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오후 6시 45분(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합법적인 투표로 계산하면 내가 이긴다”며 “그러나 뒤늦게 도착한 표를 불법적으로 계산하면, 그들이 우리로부터 선거를 훔쳐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선거 훔치지 않는 한 이길 것”이라고도 했다.

우편투표는 불법이며, 자신이 패배할 경우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선거 여론조사는 역사에 길이 남을만큼 엉터리였다”며 “이번 선거에서 블루 웨이브(민주당 지지 물결)은 없었고, 커다란 레드 웨이브(공화당 지지 물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은 이제 국민의 당이고 포용의 당이다. 엉터리 여론조사들은 우리 유권자들이 집에 머물게끔 하도록 고안됐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기록적인 숫자를 기록했던 우편 투표를 “부패한 제도”로 부르면서 “그것이 사람들을 부패하게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는 개표과정에서도 민주당 측이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핵심 경합지역의 선거 조직은 민주당에 의해 운영이 됐으며 그들은 선거 참관인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 우리(공화당 참관인)는 최소 100피트 떨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지역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이번 선거를 훔치고 부패시키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타락한 곳으로 민주당이 운영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와 필라델피아”라고 했다. 이어 “(이곳에서) 그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며 “필라델피아에서는 공화당 쪽 참관인들의 접근이 가로막혀 저 멀리서 쌍안경을 쓰고 선거 상황을 감독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라델피아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이며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는 개표 후반부로 갈수록 앞서나가던 트럼프를 바이든이 맹추격해 표차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양상이다. 디트로이트 역시 민주당 지지가 높은 곳인데, 이곳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선거인단 16명을 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선거가 온전할 수 있도록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 유권자들이 침묵하도록 두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선거를 종국에는 대법원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곧 문제가 명확해지길 바라지만, 아마 법적 절차를 거쳐야만 될 것 같다”며 “우리는 많은 소송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증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결국 대법원에서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과 기성 언론을 적으로 돌리는 기존 발언도 되풀이 했다. 그는 “민주당의 수많은 선거방해와 거대자본, 거대미디어, 거대 기업들에 맞서서 나는 플로리다, 인디애나, 오하이오에서 크게 이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정지섭 기자