화제를 바꾸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했다. 두 정상은 이르면 다음달 유럽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재회할 가능성이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미쓰비시중공업 피해 5명과 체결 약정 근거로 판결금 요구 가능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돕는 시민 단체가 징용 피해자들과 ‘일본 기업들에서 어떤 형태로든 돈을 받을 경우, 20%는 단체에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11년 전에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해자 유족이 최근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해...
재외동포청 초대 청장에 심윤조(69)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재외동포청은 750만 재외동포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조직으로, 외교부 산하에 신설되는 첫 청(廳)급...
중국 어선을 쫓던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우리 해군의 경고 사격에 퇴각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 고속정이 중국 어선과 충돌해 일부 장병이 부상을 입고 군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쯤 북한...
임원 3080명 중 2655명, 前정부때 임명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공공기관 임원의 86%가 여전히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인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 임원 통계’ 자료를 보면, 이달 15일 기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영문(57) 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 사장이 채용 과정에서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전력 산업 분야 경험도 전무하다”는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2일 나타났다. 에너지 산업 문외한임을 스스로 밝히고도 에너지 공기업...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제74주년 제헌절을 맞아 “위대한 국민과 함께 헌법 정신을 지켜갈 것”이라고 했다.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린 '2022...
‘브로맨스’ 과시한 사흘… 바이든 “진정한 유대 형성”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추경호(62)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새 정부 장관 후보자 8명을 발표했다. 부동산 문제를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원희룡(58)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깜짝 발탁됐고, 윤 당선인이 폐지를 공약한 여성가족부...
野 단일화 적합 후보로 安 37.3%, 尹 35.5%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 /조선일보DB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 지지도가 ‘마의 15%’를 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병을 도맡던 22세 청년 강도영(가명)씨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아버지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한 사건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 사건은...
[김은중이 만난 사람] 파면 소송 승소한 한민호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정부를 상대로 한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한민호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이 1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 전 국장은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들을 국정의 파트너가 아닌...
(사진 왼쪽부터) 여당의 주요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조선일보DB더불어민주당이 대선주자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대선 경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