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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1-01-04 08:37


/  ()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회원


어서 오십시오

나목 사이로 솟아오르는 새날이여

  

고난의 장벽을 뛰어넘어

곳간에

금빛 햇살이 넘실거리게 하소서

  

북방 거센 바람으로

나이테 늘어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의 티끌을 키질하소서

  

웃음을 잃은 이에게 소망 박을 타게 하시고

사랑을 잃은 이의 눈물을 거두어

다시 사랑할 있는 용기를 주소서  

 

겸손의 신발을 신고 배려를 지팡이 삼아

무장무장 섬김의 길을 가게 하시고

모습 이대로 감사하며 

날마다 행복의 샘물을 나누게 하소서 

 

어서 오십시오

나목에 파릇한 옷을 지어줄 새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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