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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다영만 하는 배구, 엄마는 코치” 피해 학부모도 폭로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2-14 12:04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자매./스포츠조선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자매./스포츠조선


여자배구 이재영·이다영(25·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에 대한 증언이 학부모에게서도 터져나왔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초·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 지난 10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며 자필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흘 만에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 주장이 나왔고, 이번엔 학부모까지 폭로에 나섰다. 또한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 소속 송명근(28)과 심경섭(30)도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나 올 시즌 출전을 포기하는 등 한국 프로배구계에서 학교폭력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칼로 큰일 벌어졌는데 몰라… 배구협회·대한체육회는 방관자”

자신을 배구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A씨는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이다영의 학교폭력) 뉴스를 접하고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며 부모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고 적었다. A씨는 자신이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피해자 부모라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 2011년 춘계전국 남녀 중‧고 배구연맹전에 출전한 전주 근영중 선수 명단이 담긴 책자 사진을 첨부했다.

A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켰다”며 “외부 관계자, 타학교 학부모들이 ‘근영중은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라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고 했다.

또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는 이재영‧다영 선수의 모친인 김경희씨가 딸에게 “언니한테 공 올려라”라고 코치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그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고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세터였다. A씨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그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또한 A씨는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는 학부모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후에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앞서 피해자 4명은 지난 10일 “(이재영·다영에게) 욕설을 듣고 이들이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A씨는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는 지금 방관자 아니냐”며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부디 앞으로 자라나는 건강한 스포츠 꿈나무들을 위해 이재영‧다영에게 엄벌과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라고 밝힌 A씨가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네이트판




◇ 자필 사과문 올렸지만 학교폭력 추가 폭로 잇따라

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들은 지난 10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학폭 피해 사례 20여 건을 나열했다.

이들은 가해자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흉기로 협박당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썼는데 불을 끈 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다”며 “피곤했던 피해자는 좋은 어투로 여러 번 거절했으나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본인들의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했다”며 “툭하면 돈 걷고 배 꼬집고 입 때렸다.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걷은 돈으로 휴게소에서 자기들만 음식을 사 먹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흥국생명은 지난 10일 입장문과 함께 두 선수의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영은 자필사과문에서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썼다. 이다영도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피해자들이 양해해준다면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과문이 올라온 지 사흘 만인 13일 또다른 추가폭로가 나왔다. 네티즌 B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을 만나게 됐는데, 그때부터가 불행의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데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 마련이고, 틈만 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했다.

그는 “(이재영·다영이) 기숙사 안에서 자신들 멋대로 할 수 없을 때에는 자기 부모에게 말했다”며 “그 둘이 잘못했을 때도 부모님께 말을 해 단체로 혼나는 일이 잦았다”고 했다.

B씨는 그러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폭력 때문에 배구선수의 꿈을 접었다고 했다. 그는 “결국 더 이상 같이 생활을 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을 가게됐다”며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를 서포트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 송명근·심경섭 사과, 피해자는 거부… “남은 경기 출전 않겠다”

13일엔 인터넷커뮤니티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글까지 올라와 학교폭력 파문은 남자배구계로 확산했다.

이 글을 올린 C씨는 고1 때 학교 선배에게 폭행 당해 고환 봉합 수술을 받았으며, 중학교 때도 심한 폭력을 행사하는 선배가 있었다고 썼다. C씨는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10년이 지난 일이라고 저도 잊고 살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용기 내는 피해자들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내본다”며 가해자들이 급소를 가격해 학창 시절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송명근(오른쪽)과 심경섭./한국배구연맹

송명근(오른쪽)과 심경섭./한국배구연맹

그는 “배구선수가 되고 싶어 아무런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간 것을 후회한다”며 “부디 그때의 악행을 기억하고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저녁 OK금융그룹 배구단은 사과문을 통해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학교폭력과 관련돼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명근 선수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피해자와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하였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심경섭 선수 또한 중학교 재학 시절 피해자에게 폭언, 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며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고 했다.

하지만 C씨는 수술 후에도 가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놀림 받았고, 수술비는 학교에서 지원됐으며 가해자 부모에게 보험금으로 통원치료비 15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송명근은 14일 인스타그램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소셜미디어에 “아무리 철없던 시절이었다 해도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이 들어 아빠가 되고 많은 후배들이 생기다 보니 그때 행동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반성 또 반성한다”고 썼다.

OK금융그룹은 이날 밤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학교폭력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송명근, 심경섭이 자숙하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을 전달했다. 구단도 심사숙고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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