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윤정희 방치” 청원 뒤엔 ···백건우·윤씨측 ‘후견인 다툼' 있었다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2-07 10:52

윤정희씨 대신할 후견인 놓고 프랑스서 법정 싸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배우 윤정희(77)씨가 프랑스에서 방치된 채 생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윤씨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씨와 윤씨 형제자매 간 갈등이 작용했다. 치매라는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해진 윤씨를 대신해 법률행위를 할 성년 후견인을 누구로 지명할 것인지를 놓고 양측은 이미 프랑스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 법정 다툼이 윤씨 형제자매 쪽의 패배로 결판나자 2라운드로 여론전에 돌입한 것이다.

2007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시회를 찾은 백건우(왼쪽)·윤정희 부부가 클로드 모네의 ‘빨간 스카프를 두른 모네 부인의 초상’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조선DB
2007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전시회를 찾은 백건우(왼쪽)·윤정희 부부가 클로드 모네의 ‘빨간 스카프를 두른 모네 부인의 초상’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조선DB

지난 5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윤정희 방치설’을 게재한 사람은 윤정희씨의 형제자매 측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지금 윤씨는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고 했다.

또 “백건우는 지난 2019년 4월 말, 갑자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자고 있던 윤정희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거나 “윤정희는 현재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 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 끌려가서는 대퇴부 골절로 입원도 하고 얼굴은 20년도 더 늙어 보였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백씨 소속사 빈체로는 7일 반박문을 내고 “해당 내용은 거짓이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백씨 측은 그러면서 2019년 5월 윤씨가 파리로 간 뒤 윤씨 형제자매 측과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관해 법정 분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로 형제자매 측이 최종 패소했다는 말도 전했다.

이 사안과 관련한 언론 보도와 인터뷰, 청원글 등을 종합하면 양측 갈등은 2019년 1월 윤정희씨 모친이 사망하면서 본격화됐다. 프랑스에 머무르던 윤씨는 모친상을 치르기 위해 잠시 귀국한 이후 당뇨,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해 병원을 통·입원 했다고 한다. 그러다 그 해 4월 말 남편 백씨가 딸과 함께 나타나 윤씨를 데리고 프랑스로 떠났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이에 반발한 윤씨 형제자매는 백씨를 상대로 프랑스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백씨가 아내 윤씨의 치매 발병 사실을 국내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 즈음이다. 당시 백씨는 “증상을 보인 건 4~5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라고 명확히 들은 건 3년쯤 됐다”고 말했다. 소송은 2020년 11월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백씨 측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프랑스 법원 결정문을 보면 파리고등법원은 이 소송과 관련해 “윤정희의 배우자 및 딸, 한국 가족과 관련해 성년후견인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윤정희의 한국 가족은 윤정희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고, 금전적인 횡령이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류를 살펴본 결과 배우자와 딸이 애정을 보이지 않고 금전적 횡령이 의심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백씨와 딸의 후견인 지위 유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이어 “윤정희는 배우자 및 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안전하고 친숙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매우 안락한 조건을 누리고 있다”고도 판시했다. 또 거주지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관해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면 심리적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정희 형제, 자매들은 계속 통화를 하거나 방문을 하면서 배우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영화 촬영 등에 대해 얘기하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윤정희의 심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결국 소송전에서 후견권 획득에 실패한 윤씨의 형제자매가 여론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백씨 측은 7일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청원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프랑스 소송에서 패소한 윤씨 여동생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통화가 어렵다”고 답했다.

김명진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13일 LH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농장 컨테이너. 주변에 농사를 지은 듯한 농기구, 퇴비 등이 널려있다. /남지현 기자13일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50대 외할머니(친모)·20대 친딸, 비슷한 시기 임신·출산 친모, 딸 몸조리하러 친정 온 사이 ‘아이 바꿔치기’
경북 구미 빈집에서 미라로 발견된 2세 여아에 대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친모로 확인된 50대가 20대 딸의 임신 사실을 출산이 임박해서야 알게되자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녀는 비슷한 시기에 임신하고 출산을 했는데 50대 외할머니가...
/KBS“이번 일과 전혀 관계없지?”(백순길 당시 LG 트윈스 단장)“네. 관계없습니다.”(박현준 당시 LG 트윈스 투수)“그래 열심히 하자.”(백 단장)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등 부산 메가시티 구상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TV조선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의 값어치를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개입’...
북한의 천안함(PCC-722) 폭침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53·해사 45기) 해군 중령이 28일 30년의 군 생활을 마감한다. 그는 10년을 가짜 뉴스, 음모론과 싸웠고 정부의 외면 속에서 고독한 시간을...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文정부, 고위직·전문직 출신 홀대… 안보전략硏 채용 0명
북한에서 고위직·전문직을 지낸 탈북민들이 정부의 무관심 속에 자리를 못 잡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정부는 엘리트 탈북민이 북한에서의 경력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서울대병원에서 발인을 마친 후 대학로, 종로를 거쳐...
서울 양천성당 이날치 패러디, 1개월만에 조회 수 37만 기록 “언택트 시대 신자들과 소통법”
“양(羊) 내려온다, 양~~이 내려온다.”로만 칼라와 검정색 긴 수단(사제의 예복)을 입은 사제와 신학생, 수녀들이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음악에 맞춰 흔들흔들 춤춘다. 배경 무대는 서울 목동 양천성당(신희준 주임 신부). 올해 초 유튜브에 올린 이 동영상은...
현직 프로배구 선수들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가운데, 여자배구 선수에게 과거 괴롭힘과 폭력을 당했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14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프로여자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금...
장애 아동을 포함해 원생 10여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 서구의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2명이 모두 구속됐다.인천지법 이원중 영장전담 판사는 15일 아동학대 범죄의...
지난 10일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는 수 개월간 방치된 까닭에 시신이 크게 부패해 일부는 미라 상태로 변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20대 초반의 친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을 버리고 떠난 이유에 대해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자매./스포츠조선여자배구 이재영·이다영(25·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에 대한 증언이 학부모에게서도 터져나왔다.앞서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역 인근 한식당 '진달래' 윤남순 사장이 제육볶음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고운호 기자주말인 지난 7일 낮 12시, 서울 중구 회현동의 밥집 골목은 한산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금강산 관광 사업 중단으로 1083억 빚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별한 대출 제도가 있다. 바로 ‘남북협력기금 대출’이다.통일부가 남북간 상호교류와 경제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리 사업자의 북한 투자 자금을 대출해주는...
윤정희씨 대신할 후견인 놓고 프랑스서 법정 싸움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배우 윤정희(77)씨가 프랑스에서 방치된 채 생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윤씨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씨와 윤씨 형제자매 간 갈등이 작용했다....
[사건 블랙박스] “살아서도 뜨거웠을 텐데, 죽어서 또 불 속으로... 아빠, 어떡해.”지난 2일 오후 1시30분 전북 전주 승화원에서 A씨의 유족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김정엽...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6일 평택 미군기지 앞에서 미군 철수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몸싸움 하고 있다. /페이스북좌파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6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웰다잉' 준비하는 사람들] [上]
“밤이나 낮이나 깜깜한 세상에 살게 되니 기가 턱 막혀 대성통곡했지요. 그런데 이제 뒤돌아보니 시각장애인이 된 게 ‘인생 절정기’의 시작이었더라고요.”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노정태의 시사哲-아무튼, 주말] 하이데거와 김국환의 ‘타타타’
일러스트=안병현“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 없지.”온 국민이 다 아는 그 노래, ‘타타타’의 첫 소절이다. 양인자 작사, 김희갑...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