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이덕훈 기자
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이덕훈 기자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민노총이 민중집회를 강행했다. 민노총은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전국노동자대회·전국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에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집결할 수 없어 거점별로 99명씩 나눠 ‘분산 집회’를 벌인 것이다.

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차량 시위 행렬이 경적을 울리며 행사장 앞을 지나고 있다./이덕훈 기자
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차량 시위 행렬이 경적을 울리며 행사장 앞을 지나고 있다./이덕훈 기자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교차로에서 IFC몰 방향으로 약 150m 구간에 대형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됐고, 간이 좌석 200여개 이상이 놓였다. 집회 참가자 50~60여명가량이 자리에 착석해 피켓을 들었다.

마스크와 투명 플라스틱 페이스 쉴드를 이중으로 쓴 집회 참가자들은 성인 보폭 한 걸음 정도 되는 거리를 두고 의자에 띄엄띄엄 앉았다. 경찰과 경찰 펜스가 이들을 둘러쌌다. 집회 참가자들은 펜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열 검사를 받고, 참가 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받았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참가자들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집회 참가자들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리에 착석한 집회 참가자들은 비교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키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펜스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는 대신 여의도공원 방향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회를 지켜봤다. 아예 미리 준비해 온 돗자리를 펴고 앉아 4명이 함께 붙어 앉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

깃발과 플래카드를 들거나, 빨간 조끼를 입은 이들 40~50여명은 사회자가 “투쟁”을 선창하면 따라 “투쟁”을 외쳤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사실상 집회 참가자였다.

14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마련된 좌석에 앉지 않고 펜스 바깥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회를 이어나갔다. /황지윤 기자
14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마련된 좌석에 앉지 않고 펜스 바깥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회를 이어나갔다. /황지윤 기자

펜스 안쪽 간이 의자에 앉은 참가자와 바깥쪽에 자리 잡은 이들을 합치면 집회 참가자는 100명을 넘기는 듯 보였지만,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이날 집회 현장에 동원된 영등포경찰서 측은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참석자 인원을 준수해달라”거나 “감염병예방법과 집시법 위반이 우려될 경우 해산명령을 내리겠다”는 방송을 한두 차례 할 뿐이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사회자와 행사 관계자들은 수시로 “거리 두고 앉아달라”고 했고 “대회를 마친 이후에 삼삼오오 식사를 하시지 않도록 협조 부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의 비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날 민노총 한상진 대변인은 “10만명이 모인다는 말에 언론이 주시하고 있다. 경찰이 무장까지 하고 왔다”며 “민주노총이 이상하게 몰린다”고 했다. 이어 “한편으론 감사하다"면서 “저희가 포스터를 붙이고 조직해도 언론에선 안 실어줬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전국노동자대회 민주노총 조직실장 역할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코로나 방역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집회장을 통제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14일 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민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민노총 등은 현행 집회 기준에 따라 99인 이하로 쪼개기 집회를 여의도 및 도심 일대에서 진행했다. 코로나 방역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집회장을 통제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오후 4시부터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주변 5개구역에서 99명이 집결한 집회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의 경우, 경찰은 집회 장소에 99명이 찼다는 이유로 일반 시민의 통행을 제지하기도 했다.

전국노동자대회와 전국민중대회 등 서울 곳곳에서 집회가 열린 14일 오후 국회 앞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차벽이 둘러쳐져 있다./연합뉴스
전국노동자대회와 전국민중대회 등 서울 곳곳에서 집회가 열린 14일 오후 국회 앞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차벽이 둘러쳐져 있다./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 경찰 차벽을 설치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민중대회 집회와 관련해 국회 주변 집회금지 구역에 차벽을 설치하고 불법집회에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