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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합병 8주년 행사, 푸틴 “우크라 침공 정당”

최아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3-19 11:50

우크라 맹공격 중 “러시아는 하나” 공무원 강제 동원 의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 러시아가 단결됐다며 치켜세웠다.

18일(현지 시각) 하얀 터틀넥에 짙은 색 패딩을 입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 나타났다. 한 가운데 설치된 무대에는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해’,’우리 대통령을 위해’ 같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러시아 국영방송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러시아 국영방송

푸틴은 마이크를 잡고 5분 여간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해 “모든 계획을 분명히 완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동부)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시민에 대한)학살이 이뤄지고 있다. 이 학살을 멈추는 게 이번 특별 군사 작전의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러시아군을 반기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되풀이했다.

크림 반도 합병에 대해선 “크림반도를 치욕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이번 침공을 두고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를 협박하고 있어 이 작전이 필요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애국심을 강조 했다. 푸틴은 “러시아 역사에서 우리가 이토록 단합된 적은 없다”며 “우리 소년들이 이 전쟁에 나가 싸움을 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그리고 형제처럼 전장의 총알을 서로의 몸으로 막아주면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석자들이 몰려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러시아 국영방송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기념식에 참석자들이 몰려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러시아 국영방송

푸틴의 ‘단합’ 주장은 그간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다. 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반전 시위를 하다 체포 됐고, 나라를 떠나는 국민도 늘었다. 세계 무대에서 고립되는 와중에 단결력을 강조한 것이다.

CNN은 이번 연설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고 분석했다. 서방이 러시아군 병력 손실이 수천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고, 군사들 사기가 떨어지면서 새로 군을 모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16일 나토 고위 관계자는 CNN 등을 포함한 취재진에 “러시아가 군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해서 지면서 어려운 상황이라, 시리아 용병이나 러시아 사설 용병처럼 비정규군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연설이 끝날 무렵 방송이 갑자기 끊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화면에선 이날 아침 녹화된 국가가 흘러 나왔다. 그 뒤 푸틴 연설 장면은 처음부터 무대 퇴장까지 재방송 됐다. 러시아 당국은 기술 문제라고 밝혔으나, 이날 행사가 녹화본인지 생방송인지는 공개하길 거부 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사람이 20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날 관중석을 가득 매운 시민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국기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상징인 ‘Z’를 적어 넣었다. bbc는 이 경기장 수용인원이 8만1000명에 불과하다면서도, 거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관중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친정부 행사 때마다 공무원 등을 동원해왔다.

CNN은 모스크바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받은 초대장을 입수했는 데, 참석자는 러시아 국기를 가져와야 하고 복장에 ‘Z’ 마크가 있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초대장을 받은 예카테리나(26)는 “학교에서 참석하라 강요했지만, 나는 도덕적 신념에 반하는 일이라 거부했다. 다른 학교에서 일하는 동료는 거부했다가 해고 당했다”고 CNN에 밝혔다.

경기장 밖에 모인 관중들을 인터뷰한 bbc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공공기관에서 일한다며 참석을 강요 받았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지하철공사’에서 온 한 사람은 bbc에 “잠깐만 있다 갈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학생은 bbc에 “이 기념식에 가면 이날 학교를 안가도 된다고 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행사인지 몰랐다고 했다. bbc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인터뷰를 하거나 방송화면에 나오는 걸 꺼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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